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장. 스타트다운(down)이란? 창업 후 내리막 길을 걷는 것이다 4
스타트업의 실패 원인 1위는 '현금 부족과 자금 조달 실패'입니다. CB 인사이트 통계에 따르면 전체 실패 사례의 약 38%가 이 문제로 발생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위에서 언급한 '좋은 아이디어'와 '잘못된 팀'의 문제가 결국은 이 '현금 부족'으로 귀결됩니다. 즉, 현금 흐름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아이템과 팀이 있어도 실패를 면치 못합니다.
많은 창업자가 현금 흐름을 '단순한 숫자'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지금 통장에 돈이 있으니 괜찮아"라고 생각하죠. 하지만 통장에 있는 돈은 결코 '내 돈'이 아닙니다. 직원들의 급여, 사무실 임대료, 서버 유지비, 각종 세금 등 한 달에 나갈 돈이 정확히 얼마인지, 그리고 들어올 돈이 언제 얼마나 들어올지 예측하지 못하면 곧바로 위기에 봉착합니다.
현금 흐름은 기업의 산소와 같습니다. 산소가 부족하면 아무리 건강한 사람도 쓰러지듯, 현금 흐름이 막히면 아무리 잘 나가던 스타트업도 한순간에 무너집니다.
D사는 혁신적인 솔루션을 개발해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했습니다. B2B(기업 간 거래) 사업이라 고객사가 계약만 하면 꾸준한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매출액은 계속 상승했고, 창업자는 회사가 탄탄하게 성장하고 있다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매출'과 '현금'의 괴리에서 발생했습니다. 고객사들이 대기업이다 보니, 대금 결제가 2~3개월 뒤에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매출은 발생했으나, 통장에 현금이 들어오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구조였죠. 반면, 직원들의 급여와 사무실 운영비는 매달 꼬박꼬박 지출되었습니다.
창업자는 이 현금 흐름의 문제를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어느 날 재무팀장으로부터 "이번 달 급여를 줄 현금이 한 달분밖에 남지 않았습니다"라는 보고를 들었습니다. 당장 다음 달부터 자금이 부족해질 위기에 처한 것입니다. 급하게 대출을 알아보고 추가 투자를 모색했지만, 이미 상황은 늦었습니다. 결국 D사는 흑자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현금이 없어 부도 위기에 몰렸습니다.
스타트다운의 징후: 겉으로는 잘 되고 있는 것 같지만, 현금 흐름에 대한 예측과 관리가 부실합니다. '흑자 부도'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실패의 교훈: 스타트업에게 현금은 생명선입니다. 현금 흐름을 관리하는 것은 창업자의 최우선 과제입니다. 매주, 매달 현금 잔고와 예상 현금 흐름을 철저히 점검해야 합니다. 특히 B2B 사업의 경우, 매출 채권 회수 기간을 반드시 고려해야 합니다.
스타트다운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비극이 아닙니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생각, '이 정도면 되겠지'라는 자만심, '성공할 거야'라는 막연한 낙관주의가 쌓여 만들어지는 재앙입니다.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이미 창업과 동시에 이 내리막길 위에 서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사실을 빨리 깨닫고, 멈춰 서서 다시 오르막길로 방향을 전환하는 것입니다. 내리막길을 질주하며 환호할 것인가, 아니면 속도를 늦추고 힘겹게 오르막길을 개척할 것인가. 스타트업의 성공과 실패는 바로 이 선택에서 갈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