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내 삶의 모든 순간에 길을 묻다 4장. 일과 성장
2부: 내 삶의 모든 순간에 길을 묻다
1부에서 우리는 변화의 본질을 이해하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마음의 자세와 직관의 힘을 길렀다. 이제 우리는 주역이라는 나침반을 손에 들고, 우리 삶의 가장 구체적인 영토를 탐험할 준비를 마쳤다. 일과 성장, 인간관계, 사랑과 결혼, 몸과 마음 등 우리를 웃고 울게 만드는 삶의 모든 순간 속으로 들어가 보자. 그 모든 순간에 길은 존재하며, 주역은 그 길을 우리에게 속삭여줄 것이다.
4장. 일과 성장: 나는 무엇으로 증명하는가
현대인에게 ‘일’은 단순히 생계를 꾸리는 수단을 넘어섰다. 우리는 일을 통해 자아를 실현하고, 사회적 관계를 맺으며, 자신의 존재 가치를 증명받고자 한다. 그렇기에 일터에서의 성장과 좌절은 우리 삶의 만족도와 직결된다. 수많은 기회와 도전, 경쟁과 협력 속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질문한다. ‘나는 이 길을 계속 가는 것이 맞는가?’, ‘어떻게 해야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가?’, ‘나의 가치는 무엇으로 증명되는가?’ 이 장에서는 주역의 가장 근본적인 두 괘, 건(乾)괘와 곤(坤)괘를 통해 일과 성장에 대한 지혜를 탐구해 본다.
- 건(乾)괘와 곤(坤)괘: 창조와 협력의 지혜
주역의 첫 번째 괘인 건(乾)괘(☰☰)는 하늘을 상징한다. 끊임없이 움직이며 만물을 창조하는 강력하고 적극적인 양(陽)의 에너지를 대표한다. 일의 세계에서 건괘는 창조적 리더십, 자기주도성, 목표를 향한 거침없는 도전 정신을 의미한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위기 상황에서 돌파구를 찾으며, 팀을 이끌고 앞으로 나아가는 힘이 바로 건괘의 에너지다.
두 번째 괘인 곤(坤)괘(☷☷)는 땅을 상징한다. 하늘의 창조적 에너지를 모두 받아들여 만물을 싹 틔우고 길러내는 부드럽고 수용적인 음(陰)의 에너지를 대표한다. 곤괘는 협력적 팔로워십, 포용력, 다른 사람의 성공을 돕는 지지와 뒷받침의 힘을 의미한다. 리더의 비전을 이해하고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며, 동료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조율하여 팀워크를 다지는 힘이 바로 곤괘의 지혜다.
현대 조직은 건괘적 리더만, 혹은 곤괘적 팔로워만으로 성공할 수 없다. 강력한 추진력과 따뜻한 포용력이 공존해야 건강한 조직이 된다. 중요한 것은 상황에 따라 두 가지 자세를 유연하게 선택하는 것이다. 내가 주도적으로 아이디어를 내고 이끌어야 할 때(건괘)가 있고, 동료의 의견을 존중하고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야 할 때(곤괘)가 있다. 진정한 에이스는 건괘와 곤괘의 지혜를 모두 갖추고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사람이다.
- 하늘처럼 나아갈 때와 땅처럼 품어야 할 때
건괘는 여섯 마리 용(龍)의 이야기로 그 발전 단계를 설명하는데, 이는 직장인의 성장 과정에 대한 놀라운 통찰을 보여준다.
* 잠룡(潛龍): 물속에 잠겨 힘을 기르는 용. 아직 자신의 재능을 드러낼 때가 아니다. 신입사원이나 새로운 분 야에 막 진입한 시기로, 묵묵히 배우고 실력을 쌓아야 하는 단계다.
* 견룡(見龍): 드디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용. 자신의 잠재력을 조금씩 보여주며 인정을 받기 시작하는 단계다. 대리, 주임급으로, 적극적으로 업무에 참여하며 상사의 도움을 받아 성장한다.
* 척룡(惕龍): 온종일 근심하며 노력하는 용. 재능을 인정받았지만 아직 자리가 불안정하다. 과장, 팀장급으로, 아래위로 신경 쓸 일이 많아 늘 조심하고 노력하며 위기를 관리해야 하는 시기다.
* 약룡(躍龍): 연못에서 뛰어오르려는 용. 더 큰 도약을 눈앞에 둔 결정적 시기다. 중요한 프로젝트를 맡거나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성공하면 크게 도약할 수 있는 단계다.
* 비룡(飛龍): 하늘을 나는 용.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펼치는 최전성기. CEO나 조직의 리더로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며 큰 성공을 이룬다.
* 항룡(亢龍): 너무 높이 올라가 내려올 줄 모르는 용. 성공의 정점에서 교만해져 추락할 위험에 처한 단계다. 자신의 공을 고집하고 변화를 거부하면 후회만 남게 되니, 물러날 때를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당신은 지금 어느 단계의 용인가? 자신의 위치를 아는 것은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첫걸음이다. 이처럼 건괘가 ‘나아갈 때’를 알려준다면, 곤괘는 ‘품어야 할 때’의 지혜를 알려준다. 곤괘의 유순함은 결코 수동적인 무기력이 아니다. 그것은 모든 것을 받아들여 더 큰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적극적인 수용성’이다. 팀원들의 거친 아이디어를 다듬어 현실적인 기획으로 만들고, 갈등을 중재하여 더 단단한 팀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바로 곤괘의 힘이다. 때로는 앞서 나가는 것보다, 뒤에서 묵묵히 사람과 상황을 품는 것이 더 큰 성장을 이끄는 법이다.
- 이직, 승진, 창업의 타이밍을 읽는 법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이직, 승진, 창업이라는 경력 전환의 기로에 서게 된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타이밍’이다. 주역적 관점에서 최적의 타이밍은 나의 내적 준비도(개인의 역량과 의지)와 외부 환경(시장 상황, 기회)이 조화를 이룰 때 찾아온다.
<경력 전환, 타이밍 자가 진단>
* 이직: 지금의 불만이 ‘도피성’인가, ‘성장통’인가? 현재 조직은 나의 성장을 가로막는 ‘항룡’의 단계인가, 아니면 아직 배울 것이 남은 ‘잠룡’의 단계인가? 가고자 하는 곳이 나에게 ‘비룡’의 기회를 줄 수 있는가?
* 승진: 나는 승진에 걸맞은 역량과 리더십(건괘)을 갖추었는가? 동료와 아랫사람들을 품을 아량(곤괘)은 준비되었는가? 나를 끌어줄 윗사람(견룡의 大人)과의 관계는 어떠한가?
* 창업: 나의 아이템은 시대를 앞서가는가(건괘)? 시장의 필요(곤괘)와 부합하는가? 창업은 0에서 시작하는 ‘잠룡’의 고난을 견뎌낼 각오가 되어 있을 때 시도해야 한다. 단순히 현재 직장이 싫어서 하는 창업은 실패하기 쉽다.
실패와 실수는 성장의 필수 과정이다. 중요한 것은 실패로부터 무엇을 배웠는지 복기하고, 그것을 다음 도약의 발판으로 삼는 마인드셋이다. 안정성에만 매달리면 성장이 없고, 무모한 도전에만 나서면 쉽게 부러진다. 주역은 안정과 도전 사이의 균형점을 찾도록 돕는 지혜의 나침반이다.
- 나만의 리더십을 만드는 길
리더십에 정답은 없다. 카리스마로 조직을 이끄는 ‘건괘’ 유형의 리더가 있는가 하면, 부드러운 소통으로 화합을 이끄는 ‘곤괘’ 유형의 리더도 있다. 중요한 것은 획일적인 리더십 모델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이해하고 ‘나만의 리더십 스타일’을 만드는 것이다. 당신이 만약 추진력과 결단력이 강하다면, 의사결정 과정에서 부하직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그들의 공을 인정해주는 ‘곤괘’의 미덕을 의식적으로 보완해야 한다. 반대로 당신이 포용력과 공감 능력이 뛰어나다면, 때로는 단호하게 방향을 제시하고 결단을 내리는 ‘건괘’의 용기를 발휘할 필요가 있다. 상사와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상사가 건괘형 리더라면 나는 곤괘의 자세로 훌륭하게 보좌하며 신뢰를 얻어야 하고, 상사가 신중한 곤괘형 리더라면 내가 먼저 대안을 제시하는 건괘의 적극성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궁극적으로 리더의 역할은 변화를 주도하는 것(혁신)과 조직을 지키는 것(안정)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것이다. 주역의 지혜는 당신이 언제 칼을 뽑아들어야 할지, 언제 방패를 들어야 할지를 알려주는 최고의 전략서가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