우체통 속 아뜰리에, 첫 번째 에피소드.
주제 : 당신이 섬세하게 느끼는 삶의 부분
제가 첫 주제를 던질 사람이라 영광입니다. 굽신굽신.
우리의 첫출발을 위해 제일 적절한 주제가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예술을 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여주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바로 정한 제목이 '당신이 섬세하게 느끼는 삶의 부분'입니다. 각자가 바라보는 삶(생활)에서 예술이라고 느끼는 것, 특히 압도적으로 느끼는 것들에 관해 이야기를 해볼까 해요. 자신의 분야나 혹은 자신이 생각하는 예술에 대한 시각을 이야기해본다면 자신이 평소에 느끼던 흥미로운 것에 대해서도 더 알아가 보거나, 더 구체화한다거나... 그러지 않을까요? 사람들에게 "우린 세상을 볼 때 이런 것들이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나는 이런 삶을 살아요."라는 것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은성
#커뮤니케이션디자인, #만수무강, #지구경비원
지하철 문 옆에 기대면 들리는 사람들의 대화, 카페에 들어가면 있는 책의 제목, 식사를 하는 도중 옆 테이블에 앉아있는 아기와의 눈 맞춤. 그저 스쳐 지나가면 모르는 것들에 귀를 기울인다. 내가 먼저 꺼낸 것이 아닌 은연중에 나오는 말과 행동, 사물들. 스쳐 지나가다 만나는 재미난 형태들을 좋아한다. 좀 있으면 다가올 아침에 어떠한 일이 다가올지 모르는 삶 속에 만나는 스쳐 가는 것들이 주는 이야기가 꽤나 많다. 왠지 모르겠지만 그것들에 대해서 답장해 주고 싶다. 신호를 기다리며 나누는 그들의 대화에 나는 어떠한 생각을 하는지, 오토바이 타고 가는 할머니의 행방은 어디로 갈지, 지나가는 식당 간판은 대체 왜 저 이름인지 그런 것들에 대해서 생각하다 보면 그 흐름들에 빠져 재미난 상상들을 펼쳐 알 수 없는 미리 보기들에 대해 생각을 한다.
내가 왜 이렇게 되었을까 생각해 보니 아마 삶이 너무나 재미나서 그런 게 아닐까. 분명 몇 년 전 나는 세상에 대해 불만이 오만가지이며 모든 것의 잘못된 원인은 세상이었다. 이러한 세상에 내가 왜 태어났을까 원망이 가득했고 환생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면 다시는 인간으로 삶을 영위하고 싶지 않았다. 죽음에 다다르면 삶이 컴퓨터 플러그를 뽑으면 모든 것이 끝나듯 그렇게 삶이 끝나길 바랐다. 그렇지만 요즘에 나는 다르다. 이렇게 미치고 험난하고 매일 뉴스에는 끊임없는 사건 사고들이 가득하고 유토피아적인 삶은 언제 올지 가망 없는 세상이다. 그렇지만 나는 언젠가는 사랑과 평화가 가득할 것이라는 약간의 멍청한 희망을 꿈꾸며 살고 있다. 모든 것에 예민한 시선으로 보던 내가 무언가를 조금 더 사랑해보려고 하니 예민함보다는 섬세한 눈으로 바라보며 살려고 하고 있다. 아, 그러니 나는 사랑이 좋아서 사랑을 타령해서 모든 것을 사랑하고 싶다는 말도 안 되는 꿈을 꾸고 사느라 스쳐 가는 모든 것들을 다 내 마음에 담고 싶은가 보다.
크나큰 것에 마음이 요동치지 않는다. 사소한 행동과 사소한 배려는 나를 울고 웃게 만든다. 아주 미세한 것들이 요동치게 만든다. 가끔은 이런 내가 너무 싫다. 사소한 것들에 대해서 마음이 울렁거릴 때 내가 너무나 작은 나무 같아서. 아니 모종 같은 나여서 너무 싫고 스쳐 지나가는 말과 그저 무심했던 행동에 슬퍼하는 내 마음들이 참 바보 같다. 단순하게 살고 싶지만 단순해지지 못하고 모태 복잡인으로서 삶이 매우 기구하지만 또한 그만큼 사소하고 작은 것들은 내게 큰 힘을 주기에. 놓치고 싶지만 무신경해지고 싶지만 사소한 그러한 것들을 더욱 품고 싶다.
‘사랑은 보이지 않는 곳에 흔적을 남기지. 사랑은 아주 작은 것에서 티 나게 돼 있지.’라는 가사가 있다. 난 자세히 보지 않으면 안 보이는 흔적들을 사랑하고 아주 작은 것에서 사랑을 느끼고 이러한 것들을 찾는 사람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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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명의 예술가가 전하는
그들만의 세상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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