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뒤에 숨은 달, 진통제 뒤에 숨은 고통

그믐으로 향하는 달처럼, 아픔도 저물어가기를

by 최동철

새벽 3시 28분, 다시 산에 올라왔습니다.

며칠째 나를 괴롭히는 치통은 밤잠을 설치게 하고, 결국 선잠 끝에 알람 소리를 듣고 몸을 일으켰습니다. 욱신거리는 통증이 턱 끝에 매달려 있지만, 발바닥이 땅에 닿는 순간만큼은 오롯이 대지의 기운에 의지해 봅니다. 하늘을 올려다보니, 달이 그믐을 향해 몸을 줄이고 있습니다.


오늘따라 구름이 짙습니다. 구름에 가려졌다 드러나기를 반복하는 저 달이, 꼭 지금의 내 모습 같습니다. 구름은 마치 진통제와 같습니다. 구름이 달을 잠시 가리듯, 진통제는 치통을 잠시 덮어둘 뿐입니다. 구름이 걷히면 달이 다시 선명히 드러나듯, 약 기운이 빠져나가면 고통은 어김없이 고개를 듭니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 하나를 깨닫습니다.


달이 보름을 지나 그믐으로 가듯, 며칠 전 극심했던 통증보다는 조금씩 잦아들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발바닥이 흙을 밀어내며 앞으로 나아가듯, 내 몸의 고통 또한 시간의 흐름 속에서 조금씩 흘러가고 있습니다. 물론 달은 다시 차오를 것입니다.

그믐을 지나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가도, 언젠가는 다시 초승달로, 보름달로 밤하늘을 밝히겠지요. 이 치통이 완전히 사라지기를 바라지만, 인생의 고통 또한 달처럼 순환하며 언제든 다른 모습으로 찾아올 수 있음을 압니다. 그것이 자연의 섭리이고 우리 삶의 리듬일 테니까요.


벌써 12월 10일입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이달의 3분의 1이 지났습니다. 통증 탓에 계획했던 일들이 조금 더디게 흘러가지만, 오늘은 한 주의 중심인 수요일입니다.

비록 몸은 조금 아플지라도, 발바닥만큼은 힘차게 땅을 박차고 뛰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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