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로 연기를 하는 이유

by 최스물

취미로 연기를 하는 사람들은 저마다 이유가 있지만 대부분 다음과 같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유형1. 자기계발형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들 앞에 서는 것을 두려워한다. 장기자랑, 발표 또는 면접 같은 상황들에 놓이면 긴장하게 된다. 그런 두려움을 극복하고자 연기를 시작하는 사람이 있다. 남들 앞에서는 공포를 극복하고 자신감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또는 발성연습을 통해 발표력을 개선하기 위해서, 또는 영업을 위해 감정 표현 능력 강화를 위해서 연기를 시작한다.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연기를 하는 것은 분명히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수십 명 앞에서 연기를 하다보면 회사에서 하는 발표나 면접 정도로는 별거 아니게 된다. 연기에서 긴장감은 실제 상황에서 더 차분하고 여유롭게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준다.


연기에서는 자신의 목소리를 크게 내고, 명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발성 연습은 발표나 면접, 대화 상황에서도 큰 도움이 된다. 특히, 자신의 목소리가 작아 전달력이 약하다는 피드백을 자주 받는 사람들에게 효과적이다. 또 대사를 정확하게 전하려는 연습을 하다보면 일상생활에도 남들 귀에 쏙쏙 박히게 이야기할 수 있다.


물론 연기를 시작한다고 해서 두려움이 즉시 사라지지는 않는다. 처음에는 대사를 외우고 무대에 선다는 생각만으로도 심장이 뛰고 손에 땀이 날 수 있다. 하지만 반복적인 연습과 경험을 통해 조금씩 자신감이 쌓이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연기의 가장 큰 장점은 실패해도 괜찮다는 것이다. 연기라는 활동 자체가 실수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그것을 통해 배우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유형2. 취미탐구형


연기를 시작하는 이유는 각양각색이지만, 많은 이들에게 연기는 그 자체로 즐거운 놀이이자 창의적인 탐구의 장이다. 취미탐구형은 결과보다는 과정을 즐기는 사람들로, 연기를 통해 특별한 경험을 쌓고 새로운 세상을 접해보고자 하는 이들이 여기에 속한다.


이들은 연기를 통해 삶에 활력을 더하고 일상에서 느끼기 어려운 다양한 감정을 체험한다. 특히 영화나 드라마 속 장면을 따라 해보거나, 연극 동호회에서 연기를 해보면서 “내가 이런 역할을 할 수도 있구나” 하는 뿌듯함과 재미를 느낀다. 취미 탐구형은 연기 자체가 하나의 게임이자 모험처럼 느껴지기 때문에, 연기가 일상에 색다른 에너지를 불어넣어 준다.


취미탐구형에게 연기는 단순히 재미있는 활동 그 이상이다. 무대 위에서 새로운 캐릭터로 변신하는 순간, 평소의 자신을 벗어나 새로운 인격으로 살아볼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된다. 직장에서의 역할이나 가정에서의 책임에서 벗어나, 순수히 "연기하는 나"로서의 시간을 보내는 것이 이들에게는 큰 힐링으로 작용한다.

특히, 연극 동호회나 워크숍에서 만나게 되는 다양한 사람들과의 교류는 또 다른 즐거움이다. 서로의 연기를 보며 배우고, 함께 웃고 감동하는 과정 속에서 공동의 성취감과 친밀감이 쌓인다. 이들은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긴장감과 설렘, 그리고 공연 후의 뿌듯함을 통해 연기의 매력을 한층 더 깊이 느끼게 된다.



유형3. 전문가지향형


시작은 취미였지만 그 끝은 취미가 아니고자 하는 유형이다. 단순히 몇 사람 앞에서 연기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오디션에 합격해서 스크린이나 안방에 자신을 보이고자 하거나, 수많은 관객 앞에서 몇 차례고 연기를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다. 쉽게 말해 프로로 데뷔하려고 하는 것이다. 이들은 동호회 수준을 넘어 전문적으로 연기를 익히기 위해 학원이나 학교로 향한다. 어쩌면 이들에게는 연기의 즐거움보다는 어려움과 고난이 더 많이 닥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도 이 유형의 사람들이 선택한 것이다.


잘 다니던 회사나 학교를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연기자의 길에 들어서는 것은 큰 용기가 필요하다. 나이가 많거나 부양가족이 있다거나 여러가지 제약이 많음에도 그 것들을 극복하고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것에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이제 이 유형의 사람들에게는 반복된 일상이 눈 앞에 놓이게 된다. 생계를 위해서 각종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고 다양한 역할을 맡기 위해 여러 가지 특기를 개발해야 한다. 예를 들면 승마나 악기 또는 각종 무술 등이 있다. 또 언제 있을지 모르는 오디션을 위해 매일 연기 연습도 빼놓을 수 없다. 앞서 나온 유형이나 앞으로 나올 유형들 중에서 가장 연기가 재미없게 느껴질 수 있다. 남들 앞에 설 수 있는 기회는 더 적을지 모른다. 하지만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삼을 수 있다는 것. 더 많은 사람에게 내 연기를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은 그 고난을 극복하고도 남을 만한 큰 즐거움이다.



유형4 심리치료형


‘연극치료사’라는 직업이 있다. 연극 활동을 통해 내담자의 심리적, 정서적인 문제를 치유하고 성장하도록 돕는 사람이다. 나는 연극치료사가 아니라 정확하게는 잘 모르겠지만 분명 연기가 심리적인 도움이 되는 것만은 확실하게 느끼고 있다. 연기를 하면서 평소에 발산할 수 없었던 다양한 감정을 발산할 수 있었다.


또 내 감정을 단순히 ‘다운되었다’거나 ‘우울하다’와 같은 포괄적인 감정이 아닌 ‘무기력하다’, ‘공허하다’, ‘의기소침하다’ 같은 좀 더 세분화된 감정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자세하게 파악했다는 것은 자세하게 헤쳐나갈 수 있다는 뜻이다.


나는 무기력함에는 휴식을 취함으로써, 공허함에는 작은 도전을 성공하여 성취감을 느낌으로써 우울하고 부정적인 감정들을 극복했다.


물론 이 방법이 전문적인 연극치료 방법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분명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현재 심리적으로 힘든 상태라면 연기를 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연기를 하는 이유와 방식은 이처럼 사람마다 제각각이지만 어떤 이유와 방법이든 연기는 분명히 삶을 더욱 풍요롭고 윤택하게 만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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