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이 쪘다 빠졌다 살은 흘러내림.
지인의 목격담을 빌자면 계절이 바뀔 때마다 다른 사람이 나타난다고 했으니 정말 급격하게 살을 뺐었다. 급격하게 빠진 살만큼 요요 역시 급격하게 찾아왔다. 누구나 그렇듯 살이 빠졌을 땐 즐거워서 먹었고, 살이 쪘을 땐 우울해서 먹었다. 살아오면서 살이 빠졌던 기간이 3이라면 살이 찐 기간은 7일 텐데 짧은 시간 행복했다. 우선 살을 빼면 몸이 가볍다. 피부가 좋아진다. 입을 옷이 많아진다. 무엇보다 사진 찍는 것이 즐겁다. 좋은 게 더더더 많은데 왜 먹는 즐거움 하나 포기 못할까. 더 이상 미루지 말자. 3을 10으로 연장할 때가 됐다.
수많은 다이어트를 통해 깨달은 점은 다이어트하고 난 뒤 유지하는 기간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다이어트 기간을 잊어버릴 정도로 예전 기억을 끄집어내서 먹는 순간 요요의 늪으로 빠져든다. 요요. 참 무섭다. 호되게 당한 기억이 여러 번이다. 요요가 오면 입맛이 돈다. 저염, 무염, 비조리식을 먹다가 짜고 달고 기름진 음식을 먹는 순간 머리에 형광등이 파바박 켜진다. 온몸에 피가 빨리 도는 느낌과 함께 입과 손은 더욱더 바빠진다. 잠깐이지만 글을 쓰면서 내가 먹는 모습을 보는 상상을 했다. 난 정말 게걸스럽게 한 접시씩 해치워 나갔구나... 이 모든 건 남은 음식을 그냥 두고 오지 못하기 때문이다. 할머니는 음식을 남기면 지옥에 가서 산처럼 쌓아두고 다 먹는다는 무시무시한 얘기를 했었다. 다 커서도 마음 한편에는 그 얘기가 주춧돌처럼 박혀있다. 잊지 않고 음식을 남길 때마다 이 이야기가 떠오르니 말이다.
이제 먹을 때는 깨작깨작 먹는 것이 나의 목표다. 와구와구 복스럽게 먹는다는 소리를 들었던 과거의 나를 떠나보낸다. 주문할 때도 음식을 남기지 않을 만큼만 시키는 요령을 터득해야겠다. 먹는 즐거움을 포기하지 않을 정도로 천천히 음미하면서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훈련을 시작해야겠다.
시작까지 하루 남았다 오늘 최후의 만찬을 즐기자!
D-DAY = 2021년 11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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