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탓도 네 탓도 아닌, 정밀한 삶의 첫걸음
오늘 아침은 지방에 일이 있어 열차시간에 맞춰야 합니다. 늦은 열차 출발 시간 덕분에 햇살이 가득한 산길을 걸었습니다. 짙은 어둠 속에서 시작하던 새벽 산책과는 다른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습니다. 발바닥을 통해 전해오는 느낌에 오롯이 집중하며, 오늘은 '탓'에 대한 명상을 이어갔습니다.
아침 이슬을 머금어 축축하고 부드러운 풀잎과, 단단히 박힌 돌멩이의 거친 감촉이 온전히 발바닥에 전해집니다. 길의 높낮이를 온몸으로 느끼며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습니다.
우리는 어떤 일이 잘못되었을 때, 본능적으로 그 원인을 밖에서 찾으려 합니다. 나를 탓하기보다 가정환경을, 세상을, 혹은 다른 사람을 탓하며 자신을 보호하는 것이 더 쉽다고 믿기 때문이죠. 그러나 남을 탓하는 마음이 만들어낸 화살은 결국 자신에게 돌아와 상처를 남기고, 관계를 악화시킬 뿐입니다.
세월이 흐르며 깨달은 것은, 모든 일의 시작점은 나 자신에게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나'를 탓하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모든 것이 나로부터 비롯됨을 인정하고,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미리 살피고 조심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어리석게도 저는 예전에는 남을 탓했고, 그다음에는 저를 탓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누구도 탓하지 않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좋아서 만났든, 싫어서 만났든 결국 우리는 시절의 인연으로 만나고 헤어집니다. 그 인연 속에서 '누구의 탓'을 찾는 것은 부질없는 일임을 발바닥 명상을 통해 깨닫습니다.
이제 남 탓도, 내 탓도 하지 않는 평온한 삶을 살고자 합니다.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앞으로의 일들을 미리 알고 조심하는 정밀한 삶을 살고 싶습니다. 어제까지 조심하지 못했던 마음들을 오늘은 좀 더 세밀하게 다듬으며, 발바닥으로 묵묵히 제 길을 걷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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