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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RA Dec 31. 2023

Good bye, Rabbit

1987년. 12살

나는 신기하다는 생각을 했다.

누가 그렇게 정하였는지,

어째서 12번은 해가 바뀌어야 내 차례가 되는지.

1999년. 24살

아름다웠지.

어떤 이유에서인지 몰라도,

그 시절 나는 가장 자신에 차 있었던 것 같다.

2011년. 36살

기억나지 않는다.

Yoon이 6살, 나에게 집중될 수 없던 시절이었다.

2023년. 48살

놀라울 따름이다.

내 해를 다시 만날 때 나는 60살이 된다니......


지금 가르치는 아이들은 6학년이라 나와 띠가 같다.

그래서인가 어느 부분에선 비슷한 구석이 있다.

다만, 아이들은 내가 24살이거나 36살인 줄 안다.

(참고로 초등학교 아이들은 어른 나이 개념이 없음)

나도 그랬으면 좋겠다.

아이들과 어떻게 찍으면 더 예쁠까 고민을 했다

여자 아이 하나가 크리스마스에 받은 선물이라며 막대사탕을 가져왔다.

설탕을 맑은 결정이 되도록 높은 온도로 녹이고

(나의 추측이긴 하다)

그림을 넣어 구슬처럼 만들었는데

(아이가 식용색소로 그림을 프린트한 것이라고 했다)

그 안에 '우주'가 있다.


신기한 것은, 사탕을 조금씩 빨아먹으면

은하수가 점점 줄어들어

마지막에는 내 입으로 쏙 들어온다.


중간에 사탕을 깨물까? 잠깐 갈등을 했다.

점점 작아지는 은하수를 보면서,

내가 감히, 그런 생각을 했다.


내 입속에 녹아든 은하수처럼

2023년 많은 일들이 지나갔고 지나가고 있다.

앞으로 좀 더 의미 있는 일들이 많아지기를 기대하며.

Happy New Year,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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