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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종신 Mar 28. 2018

스티브잡스의 현실왜곡장

카리스마와 자기 확신, 그리고 목표지향의 에너지


Reality Distortion Field(현실 왜곡장)는 영화 스타트렉(Star Trek)에 나오는 용어로 드라마에 등장하는 외계인이 현실을 실제와 다르게 보이도록 하는 정신적인 능력의 결과를 의미합니다.   

애플의 고 스티븐잡스를 설명하는 여러가지 단어들 중에 현실 왜곡장은 빠지지 않습니다.

그가 가졌던 카리스마와 자기 확신, 강한 목표지향성, 언변 등에 압도되어 잡스의 의도에 따라 주위 사람들이 행동을 하게 되는 것을 말합니다. 
그런 경험을 하게 되는 사람들은 자기들도 모르게 일종의 현실 왜곡장에 빠진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는 것입니다.

흔히 사이비 종교의 폐해를 설명할 때에도 이 현실 왜곡장에 대한 이야기는 등장합니다. 

너무나도 확신에 차서 신도들에게 설파를 하는 사이비 교주들은, 현장에서 그 육성을 직접 듣거나 분위기에 압도되면 처음엔 냉소적인 사람들도 서서히 그의 말에 빠져 현실성을 벗어나 맹목적인 추종에 빠져든다는 것입니다.

스티브잡스와 교주의 공통점은 모두 자기 확신에 차 있다는 것입니다. 진짜 세상에 종말이 온다고 외칠 때, 그의 말에 자기 확신을 의심할 조그마한 떨림이라도 전해졌다면 실패로 끝날 게 뻔하기 때문입니다.

스티브잡스도 애플에 다시 복귀했을 때, 수많은 제품 라인업을 거의 일시에 정리하는 파격을 보이는데 아마도 그가 조직원들을 향해 설파했던 자기 주장에 자기 확신을 의심하게 할 일말의 낌세라도 있었다면 일사불란한 애플의 개혁은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자기확신(self conviction)은 자신의 주장이나 신념에 대한 강한 믿음이나 신념을 의미합니다. 
자신의 주장에 스스로가 가장 먼저 강력한 지지자가 되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서, 결국에는 타인들에게 현실 왜곡장의 영향을 미치는 수준까지 이르게 됩니다.

특히 팀 리더는 정해진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강한 자기확신이 제일 먼저 필요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자신을 향한 확신의 명확한 근거입니다.
그 것은 목표 설정으로부터 시작될 것입니다.

그 신념이 향하는 합리적인 목표나 방향은 사전에 수많은 고민과 검토의 결과로 정립되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자신의 강력한 지지를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스스로도 이룰 수 있을 것 같아 보이지 않는 목표를 팀원들에게 강력한 수사로 포장해서 전한다고 해서 절대 팀원들의 마음 깊은 동의를 얻어낼 수는 없습니다.
결국은 얻어내고자 하는, 혹은 가고자 하는 방향에 대해 충분히 스스로의 깊은 고민과 성찰의 과정이 선행되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스티브잡스가 애플에서 이뤄낸 놀라운 성과들은 그가 스스로 확신에 찼던 목표와 자기 확신을 조직에게 전했고, 그에 동조하여 현실왜곡장에 빠졌던 팀원들로부터 이끌어 낸 것들입니다. 
하지만 스타트렉에서 현실왜곡장은 결정적인 한계가 있습니다. 바로 외계인이 떠나고나면 현실 왜곡장에 빠져있던 인간들이 다시 현실 세계로 돌아간다는 점입니다.

스티브잡스의 부재 상황에 대한 애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들이 나오게 된 배경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팀쿡의 애플은 더 명민해져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 전에는 금기시 했던 이른바 스티브잡스 도그마를 하나 둘씩 벗어나려는 결정들이 오히려 애플의 실적을 상승시켜가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팀쿡까지는 스티브잡스의 현실 왜곡장의 범주 안에 있다고 생각됩니다.
자신과 가장 비슷한 영향력과 노선을 견지할 인물로 팀쿡을 직접 낙점한 것은 바로 죽기 전 스티브잡스이기 떄문입니다.

우리 곁에도 긍정적인 현실 왜곡장을 뿜어내는 리더가 있다면, 그 팀에게서 매우 강력한 성공의 면모를 느낄 수 있게 될 것입니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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