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통과 삶의 고통이 뒤섞인 길 위에서
2025년 12월 11일 목요일, 새벽 3시 27분.
평소라면 산 위에 도착해 잠시 머무르며 거친 숨을 고르고, 발바닥 밑으로 전해지는 대지의 기운을 온전히 느꼈을 시간입니다. 하지만 오늘은 서둘러 하산길을 재촉합니다. 칠흑 같은 어둠 속, 하늘에서 제법 굵은 비가 쏟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축축하게 젖어 들어가는 흙길을 밟으며 생각합니다. 만약 날이 추웠다면 이 비는 폭설이 되어 발목을 잡았거나, 빙판이 되어 걸음을 위태롭게 했을 것입니다. 다행히 날이 포근하여 비로 내립니다. 젖은 낙엽과 진흙이 발바닥에 닿는 감촉이 미끄덩거리면서도, 한편으로는 얼어붙지 않은 땅의 부드러움이 느껴져 안도감이 스칩니다. 자연은 궂은 날씨 속에서도 이렇듯 작은 '다행'을 숨겨놓습니다.
며칠간 저를 괴롭히던 극심한 치통이 조금은 잦아들었습니다. 강력한 진통제 덕분인지, 아니면 새벽 공기의 차가운 위로 덕분인지 모르겠습니다. 여전히 미미한 두통은 남아 있지만, 견딜 수 없을 만큼 날카로웠던 염증의 기세가 꺾인 것만으로도 살 것 같습니다.
이번 한 주는 참으로 길었습니다. 치통과 두통, 그리고 삶의 고통이 한데 어우러져 엉망진창으로 뒤섞인 시간들이었습니다. 육체의 아픔이 마음의 고단함과 공명할 때, 우리는 종종 멈춰 서고 싶어집니다. 하지만 야속하게도, 아니 다행스럽게도 시간은 여지없이 흘러갑니다. 고통 속에서도 목요일은 찾아왔고, 저는 다시 걷고 있습니다.
오늘은 저녁 약속이 있어 늦은 귀가가 예상되는 긴 하루가 될 것입니다. 그럼에도 발걸음이 무겁지 않은 건, 최악의 고통은 지나갔다는 작은 희망 때문일 것입니다.
비가 내리는 새벽 산을 내려오며 바래봅니다. 흐르는 빗물에 육체의 통증도, 삶의 번뇌도 함께 씻겨 내려가기를. 이번 주말에는 온전한 휴식이 기다리고 있음을 위안 삼아, 오늘 하루도 묵묵히 저의 길을 걷겠습니다.
치통도, 삶의 무게도 결국은 지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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