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오르는 달빛 아래, 쉼표를 찍는 발걸음

달빛이 머무는 금요일의 발걸음

by 최동철

2026년 1월 30일 금요일, 새벽 3시 30분.

어제보다 공기가 한층 더 매섭습니다. 옷깃을 파고드는 추위가 피부에 닿을 때마다 비로소 내가 깨어있음을 실감합니다. 산 정상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저 멀리 산 너머에서 차오르는 달이 세상을 환하게 비추고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빛을 내는 달처럼, 우리의 노력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세상을 밝히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신발 너머로 느껴지는 산길의 감촉은 어제보다 조금 더 딱딱하고 차갑습니다. 수요일의 휴식 없이 달려온 한 주의 무게가 발뒤꿈치에 묵직하게 실립니다. 흙과 돌을 밟을 때마다 느껴지는 이 감각은, 머릿속을 가득 채웠던 어제의 복잡한 업무와 스트레스를 발바닥 아래로 흘려보내는 정화의 과정입니다.


이번 주는 지난주까지 지켜오던 '수요일의 쉼'이 없었습니다. 주중에 잠깐 숨을 고르는 것이 얼마나 큰 에너지가 되었는지, 피로가 겹친 어제서야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하지만 쉼이 없었기에 오늘의 마침이 더 홀가분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 봅니다. 미뤄둔 일을 다 처리하고 맞이하는 이 금요일의 공기는, 비록 차갑지만 그 어느 때보다 상쾌합니다.


오늘 주어진 업무들을 차분히 정리하려 합니다. 한 주의 마지막 고개를 넘고 나면, 이틀간의 온전한 휴식이 기다리고 있겠지요. 팽팽하게 당겨졌던 마음의 활시위를 이제 조금씩 늦추어 봅니다. 오늘 하루도 발바닥이 닿는 곳곳마다 평온함이 깃들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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