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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wesome Mar 14. 2021

[아빠도 처음이야] 유튜브의 달콤함

3~4월은 스포츠의 계절이다. 겨울 종목인 농구와 배구는 플레이오프가 치러지고, 프로축구와 프로야구는 겨울잠에서 깨어나기 때문이다. 스포츠 채널 돌려보는 재미가 쏠쏠한 시기다.


 최근 여자농구 챔피언결정전과 K리그 경기가 동시간대에 열렸다. 스마트폰으로 시청 도중 더 큰 화면으로 옮겨야겠어서 TV를 틀었다. 물론, 아들은 거실에서 기어 다니고 있었다. 여기저기 두리번두리번하던 아들의 시선이 TV에 꽂혔다. 특히 스포츠 경기 특성상 굉장히 움직임이 활발하다. 그래서인지 아들에겐 '신세계'가 펼쳐진 셈이다. 안 되겠다 싶어서 그냥 TV를 껐다. 아이에겐 엄청난 자극물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TV만의 문제가 아니다. 사실 스마트폰 시대에 유튜브 콘텐츠는 우는 아이 달래는 데 최고의 육아도우미다. 아들이 떼를 쓰면 분유를 쥐어주어 해결했던 시절이 있었는데 클수록 이 작전이 통하지 않게 됐다. 가령 분유를 먹은 지 한 시간 정도밖에 안됐는데 또 칭얼대면 다른 방법을 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럴 때 자주 통용되는 방법이 유튜브다. 아이에게 영상물을 보여주면 안 된다는 사실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지만 그래도 급할 땐 한 번씩 쓸 수밖에 없었다. 특히 뽀로로 영상은 거의 신적 존재다. 소란을 피우던 아이를 한 번에 잠재우기 때문이다.

 

 치트키처럼 이 방법을 썼지만 빈도수가 늘어나던 찰나에 한 육아도서를 접했다. 순간의 달콤함 때문에 아이 달래는데 영상물을 썼다가 나중에 더 다루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화면은 끄고 소리만 들려주는 방식을 써보고 있다. 100% 달래는 건 안되지만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단 나아 보인다. 언젠가는 보여줘야 할 날이 오겠지만 260일 된 아직은 좀 이르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아빠가 나온 방송 영상은 보여준다. 이 출연이 언제까지일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아빠가 TV 틀면 나오는 사람이라는 걸 인식시켜주고 싶은 마음에서다. 물론 아들은 뽀로로 볼 때처럼 엄청 집중하진 않는다. 별로 재미없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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