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바닥으로 읽는 인생의 사계절: 짧아서 더 소중한 봄
새벽 3시 28분. 세상이 잠든 고요한 시간, 저는 어김없이 산에 올랐습니다. 하늘을 올려다보니 며칠 전 가득 찼던 보름달이 어느새 여위어 반달이 되었습니다. 차가운 공기가 옷깃을 파고들지만, 그 쌀쌀함 속에서도 봄의 기운이 발끝에서부터 전해집니다.
어제 늦은 귀가로 짧은 잠을 청했을 뿐이지만, 산을 오르는 발걸음은 무겁지 않습니다. 오히려 내딛는 발바닥을 통해 시절의 변화와 계절의 흐름을 온몸으로 느낍니다. 북두칠성은 자리를 옮겼고, 우주의 모양도 미세하게 바뀌어 갑니다. 천문(天文)의 변화는 곧 우리 삶의 변화와 맞닿아 있습니다.
산을 내려가며 발바닥 명상에 집중합니다. 흙의 단단함이 발바닥을 타고 뇌로 전달될 때, 문득 깨달음이 스칩니다. 우리는 늘 찬란한 봄만을 기다리지만, 내 인생의 봄날도 그리 길지 않습니다. 그리고 사실 겨울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극에 달하면 반전하듯(物極必反), 추위가 있어야 싹이 트고, 뜨거운 여름이 있어야 결실의 가을이 옵니다. 인생의 사계절은 어느 하나 버릴 것 없이 저마다의 숨겨진 의미를 품고 있습니다.
오늘 아침, 저에게는 일찍 처리해야 할 세 가지 업무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마음이 조금 바빠지려 하지만, 발바닥을 지면에 꾹 누르며 현재를 붙잡습니다.
봄은 찰나처럼 지나갈 것입니다. 하지만 그 짧은 봄을 온전히 만끽할 준비가 된 사람만이 다가올 뜨거운 여름과 풍요로운 가을, 그리고 고요한 겨울을 의연하게 맞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발바닥명상 #새벽산책 #최동철의명상록 #인생의사계절 #마음챙김 #주역과삶 #자기성찰 #봄의기운 #새벽3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