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원미 작가의 작품 <따라다니는 영원:하루>에서 가장 강한 인상을 남기는 것은 단연 화면 한가운데를 크게 차지한 주황색 원이다. 원은 그 자체로 완결되면서도 끊임없이 운동하여 생명력을 유지한다. 이 기묘한 ‘단절된 영속성‘은 관객을 압도한다.
한편 화면 하단에 위치한 풀밭은 과하게 밀집되어 있으며, 색색의 풀들은 서로를 가로지르며 저마다의 정체를 은닉하거나 부각시키고 있다. 과밀되어 서로 충돌할 수 밖에 없는 무한한 자아. 이 관점에서 보면 작가의 다른 작품들에서 사람의 얼굴이나 형체가 뭉개지고 흐릿하게 표현된 것은 어찌할 수 없는 생(生)의 피로감이 발현된 걸지도 모른다.
혼돈과 소란함 위로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무심하게 도래하는 영원. 한편 풀밭의 하루에서는 너무 많은 일들이 동시에 벌어지며 화면을 오염시킨다. 자아는 영원을 ‘영원히’ 미끄러져나간다.
<따라다니는 영원 : 하루>를 비롯한 서원미 작가의 작품들은 금호미술관에서 2026년 4월 12일까지 감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