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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종신 Mar 28. 2018

이세돌이 알파고에게 돌을 던진 날

구글이 인공지능 컴퓨팅 분야에서 역사의 한 획을 긋다.

이세돌 9단이 186수만에 돌을  던졌습니다.                                          


좌상변은 온통 흰색만 보여 공허함 마저 들었습니다.
   
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총 5국 대결 중 첫 대국이 이세돌 
9단의 충격적인 1패로 끝났습니다.


불계패.

  
이후 진행에 대한 의미가 없을 정도로 패색이 짙어졌을 대, 흔히 돌을 던진다는 표현처럼 기권을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복싱으로 따지면 레프리가 승패를 가늠하는 판정을 내리기 전에 수건을 던지는 것과도 같습니다. 
   
2016년 3월 9일, 186수는 컴퓨팅 역사에 중요한 순간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구글은 우승 상금 100만 달러를 걸고 가장 공격적인 기풍을 가진 호기심 많고 도전적인 기질의 이세돌 9단을 인공지능 알파고의 상대로 섭외를 하였습니다.

이세돌 9단은 이겨도 본전인 이번 대국 요청을 받은 뒤 5분도 안 걸려 수락을 했다고 할 정도로 새로운 도전을 즐기는 호쾌한 기사입니다.
   
에릭 슈미트 알파벳 회장이 이번 대국을 위해 직접 한국을 방문하고, 
구글의 유투브는 전세계로 대국 중계를 진행하는 등 인간과 컴퓨터와의 대결이라는 빅 이벤트를 위해 여러 극적인 마케팅이 동원되었습니다.
   
대국 초반에는 알파고가 변칙 플레이에 가까운 공격적인 수로 이세돌 9단에게 당혹감을 주었으나 이내 팽팽한 접전으로 한치 앞을 못 보는 명 승부를 예견하게 하는 듯 했습니다.
심지어 중반에는 몇몇 알파고의 수가 실수라고 여겨지리만큼 승부에 낙관을 하는 분위기를 연출했으나, 
대국의 종반에 치닫는 순간 좌상변을 비롯 판세에서 알파고의 승리가 확실시 되는 분위기로 급반전 되었습니다.
   
특히 경우에 따라서는 알파고의 실수 조차도 인간을 대적하는 일종의 전략으로 보일 만큼 이후 뒤따르는 수들이 완벽하게 긴장감을 유지하는 치밀함을 보였습니다.
   
알파고가 감정이 없는 것이 가장 큰 승리의 요인이라면, 
아마도 이세돌 9단에게 방심의 순간을 제공하게 된 그 몇몇 수가 오늘 승패를 가늠짓는 분수령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제 나머지 4국의 대결이 남아 있습니다.
최악의 경우 3판의 대국으로도 승부가 끝나게 되지만, 아마도 이세돌 9단은 다음 대국을 위한 구상에서 오늘 보였던 알파고의 기풍을 떠올려 대비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알파고가 꾸준한 기풍을 보이는 인간이 아닌 다음에야, 매 수마다 어떤 흔들기를 시도할 지 긴장을 늦추지 못하게 만듭니다.
   
이번 대결의 결과와 상관 없이 알파고의 인지도는 전세계적으로 막강해 질 듯 합니다.

역사의 한 페이지로 실리겠죠.
또 구글이 인공지능 컴퓨팅 분야에서 역사의 한 획을 그으며 해당 분야 기술 영역의 선두 자리를 공고히 하는 이벤트로도 더 없이 훌룡한 계기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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