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이 품은 빛을 따라, 일주일의 허리를 걷는다
새벽 3시 30분. 세상이 가장 깊은 잠에 빠져 있을 때, 저는 산을 내려가며 오직 제 발바닥의 감각에 집중합니다.
오늘은 어제보다 공기가 한결 부드럽습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살갗을 파고들던 매서운 추위는 물러가고, 장갑을 벗어도 손끝에 기분 좋은 서늘함이 머뭅니다. 하늘은 구름으로 가득하지만, 오히려 그 구름이 빛을 반사해 길을 은은하게 비춰줍니다. 자연이 내어준 빛을 따라 걷는 길, 발바닥에 닿는 흙의 질감이 어느 때보다 폭신합니다.
오늘은 수요일, 일주일의 허리이자 가장 고단함이 몰려오는 날입니다. 하지만 제 발걸음은 평소보다 가볍습니다. 오늘 가족과의 모임, 그리고 다가올 휴일의 달콤함이 발바닥을 통해 온몸으로 전해지기 때문입니다.
발바닥 명상을 하며 깨닫습니다. 휴식의 달콤함은 단순히 '쉬는 것'에서 오는 게 아니라, '해야 할 일을 다 마쳤을 때' 비로소 완성된다는 것을 말입니다. 천부경에서 말하는 '종시(終始, 끝이 곧 시작이다)'의 원리처럼,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지 않고 온전히 매듭짓는 것만이 진정한 자유와 휴식을 허락합니다.
일이 밀리면 마음의 짐이 발걸음을 무겁게 만들고, 그 무거움은 휴일의 평온을 짓누릅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 하루도 '내일의 시간을 빌려 쓰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힘차게 땅을 딛습니다. 내 발바닥이 기억하는 이 성실한 리듬이, 결국 나를 가장 행복한 휴식으로 안내할 것임을 믿기 때문입니다.
오늘 하루도, 지치지 않는 마음으로 힘차게 달려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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