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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효석 Dec 11. 2016

스타트업의 건강관리

아무리 돈을 많이 벌어도 건강을 잃는다면 과연 행복할까요

초기 창업자 혹은 예비 창업자들이 사업을 하는데 있어서 저는 가장 중요한 것이 건강관리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좋은 일을 하고 아무리 돈을 많이 벌어도 건강을 잃는다면 과연 우리와 주변이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 매년 스타트업계에서도 건강을 지키지 못한 사람들의 안좋은 소식을 듣습니다. 아마 스티브 잡스가 10년만 더 살았다면 우리 사회는 더 진보하지 않았을까요? 


스타트업 멘토링이나 강의를 가보면 비즈니스 모델이나 투자유치와 같은 실무적인 내용이 대부분입니다. 기업가 정신이나 리더십도 부족하지만 나는 육체적/정신적 건강을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꼭 강조되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Healthy and wellness life


연구결과나 통계수치가 있는건 아니지만 제가 주변의 스타트업들을 보면서 느끼는 건, 스타트업에 들어오고 1년안에 보통 5~7kg 정도는 자연적으로 증가하는 것 같습니다. 30% 정도는 10kg 정도 찌는 것 같구요. 스트레스를 받을 수록 음식을 안먹는 그런 체질을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모두 살이 찌고 건강이 안좋아지는 것 같습니다.


그 이유는 첫째로 업무량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습니다. (스타트업에서 급여를 받고 일하는 직원 말고) 창업자나 공동창업자의 경우 적은 인력을 가지고 모든 업무를 보아야 하기 때문에 업무의 질이나 양에서 대기업을 압도한다는 것이 대기업 출신의 창업자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공통적인 말입니다. 외근 업무를 주로 하는 사람(대표, 영업이사 등)도 접대용 식사나 모임 회식 등을 다니면서 많이 먹기는 하지만, 내근 업무를 하는 사람(개발자, 디자이너 등)은 가히 하루 종일 모니터 앞에 앉아만 있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운동할 시간이 부족합니다. 나아가 피트니스에 다니는 것 조차도 여유 있어 보인다는 눈총을 받는 이상한 문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스타트업은 무조건 쪽잠자고 밤새가면서 열정을 불살라야 한다는 분위기)

그렇게 업무량이 많다보니 당연히 여유있게 식사할 시간이 부족합니다. 보통 식사는 외부 미팅과 겸해서 하거나 혹은 간편식으로 때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모두 고열량식이고 나쁜 습관입니다. 


둘째는 스트레스의 영향입니다. 업무 스트레스도 많기 때문에 커피나 초콜렛등 당류를 쉬는 시간마다 습관적으로 섭취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흡연이 늘었다는 사람은 많은데 줄이거나 끊었다는 사람은 적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낮시간에 이렇게 제대로 식사를 못하니 보통 저녁에 폭식을 하거나 야근을 위해 야식을 (핑계대며) 하는 경우가 잦습니다. 그 뿐만이 아니죠. meetup 행사는 뭐 그렇게 많은지, 가면 또 케이터링에.. 피자와 치킨은 빠지지 않고 나오고 술자리도 잦습니다. 운동으로 풀어야 할 스트레스를 폭식으로 푸니 악순환의 고리가 끊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이것이 '악순환'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살이 찝니다. 그럼 그냥 웃고 넘길 사람 별로 없습니다. 그 자체가 스트레스가 되어 더 먹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렇게 계속 살이 찌다보면 우울증에도 쉽게 노출됩니다. 그러면 신체건강을 넘어 정신건강에도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싱글이신 분들은 연애와 결혼을 점점 기피하게 되고 나아가 대인기피하는 현상도 드물지 않습니다. 그렇게 자신감을 잃어버리게 되면 사업과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회의적으로 변해지기 쉽습니다.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스스로를 인정하고 사랑하자는 마인드셋도 좋지만 근본 원인을 해결해야 합니다.



사실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도 스스로 경각심을 갖자는 이유가 큽니다. 최근 2년간 약 20kg가 쪘는데, 외모나 이런건 둘째치고 체력이 너무 부치고 건강이 너무 악화되서(비만관련 모든 지표 빨간불 : 지방간, 중성지방, 체지방, 과체중 등) 더 이상은 안되겠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그래도 변하지 않아 기록으로라도 남기자는 취지입니다.



여튼, 그래서 저처럼 비만이 삶의 중요한 고민이 된 분들에게 아래와 같은 방법을 조언드리고자 합니다. 저도 수차례 실패했지만 그래도 다시 도전해보려고 합니다.


1. 우선 당연히 먹는 양을 줄여야 합니다. 제가 깜짝 놀란 것은 알게 모르게 제가 먹는 양이 상당하다는 거였습니다. 하루에 2500kcal가 적정일때 2600kcal를 먹는다면 하루엔 +100kcal이지만  한달이면 +3000kcal겠죠? 이 만큼 습관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늘 평균보다 '조금 적게' 먹는게 필요합니다. 단 그로인해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을 정도로는 위험하고 적절히 줄여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2. 먹는 음식의 질을 바꿔야 합니다. 특히 종일 일을 하는 스타트업은 삼시세끼를 사먹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통 식당에서 파는 고열랑식사 혹은 편의점등에서 파는 영양이 불량한 김밥이나 도시락 등으로 양극화 되어 있습니다. 저 역시 요리에는 젬병이지만 이제부터는 도시락이라도 직접 만들어보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뭐 레시피는 물론이고 밑재료까지 다 세트로 파는 시대라 만드는 것 자체가 어렵지는 않습니다. 성실함이 관건이겠죠.


3. 당연한 말이지만 운동을 해야 하고, 피트니스에 갈 여유가 부족하다면 활동량을 늘려야 합니다. 저도 그래서 친한 사람의 경우 외부 미팅을 할 때 같이 산책을 하면서 대화하는걸 즐깁니다. 그 자체가 운동도 되지만 훨씬 크리에이티브한 아이디어들이 많이 나오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한두 정거장 정도는 걸어서 이동하고, 자전거로 출퇴근 하는 것도 일상생활에서 활동량을 늘리는 좋은 방법입니다.


4. 스트레스 관리를 잘 해야 합니다. mental stress는 신체에 어떤 형태로든 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칩니다. 이거는 너무 긴 이야기라 추후에 별도의 포스팅으로 다시 정리해보겠습니다.


5. 위의 모든 것을 하기 위해서는 절대적으로 업무량을 줄여야 합니다. 이게 정말 중요합니다.

여전히 대부분의 창업자들 뿐만 아니라 멘토나 투자자들도, 9 to 6니 Work-Life Balance니 이런걸 논하면 안된다.. 스타트업은 열정으로 달려야 한다.. 사생활, 가정은 포기해야 한다.. 이런 말씀들을 많이 하십니다.


사람마다 성공과 행복의 기준이 다르니 그걸 평가할 수는 없겠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스타트업도 결국 자신의 꿈을 이루고 그걸 통해 행복을 찾기 위해 하는 것 아닐까요? 매월 몇십%씩 성장하고, 수십억 투자를 받고.. 그런 것도 중요하지만 그걸 위해 몸과 정신은 피폐해지고 가족과 주변 친구들과도 소원해지고.. 과연 어떤 것이 더 중요한지는 개개인의 판단이겠지만 저는 사업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고 마라톤이기 때문에 긴 호흡으로 보는 것이 좋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2-3년 빨리 밸류에이션 키워서 exit 하려는 것이 목표이신 분들은 나름대로의 목표가 있으니시 만큼 그 분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존중합니다). 여튼 신체적/정신적 건강과 사업이 같이 성장할 수 있는 방법론을 고민해봐야 할 때입니다.


우리 새해에는 모두 건강하게 일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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