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나의 인생 나의 행복
'성공해서 행복한 것이 아니다. 행복해서 성공하는 것이다. 나는 과연 행복한가? 진정 내 마음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이런 생각들이 가득 차기 시작하더니 결국 또 한 번 사고를 쳤습니다. 갓 5살이 된 아들과 아내를 부양해야 하는 큰 부담감에도 불구하고 나의 인생을 찾기로 결정하였습니다. 10년 차가 되는 새해 첫 출근일을 기점으로 공식적으로 퇴사를 하였습니다. 쓰기에는 한없이 부족하지만 벌기에는 적지 않은 연봉을 완벽히 메꿀 방법도 앞으로 어떤 직업을 가지고 살겠다는 정확한 계획도 없이 또 나는 새로운 시작을 하였습니다.
그동안의 나를 모두 버렸습니다. 학위도 지식도 모두 내버려 둔 채 새로운 분야에 도전을 하였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아주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었고 글의 힘에 대해서 새삼스런 위대함을 깨달았습니다. 어릴 때 그렇게 싫어하던 국어, 영어와 같은 언어가 참으로 흥미로운 학문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학과 과학, 국어와 영어, 이렇게 이분법으로 바라보고 살았는데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은 그렇게 단순한 것이 아니구나 하며 감탄했습니다. 너무도 당연한 사실을 불혹이 넘어가서야 깨달았지만 나에게는 아주 큰 변화였습니다. 세상의 모든 학문은 결국 하나로 통하고 새롭지만 그동안 내가 배운 것들과 본질은 같을 것이다라며 용기를 냈습니다. 글을 쓰기로 결심했습니다. 회사를 다니면서 구상을 하고 틀을 잡아가던 소설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였습니다.
외로운 길이었습니다. 회사를 다닐 때와는 너무도 다른 환경에 적응해야 했습니다. 정해진 출퇴근 시간이 없고 아무런 제약이 없자 나태해지기도 했고 그런 나 자신과 매일 같이 싸우기도 했습니다. 모아논 종잣돈으로 투자를 하며 생활비를 마련했지만 무슨 일이 생겨도 정해진 월급이 들어오던 시절에 비해서 편하게 지내기는 힘들었습니다. 마음을 다스리는 법에 대해서 수 없이도 고민하고 공부했지만 항상 웃을 수만은 없었습니다. 어느 순간에 갑자기 나락으로 빠지는 것 같은 무서운 느낌이 들기도 하였고 더 이상 버티기 힘들다는 비관적인 생각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그때마다 난 다시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너무도 갑작스럽고 황당한 나의 결정을 존중해 주며 옆에서 나를 묵묵히 지켜주던 나의 아내와 아들도 있었지만 진정으로 내가 나아갈 수 있었던 건 엄마의 믿음이었습니다. 엄마는 언제나 나를 믿어 줬습니다. 담배를 피우다 정학을 맞은 그때부터 30여 년 지난 지금까지 단 한 번의 흔들림도 없이 진정으로 나를 믿어 주었습니다. 나 자신조차 나를 믿지 못할 때도 엄마는 진심으로 내 성공을 믿어주었습니다. 자식이기 때문에 힘을 내라고 하는 소리가 아닌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고 언제나 내가 최고라고 믿어주었습니다. 자식을 낳으면 부모의 마음을 이해한다고 하지만 난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너무도 사랑하는 나의 아들이지만 나는 과연 이런 상황에서도 나의 아들을 전적으로 믿어주고 기다려주며 무한한 사랑을 줄 수 있을까 생각해 봅니다. 누군가의 절대적인 믿음을 얻는다는 것은 아주 큰 축복입니다. 회사를 그만두고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면 세상 모든 사람들이 나를 비웃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모두들 다 그렇게 사는 거야. 뭐 그리 대단하다고 혼자 잘난 척하면서 인생을 찾겠다는 거냐. 정말 한심한 선택이야.'
잘못된 선택이라고 세상에 맞춰서 살아가야 한다고 지금이라도 다시 돌아가라고 이 세상 전부가 나에게 외칠 때 나를 믿어주는 단 하나의 존재가 있다는 것은 아주 큰 힘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계속 나아갈 수 있습니다. 3년을 준비한 소설을 발행하였지만 큰 반응을 얻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 글을 읽으면서 진정으로 몰입을 하고 슬픈 장면에서는 눈물도 흘려주는 나의 가장 큰 독자가 있기에 나는 계속 글을 씁니다. 엄마는 내가 무엇이 되기를 바라지 않았습니다. 무엇이 되어 있던 자랑스러워 하고 그 안에서 내가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나는 내 인생의 행복을 위해 나아갑니다. 나는 압니다. 내가 행복해지는 것이 인생에서 가장 큰 행복이고 목표인 단 한 사람이 있다는 것을.
이 글은 나의 인생이야기입니다. 하지만 나 혼자만의 삶이 아니었습니다. 나보다 더 나를 사랑한 그분의 삶이기도 하였습니다. 나보다 더 나의 행복을 원하는 그런 사람이 있었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고 계속 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글은 우리 엄마의 자서전입니다. 좋은 것은 자식에게 주고 힘들 때는 엄마에게 투정을 부리는 못난 아들이지만 엄마의 행복을 진심으로 바랍니다. 그리고 엄마의 행복을 위하여 내가 행복해지겠습니다. 그 어떤 말로도 엄마의 위대한 사랑의 일부라도 보답할 수 없다는 걸 잘 압니다. 하지만 아주 작은 진심이라도 엄마에게 전달이 되길 바랍니다.
엄마 사랑해.
2025년 음력 8월 7일
엄마의 칠순을 축하하며 아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