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과 결과

두려움이 생각나는 새벽

by 최동철

7월 30일 새벽 3시 31분

어제의 생각이 잠깐 났습니다.어제 칠흑 같은 어둠이 깔린 새벽 산을 오를 때, 풀잎 스치는 소리에 귀 기울입니다. 귓가를 스치는 거친 숨소리, 멧돼지였습니다. 순간 온몸에 전율이 흐르고, 익숙한 산길도 낯설게 느껴지는 두려움에 사로잡혔습니다. 사람이나 짐승이나 살기 힘든 요즘, 서로 경계하는 마음은 같겠지요. 멧돼지 또한 저의 발자국 소리에 놀랐을 테니, 팽팽한 긴장감이 새벽 숲을 감쌌습니다.

이 조우를 기록하고 싶어 녹음기를 켰지만, 멧돼지의 숨소리는 멀어지고 제 발자국 소리만 선명하게 녹음되었습니다. 나중에 다시 들어보니 멧돼지 소리는 미세한 북소리 진동처럼 겨우 남아 있더군요. 문득, 우리가 느끼는 두려움은 실상보다 훨씬 크게 느껴질 수 있다는 생각이 스쳤습니다. 객관적인 사실보다 주관적인 인식이 두려움을 증폭시킨다는 것을 발바닥 명상을 통해 다시금 깨닫습니다.


오늘 새벽은 별 반, 구름 반인 날입니다. 구름이 반사판 역할을 하는지, 길이 평소보다 잘 보입니다. 물론 대낮처럼 환한 건 아니지만, 산행에 무리가 없을 정도의 빛이 제 발걸음을 인도합니다.

매 순간 우리는 선택의 기로에 놓입니다. 그리고 그 선택에는 반드시 결과가 따르죠. 되돌릴 수 없는 결과를 우리는 '운명'이라 부릅니다. 작은 선택들이 모여 돌이킬 수 없는 운명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잘못된 선택임을 깨달았을 때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감사하겠지만, 삶은 그리 너그럽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선택의 순간에는 모든 지혜와 경험을 총동원해야 합니다. 주변의 조언에도 귀 기울이고, 타인의 행동이 가져온 결과도 참고해야 합니다. 지금 이 순간, 숲길을 걸으며 올바른 길을 선택하려 노력하듯이 말입니다. 익숙함과 경험, 그리고 현재의 판단에 의거하여 저는 바른길을 선택하고, 그 길을 밟기 위해 집중합니다.


오늘 하루가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저의 오늘의 선택들이 또 어떤 결과를, 어떤 운명으로 저에게 다가올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선택의 순간마다 좀 더 현명하고 올바른 결정을 내리기를 바랄 뿐입니다. 새벽 산길을 걸으며 발바닥으로 느끼는 감각, 그리고 그 속에서 피어나는 사색들이 제 삶의 지혜가 되어주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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