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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효석 Nov 13. 2020

언카피어블(Uncopyable) : 혁신 쌓기 전략

<언카피어블(Uncopyable)> - 짐 매켈비 지음, 리더스북


우리는 때때로 비싼 값을 지불하고서라도 인생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유명인의 지혜를 듣고 싶어 한다. 그러나 사업적으로는 만나기 어렵고, 미디어를 통해 보는 모습은 단편적이며, 행사를 통해 볼 수 있는 모습은 제한적이다. 단행본은 그래서 가치가 있다. 성공한 사람의 경험과 성찰을 싸고 간편하게 내 것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 신용카드 결제 시스템으로 시작하여 세계 최고의 핀테크 기업 중 하나가 된 “스퀘어(Square)”의 공동 창업자인 짐 매켈비(Jim McKelvey)가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토대로 스타트업의 혁신과 전략에 관한 인사이트를 풀어낸 책이다.


 경영학 교양서를 읽다 보면 논문을 중심으로 최신의 연구 사례를 중심으로 설명하는 책이 있고, 성공한 창업가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느낀 점을 독자들에게 공유하는 형태의 책들이 있다. 전자의 경우 현장에서 느껴지는 생명력이 떨어지기 쉬우며 후자의 경우 객관성과 일반화에 의문을 던지는 경우가 많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으로는 철저히 저자 개인의 경험에 의존한 사례를 중심으로 설명하면서도 설득력이 높아 몰입이 된다는 점이다. 당연히 모든 사람이 그처럼 성공하기도 어렵고 또 적시에 일어난 것처럼 행운이 있지도 않으며 또 누군가는 아버지가 대학 교수인 금수저가 아니냐고 할 수도 있겠다. 그럼에도 이 책이 큰 공감과 몰입을 일으킬 수 있는 이유는 그의 경험 그 자체가 순전히 대단하고 놀랍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은 크게 3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1부에서는 경험도 없는 젊은 학생이었던 창업자들이 혁신적인 사업을 창업하고 심지어 이미 모든 산업을 삼켜 먹고 있는 존재가 된 아마존의 대결에서도 살아남아 핀테크의 상징과도 같은 기업을 일구어낸 스토리를 그려낸다. 2부에서는 그들이 자신들의 성공의 비결로 명명한 “혁신 쌓기 전략(Innovation Stack)”을 각각 뱅크 오브 이탈리아, 이케아, 사우스웨스트 항공의 사례를 들어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마지막 3부에서는 자신의 사례와 다른 기업의 사례를 통해 스타트업들이 어떻게 ‘혁신 쌓기 전략’을 통해 비즈니스를 운영할 수 있는지에 대한 친절한 조언이 담겨 있다.


 1부에서는 스퀘어의 성공 스토리를 설명하고 있다. 세계적인 창업가인 짐 매켈비의 강연을 듣는 것과 같은 흥미진진함이 있다. 후에 트위터의 창업자로 세계적인 기업가가 된 잭 도시(Jack Dorsey)와 고등학교때 창업한 스퀘어가 어떻게 문제를 포착하고, 그 가운데서 어떻게 기회를 발견했는지를 생생하게 설명하고 있다. 창업자가 가진 자신의 오래된 개인적인 생각을 들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 책을 읽어야 할 가치는 충분하다. 개인적으로는 기업가 정신(Entrepreneurship)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다. 청소년 짐 매켈비를 통해 중년의 나를 비춰보며 생생한 자극을 받을 수 있었다. 아마존의 공격에 맞서 결국 그들을 항복하게 한 스토리는 매우 흥미진진한 소재였으나 조금 더 구체적으로 할애되었으면 좋겠다는 것이 유일한 아쉬움이었다. 그들은 쏟아지는 위기와 변화 속에서도 항상 새로운 기회를 포착하고 끊임없이 시도했다. 그러한 도전이 모여 혁신이 발현된다고 믿었고 이를 “혁신 쌓기 전략”이라 명명했다. 그들의 전략이 경영학적으로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러한 혁신 활동을 통해 지금과 같은 결과를 만들어냈다는 것이 대단한 것이다.


 2부에서 이 “혁신 쌓기 전략”을 설명하기 위해 뱅크 오브 이탈리아, 이케아, 사우스웨스트 항공를 사례로 들어 설명했다. 이 책이 출간되기까지 3년의 시간이 걸렸다고 하는데, 기업인이 책을 쓴다는 것도 대단한 일이지만 이를 위해 문헌연구는 물론이고 실제 많은 인터뷰를 진행한 것 역시 인상적이었다. 특히 사우스웨스트 항공의 CEO를 인터뷰하여 들은 내용은 저자와 같은 인터뷰어가 아니라면 결코 들을 수 없는 고급정보일 것이다. 그것을 옆에서 함께 듣는 것만 같은 현장감은 역시 이 책의 가치를 더 높여준다.


 3부에서 그가 제안하는 비즈니스 운영법은 경쟁 전략, 고객 관리, 가격 전략, 혁신 전략, 감정 다루기에 이른다. 어떤 기준으로 이것을 정했는지는 나와있지 않다. 하지만 첫 페이지에서부터 지금까지 그가 보여주고 말한 것들을 통해 그는 이 다섯가지 카테고리로 자신의 생각을 정리했고 그래서 설득력이 있다. ‘비즈니스는 전쟁이다’, ‘최저가 전략 대신 저가 전략을 활용하라’, ‘가격으로 경쟁해서는 안된다’, ‘시장은 무한하다’같은 그의 말은 누군가에겐 누구나 할 수 있는 뻔한 말처럼 들리겠지만 그것을 증명한 사람이기에 그 말에는 생명력이 있고 힘이 있다.


이 책은 실리콘 밸리의 신화와도 같은 존재인 짐 매켈비의 경험과 생각을 통해 그의 성공 노하우를 배울 수 있는 좋은 책이다. 뻔한 이야기 같더라도 누군가에겐 큰 도움이 될 내용이다. 나도 그러했고 말이다. “모방에서 시작하되 모방할 수 없는 비즈니스로 나아가라”는 그의 격언이 이 책을 통해 더 많은 독자들에게 전달되기를 기대해본다.


글/ 최효석 (서울비즈니스스쿨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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