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매거진
일상다반사
나의 아러타이(我的阿勒泰)
중드 이야기
by
MIRA
Jun 4. 2024
여느 날과 다름없다.
어제와 같은 시간에 일어나 Yoon을 깨우고,
아침밥을 준비한다.
'올해 첫 수능 모의평가, 응시자 역대 최고'
말로만 듣던, 6모.
내 일이 아니라고 여겼던 시간이
드디어 눈앞에 펼쳐졌다.
어제 늦은 귀가를 한 Yoon이
내일 N수생
80명과 함께 시험을
치른다고 하더라.
아이들이 느끼는 부담감이 현실로 다가오는 듯했다.
그래도 우리 모자는
비교적 덤덤하게 이야기를 나누었지.
어차피 파이는 정해져 있고,
우리는 의대파가 아니잖아ㅎㅎ
나의 아러타이 출처: IQIYI
남들은 선재에 꽂히던데,
나는 가끔 시대와 동떨어진 삶을 사는 사람 같다.
드라마의 배경은
중국 신장 위구르의 아러타이라는 작은 마을이다.
카자흐스탄, 러시아, 몽골과 국경으로 가까운 곳이라 중국 드라마이지만, 중국 같지 않은 분위기가 있고
한족, 카자흐족, 몽골족으로 구성된 유목민의 삶을 그리고 있다.
여주인공 원슈는 작가를 꿈꾼다. 하지만, 자신이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 의문을 가지고 있다.
남주인공 바타이는 마장에서 말 조련사를 꿈꾼다. 하지만, 역시 유목을 하는 가업을 이어야 하는 삶에
갈등을 가지고 있다.
난 어떤 것에 꽂혔을까?
"누구랑 말하고 싶지 않아?"
"전 혼잣말을 할 수 있는걸요."
"너도 나처럼 머리가 고장 난 거니?"
"음, 나에겐 글쓰기의 세계가 있어요."
"어떤 걸 쓰니?"
"우리 삶이요."
"재미없는 건 마찬가지잖니."
"달라요, 할머니는 몰라요. 다른 거예요."
하루종일 방문객 하나 없는 널따란 초원의 집에서 치매에 걸린 할머니와 손녀의 대화이다.
원슈는 그녀만의 세계가 있고, 나는 공감한다.
"쓸모가 있다는 게 무슨 말이야?"
"초원에 존재하기만 해도 좋잖아."
모녀는 전혀 닮지 않았지만, 서로를 이해하는 관계이다.
드라마 말미에 바타이가
자신의 말을 불가피하게 죽이게 되는 이야기가 나오고,
오랫동안 초원을 떠나게 되는데,
엄마는 딸에게 역시 이런 말을 전한다.
"나런샤 목장이 쉴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거야,
목장의 물과 풀 상태가 원래대로 풍성하게 돌아와야,
해가 지나면 유목민들이 소와 양을 거느리고 다시 돌아올 수 있으니까......
바타이한테
시간을 줘"
역대급 수능이면, 어떠랴.
Yoon은 착실하게
자신의 목표를 계획하고 실행하고 있다.
언제나 핑크빛이 아닐 수도 있지.
하지만,
저 아이가 묵묵히 걸어가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가슴 한편이 먹먹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오랜만에 흙반죽을 했다.
여전히 남아있는 나의 꿈을 위해,
나 역시 손을 부지런히 움직여 본다.
keyword
중드
수능
작업
13
댓글
댓글
0
작성된 댓글이 없습니다.
작가에게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MIRA
직업
프리랜서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고, 도자기를 만듭니다. <이분 도자사> 글쓰기 중, 민망하지 않을 정도로만 알려주는 게 목표입니다.
팔로워
45
제안하기
팔로우
때가 있는 법
매거진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