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울 거야 많이
치팅데이가 있어도 이 음식은 먹지 않으려고 한다. 바로 햄버거다. 어떤 음식이 제일 좋으냐고 물으면 항상 같은 대답을 했다. 햄버거가 제일 좋고 샌드위치, 피자, 빵이 좋아요. 원래는 M의 B버거를 제일 좋아했는데, 취향이 돌고 돌아서 F의 C 버거로 취향이 바뀌었다. 이번에 최후의 만찬으로 햄버거를 먹고 싶었는데 양상추 문제가 있어서 오랜 단골집인 갈비로 변경했다. 다시 말하지만 치팅데이에도 햄버거는 먹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이제 꿈에서나 먹을 수 있을 것이다.
몇 년 만에 방문한 갈빗집에는 신기하게도 로봇 서빙이 이뤄지고 있었다. 표정도 있는 로봇은 통로를 이리저리 이동하며 신통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쉬지 않고 움직이는 로봇의 서빙을 받으며 반찬들이 상에 차려졌는데 아니 이럴 수가. 양상추가 수북이 쌓인 샐러드가 아닌가. 여기는 타격을 받지 않았나 싶어 샐러드를 원체 좋아하는 나는 샐러드 접시를 세 그릇이나 비워냈다. 물론 다른 반찬도 많이 비워냈다. 고기가 주를 이루는 것인지 알다가도 모를 만큼 입으로 들어가는 반찬들이 훌륭했다.
접시를 열심히 비워내면서 2차로 어디를 갈까 서로에게 물었다. 내 대답은 치킨? 피자? 였는데, 식사가 끝나고 막상 자리에서 일어나 보니 턱까지 쌓인 음식물 때문에 더는 채워 넣을 수 없을 것이라는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최후의 만찬이니 조급한 마음이 들었던 것이다. 가려고 했던 곳은 배가 불러 맛있게 먹을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조금 걸으면서 소화를 시키기로 했고 들어가자 손이 향한 곳은 아이러니하게도 치맥 집이었다.
치킨 빠진 치맥 집에서 열심히 먹태와 노가리를 뜯었다. 이는 입 운동을 열심히 해서 소화를 시키고 치킨을 먹자는 취지였는데 해내질 못했다. 근황 토크와 최근 관심사를 안주삼아 나의 최후의 만찬은 다소 소박하게 마무리됐다. 이제 치팅데이가 남아있긴 하지만 치팅데이는 다이어트식을 많이 먹는 날이라는 누군가의 말 따라 조절해서 먹어야겠다는 생각이다.
START = 2021년 11월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