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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s Seattle Oct 10. 2020

모던 패밀리의 자녀들

동성애 부모와 평범한 부모

진보적인 도시에서 아이를 키우면서 많은 것을 어린이의 시점에서 새로 배우고 있다. 4살 아이가 어느날 자기는 크면 남자랑 결혼하는지 여자랑 결혼하는지 물었다. 아이의 가장 친한 친구 중 하나가 레즈비언 커플의 자녀인 것은 알고 있었는데 최근에 새로운 레즈비언 커플의 아이가 들어와 또래 5명 중 둘이 성소수자의 자녀가 되었다.


어린이집 레즈비언 커플의 자녀들 세 명(다른 연령대 아이 한 명 포함) 모두 정자를 기증한 아버지의 유전자 때문인지(레즈비언 엄마들 중에 한 명이 정자 기증자가 2미터 13센치인 대학 축구부 대표 선수 출신이라고 말한 적 있다) 키가 또래 평균보다 훨씬 더 크고 비범하다. 일례로 왕따를 정의해 보자는 유치원 토론 시간에 다른 아이들은 '혼나야 할 아이', '친구를 미는 아이' 등의 대답을 할 때 이 새 친구는 '약자만을 공략하는 포식자 ( predator who seeks out for weak people)' 이라는 대학생 급의 대답을 했다. 


이런 다양성을 인정하고 축하해 주는 것은 노력이 필요한 일이다. 아이에게 공부를 강요하지 않겠다고 다짐한 우리 부부도 우월하게 튀는 친구들 사이에 내 아이가 걱정되기 시작했다. 심지어 생일이 거의 1년 빠른 내 딸이 거리낌 없이 동생 격인 친구에게 책을 읽어달라고 부탁하거나 책을 읽을 줄 아는 친구가 있으니 본인은 10살이 될 때까지 글을 배울 생각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을 보면서 불안감이 엄습한 적이 있다. 하지만 다양한 환경에서 자란 밝고 착하고 똑똑한 친구들을 두는 것은 역시 축복이다. 최근 입학 준비 중에 내 아이가 사실은 언어능력이 뛰어난 축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게다가 당당한 열등생의 자세까지 갖췄다니 다 모던 패밀리의 아이들, 진보적인 어린이집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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