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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기시선 Dec 24. 2020

나의 주식투자 연대기 #2

차트투자


나름 적지 않은 기간 동안 투자를 해오면서 나의 투자스타일도 많이 바뀌어왔다. 


주식투자에 대해 배워가기 시작 할 때에는 종목 자체가 생소하고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많았다. 내 생활 반경에서 주식 종목에 대해서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종목명과 기타 주식용어들을 이해하고 기억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이 이해를 어렵게 하는데 브랜드명과 종목명(=회사명)이 다른 것도 한 몫 했다. 


그래서 당시에 내가 선택한 방법은 우리 생활 주변에서 찾는 것이었다. 그래서 고른 실전 투자 첫 번째 종목이 아마 예스24였을 것이다. 이 때는 도서정가제 시행 전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오프라인 서점보다 온라인 서점인 예스24에서 책을 구매할 때 훨씬 저렴하고 혜택도 많았다. 자주 이용했기에 막연히 장사가 잘 되지 않을까해서 처음 매수했던 종목이 바로 예스24였다. 


예스24를 시작으로 주변에서 찾을 수 있는 종목들을 다양하게 샀다 팔았다 했던 것 같다. 그 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종목은 바로 안철수연구소이다. 현재의 '안랩'의 사명변경 전 기업명이 안철수연구소였다. 당시에 북한의 사이버테러로 보안의 중요성을 알게 된 이후 샀던 종목이 안철수연구소와 이스트소프트였다. 왜 두 종목을 샀는지 기억은 잘 안나지만 나름의 분산투자였을까..


자잘한 종목들을 소액으로 사면서 시간을 보내던 중 안철수연구소가 연일 급등하는 모습을 보고 적당히 수익을 보고 팔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당시에 주당 2만원 정도에 안철수연구소를 매수했었는데, 나중에 보니 몇 달새 16만원까지 갔었다. 이 때 정치테마주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고, 언제 팔아야 잘 판 것일까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던 시기이다. 




진심 투자를 시작한 것이 기술적 분석에 대해 공부하면서부터였던 것 같다. 기술적 분석이라 함은 간단히 얘기하자면, 가격이 모든 것을 반영하고 있다는 것을 기저로 주가의 움직임을 분석하는 방법이다. 빨간색 봉, 파란색 봉, 각종 선, 도형 등이 그려진 차트를 분석하여 앞으로 가격이 어떻게 움직일지 판단하는 분석 방법이다. 


차트 공부 또한 이전에 했던 것들처럼 여러 책들을 찾아보고 실전에 적용해보면서 경험을 축적했었다. 이 때 주가의 수준이 비쌀 때가 있고, 저렴할 때가 있어서 이를 잘 분석해서 매수매도 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지금와서 생각해보면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가 아닐까 한다)


RSI, MACD, 볼린저밴드, 엔벨로프, 일목균형표, 스토캐스틱, 매물대차트, 가중평균 이동평균선, OBV 등등 다양한 기술적 지표들을 공부했었다. 책이나 인터넷에서 하나의 개념(예를 들어 RSI)을 배우면 기본 개념부터 시작하여 실제 매매에 적용한 사례까지 다양하게 정리했었다. 이러한 것들이 누적됨에 따라 나름의 투자 기준이 생기기도 했다.(하지만 현재까지 사용하고 있지는 않다)


여러 기술적 지표가 있지만 목표 보유기간에 따라 봐야 할 지표가 다르다는 것도 이 때 처음 알게 되었다. 스토캐스틱이라는 지표를 사용하면 짧은 기간 내에서 현재의 주가가 비싼지 저렴한지를 알려준다. RSI라는 지표를 통해서도 현재의 주가가 비싼지 저렴한지를 알 수 있다. 처음에 이러한 내용들을 익힐 때는 이해하기 어려웠다. 주가가 저렴하면 저렴한 것이지, 왜 기간대비 저렴한지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 


예를 들어 A라는 종목의 주가가 1달 동안 200% 오른 이후 5일 동안 매일 3%씩 하락했다고 가정 했을 때, RSI라는 지표에서는 여전히 종목이 비싸다는 쪽에 가까운 수치를 나타내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스토캐스틱의 경우는 주가가 저렴하다고 수치로 나타낼 것이다. 이 차이가 바로 산출기간의 차이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 아무튼, 이러한 것들을 알고 나니 주식시장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게 되고 투자회전율도 높아졌다. 당연히 기술적 분석을 통한 매매를 하니 작은 파도에도 사고 팔기를 반복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기술적 지표에 대한 공부를 하면 할수록 투자 기준이 더 모호해져가는 느낌을 받았다. 워낙 많은 기술적 지표들이 존재하다보니 어떤 지표를 써야 할지, 언제 어떻게 써야 하는지, 어떤 조합을 써야 하는지 등 너무 많은 경우의 수로 인해 혼란스러웠다.


그래서 다른 투자자들은 어떤 기술적 지표를 어떻게 쓰는지 궁금해졌다. 수많은 투자블로그의 글들을 읽어보고 카페 활동도 하는 등 활동반경을 점차 넓혀갔다. 이즈음 검색기, 기법 이런 것들에 대해서도 접하게 되었는데 대부분이 비싼 금액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 어린 나이에 쉽게 접근하긴 어려웠다. 그래서 무료로 공개되는 정보들이나 소액으로 알 수 있는 기법들을 열심히 찾아서 나름 정리하기도 했었다. 


이 때 배웠던 것들을 토대로 당시에 KODEX 레버리지와 인버스를 열심히 거래 했었다. 성과도 나쁘지 않았다. 여러 기술적 지표를 통해서 코스피 지수가 침체권이라 판단되면 매수하고 시간이 지난 후 과열권이라 판단되면 매도하였다. 상승 하락의 파도를 완만하게 타면서 수익도 꾸준히 났었다. 하지만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시기가 2013년 전후였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았나 한다. 



2012년도부터 2017년 부근까지 우리나라 코스피 지수는 박스피로 인식되던 시절이었다. 코스피 지수가 일정 수준을 벗어나지 않고 박스를 그리면서 움직였기 때문에 과열과 침체를 알려주는 지표들이 높은 적중률을 보여주었다. 그래서 이 때 부자가 되는 달콤한 꿈을 꾸었지만 꿈은 깨기 마련.


2~3년 정도 잘 적중하던 지표들이 어느 순간 맞지 않기 시작했고 그게 15년 ~ 16년도였다. 또한 매매 횟수가 많다보니 거래세와 수수료 같은 부분들도 많이 나갔다.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는 시기였지 싶다.


그래서 투자성과를 높이기 위해 이것저것 찾아나서다가 만나게 된 방법이 지금의 가치투자와 비슷한 방법들이다. 가치투자에 대해서는 다음 편에 이어서...




위 이야기는 처음 기술적 분석을 접할 때에 상황이었고, 현재 기준에서 다시금 기술적 분석에 대한 의견을 조금 적어보자면, 여전히 유용한 지표이지만 그 중요성이 절대적으로 크진 않다. 


기술적 지표에도 분명 중요한 지표는 존재한다. 캔들, 거래량과 같은 것들. 그리고 주가가 추세를 만드는지 확인한다거나 여전히 쓰이긴 하지만 나의 투자의사결정 과정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진 못한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주요한 이유는 기술적 지표로 광기와 공포를 측정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은 여러 투자방법들 중 일부로만 사용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유용하게 잘 사용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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