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 로봇의 파괴적 혁신이 오히려 돌봄을 파괴할 수도
마블의 명작, 어벤저스 엔드게임에서 관중을 압도했던 타노스의 명대사다.
타노스는 손가락 스냅 한 방으로 전세계 생명체의 절반을 날려버렸다. 그에게도 나름의 대의명분이 있었다. 우주의 자원 고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구를 절반으로 줄여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회복하자는 것이었다. 인피니티 건틀렛을 이용해 손가락을 튕긴 것은 지속가능한 미래를 진심으로 생각한 제스쳐였다. 타노스 입장에서는 말이다.
그리고 이곳 대한민국에 또 하나의 타노스가 오고 있다. 파괴적 혁신을 가져올 필연적 존재, 돌봄 로봇이다.
돌볼 사람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인한 「부양비 증가」 가 핵심이다. 2024년 현재 노인 1명을 약 4명이 부양하지만, 2027년엔 3명, 2036년에는 2명으로 줄고, 2064년에 이르러서는 생산가능연령인구 1명 당 1명의 노인을 부양해야 한다.
노인 인구는 늘지만, 돌봄 인력은 급감한다. 한국은행은 2042년 돌봄 인력 공급이 수요의 약 30% 수준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한다. 10명을 뽑아야 하는데, 일하겠다는 사람이 겨우 3명뿐이라는 뜻이다. 결국, 사람을 대신할 돌봄 로봇의 수요는 필연적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돌봄 로봇은 돌봄 자체를 훼손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이는 비관적인 전망이지만, 단기적으로 현실성 있는 시나리오로 보인다. 이 시나리오의 흥미로운 점은, 돌봄의 파괴를 의도치 않은 별개의 상황들이 하나로 합쳐지면서 돌봄 파괴라는 비극을 연출한다는 점이다.
하나는 ‘(A) 저비용의 외국인 간병인 유입’ 이고, 다른 하나는 ‘(B) 돌봄 로봇 도입’ 이다. 이 두 방안은 톱니가 맞물린 기어처럼 서로를 가속화하며 돌봄 환경을 악화시킬 것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심각한 간병인 인력난을 겪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돌봄 서비스직 노동공급 부족 규모는 ‘22년 19만명에서 ‘32년 38~71만명으로 2~3배 증가할 전망이다. 간병 업무는 노동 강도가 높고 부가가치가 낮아 젊은 층이 기피하는 분야가 되었다. 실제로 돌봄 서비스종사자의 83% 가 50세 이상이며, 앞으로도 국내 자체적인 간병인 공급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한 현실적인 해결책으로 외국인 간병인 고용이 주목받고 있다. 이미 ‘20년 국내 간병인 중 약 절반(46%) 정도가 외국인으로 집계되었으며, 향후 이 비중은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이는 아직까지도, 외국인 간병인 고용이 제도권에 편입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제도적 지원 (전용 비자 부재, 한국어 요구 요양자격증 등) 부족으로 인해 대부분의 외국인 간병인 고용은 정식 요양 시설이 아닌, 개별 가구나 알음알음 식 사적 고용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
국가 차원에서 외국인 간병인 고용의 제도화는 그 유인이 충분히 크다. 첫째는 기회비용, 둘째는 선진사례 때문이다. 간병인을 못 구했을 때 그 현실적인 대안이 가족 간병인데, 가족 간병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나라 차원에서 막대하다. 손실 규모는 ’22년 11조(GDP 0.5%), ’42년 최대 45조(GDP 2.1%)로 추산, GDP의 2%면 바이오 제약이나 패션 등 개별 산업 하나에 필적하는 규모다. 선진 사례를 살펴보면, 일본, 홍콩, 싱가포르 등은 해당 송출국으로부터 간병인을 적극 수입 중이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과 지자체들은 외국인 간병인 제도화를 제안하거나 시범사업을 추진 중에 있으며, 제반 법 체계가 마련이 되면 외국인 간병인 유입은 더욱 탄력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돌봄 로봇이란 스스로 일상을 유지하는 활동이 어려운 고령자나 장애인 등에게 신체적, 정신적 도움을 제공하는 로봇을 말한다. 돌봄 로봇의 도입 전망은 매우 밝다. 시장 규모 예측치가 그렇다.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에 따르면 '24년 국내 돌봄 로봇 시장은 약 1,150억원 (8,715만 달러)수준이며, 3년 후인 '27년에는 약 두 배인 2,200억원 (1억 6,834만 달러)으로 그 규모가 커질 것이라고 본다. '21-'27년 연평균성장률이 24.5%에 달하는데, 미국 전기차 시장의 ’21-’28 연평균성장률 25.4%과 비슷하고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의 ’22-’28 연평균성장률 21.6% 보다 높은 수준이다.
무엇이 돌봄 로봇 도입을 촉진하는가? 수요 (① 노인인구 ②복지시설)와 공급 (③기술 ④ 정부), 총 4가지 영역에서 간략히 살펴볼 수 있다.
① 노인인구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른 국가로, 올해 ‘25년 노인인구는 1,000만을 돌파, 비율 상 20%를 넘어 초고령사회에 진입 예정이다. ’38년이 되면 인구의 1/3 이 65세 이상의 노인일 것이라 통계청은 예측한다. 특히 독거노인은 돌봄이 꼭 필요한 수요층인데, 독거노인 가구 비중은 ‘24년 약 10%에서 꾸준히 증가해 ‘50년에는 20%로 꾸준히 증가할 전망이다.
② 복지시설
국내 노인 복지시설은 그 형태 변화 추세가 특이하다. 노인들이 직접 들어가는 생활하는 주거 형태의 복지시설은 점차 줄고, 노인들의 살고 있는 집에 방문하는 형태인 재가노인 복지시설의 비중이 급증하는 추세다. 즉, 상주 형태의 돌봄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돌봄 로봇은 효과적인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③ 기술
AI, 구동장치, 센서, IoT, 배터리 등 돌봄 로봇 관련 제반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돌봄 로봇의 기능적 이점이 점차 커져가는 상황이다. 특히 AI의 발전은 로봇 산업 성장을 크게 앞당기고 있다. Goldman Sachs는 ’24년 1월 리포트를 통해, 불과 1년 만에, 휴머노이드 로봇의 향후 10년 연평균성장률(’25-35E CAGR)을 기존 40%에서 62%로 +22%p 상향 조정했다(가장 보수적인 기본 시나리오 기준). 그러면서 최근 AI 관련 로보틱스 LLM의 급발전을 주요 동력요인으로 꼽았다.
④ 정부
정부는 돌봄 로봇의 전후방 산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의 ’24-26 전략기술 로드맵에 따르면, ’27년 이후 돌봄 로봇을 공적보조체계로 편입시키는 것을 최종 목표로 삼고 있다. 아직 초기 단계긴 하지만, 기술투자나 지원사업도 활발하다. 산업통산자원부는 ’23-’26년 간 사회적 약자 자립지원 로봇 기술개발에 240억원을 투자, 병원 측의 돌봄 로봇 도입 부담을 25% 수준으로 줄여주는 지원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일부 지방자치단체의 경우, 독거 노인을 대상으로 돌봄 로봇 보급을 확대하고 있다. 가령 경기도는 총 583대의 AI 로봇을 확보, ‘24년 8월부터 건강이 취약하다고 판단되는 독거노인 도민에게 보건소를 통해 AI로봇을 대여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렇다면, 위에서 언급한 (A) 저비용의 외국인 간병인 유입과 (B) 돌봄 로봇 도입, 두 상황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합쳐져 돌봄을 파괴한다는 것일까? 이에 관해 MIT 테크놀로지 리뷰 코리아에서 소개된, 일본 요양원의 돌봄 로봇 도입 실패 사례와 관련 전망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일본의 한 요양원은 세 종류의 돌봄 로봇을 도입했다.
1. 이동을 도와주는 허그(Hug)
2. 레크레이션에 활용 가능한 대화형 인간형 로봇 페퍼(Pepper)
3. 애니멀 테라피를 모방해 정서적 지원을 담당하는 물개 로봇 파로(Paro)
안타깝게도, 결국 이 로봇들은 모두 창고 신세를 면치 못했다. 단순히 성능이 구려서? 물론 성능도 문제의 원인 중 하나였다. 그러나 더 주목할 만한 실패 원인은 예상치 못한 곳에 있었다. 두 가지였다. 첫째는 ‘돌봄 로봇이 간병인과 노인 간 인간적 교류의 시간과 기회를 빼앗았다’는 점이었고, 둘째는 ‘노인들이 돌봄 로봇에 과도하게 의존하게 되었다’는 점이었다.
돌봄 로봇의 도입은 간병인이 부수적인 노동에서 벗어나 노인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해줄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돌봄 로봇은 간병인들의 노동 시간을 줄이지 못했다. 직원들은 로봇을 이동, 관리 및 조작하는데 시간을 써야 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돌봄 로봇이 간병인을 돌봄의 주체가 아닌 관망자로 전락시켰다는 점이다. 가령 허그가 노인을 옮겨줄 때, 간병인은 작업을 마친 허그를 제자리에 갖다 놓는 데 신경을 썼다. 페퍼가 레크레이션 활동을 할 때면 간병인은 옆에서 페퍼의 동작을 따라하기만 했다. 파로가 노인과 애니멀 테라피를 할 때면 노인을 멀찍이 떨어져 모니터링만 했다.
결국, 돌봄 로봇의 도입 과정에서 사람 간의 정신적, 사회적 교류는 현저히 줄었다. 돌봄 현장에서 인간적 교류는 핵심 가치라는 관점에서, 이를 축소시키는 돌봄 로봇은 본질적으로 돌봄 목적에 부합하지 못했다.
이는 주로 애니멀 테라피 로봇인 파로에게서 관찰된 문제다. 도입 초기에는 별 문제가 없었다. 보송보송한 촉감에, 말을 걸거나 쓰다듬으면 반응을 하는 이 물개 로봇에 노인과 간병인 모두 꽤 만족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노인들은 파로에게 병적인 집착과 유사한 행동을 보이기 시작했다. 가령, 파로를 감싼 합성 모피를 벗겨내려고 한다던 지, 파로가 곁에 없으면 식사나 수면을 거부한다던 지 하는 부작용이 생겼다. 결국 직원들은 노인들이 파로와 함께 있을 때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했다.
위 사례를 직접 조사한 앨런 튜링 연구소의 연구원 제임스 라이트는 실패 사례를 복기하며,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돌봄 로봇 도입이 결국 ‘저비용 외국인 간병인 고용 확대’와 같이 결합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한 것이다.
돌봄 로봇은 기본적으로 비싸기 때문에, 돌봄 시설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자 최대한 많은 돌봄 로봇을 구매/임대하여 표준화하려 할 것이다. 재원 확보를 위해 인건비 절감은 필연적으로 고려되며, 국내 네이티브 간병인을 외국인으로 대체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수순이 될 것이다.
근데 마침 돌봄 로봇은 외국인 간병인과 궁합이 좋다. 앞선 사례에서 살펴봤듯, 돌봄 로봇이 도입되면 간병인들과 노인들간 교류 자체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외국인 간병인의 상대적으로 낮은 돌봄 숙련도, 의사소통 능력이 크게 부각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위 전망을 하나의 구조로 도식화해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어떻게 해야 위와 같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할 수 있을까? 돌봄 로봇과 외국인 간병인이 확산되는 와중에 돌봄 파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다음 네 가지를 제안한다.
① 돌봄 로봇에 대한 정신과적 가이드라인 및 의료 윤리 표준화
가장 먼저, 돌봄 로봇과 노인 간의 관계를 명확히 규정할 정신의학적, 의료 윤리적 통합 가이드라인 마련이 필수적이다. 이는 돌봄 로봇의 역할과 한계를 정의하고, 과도한 의존 등 부작용 발생 시 의료진의 개입 기준과 대응 방안을 포함해야 한다. 또한 돌봄 로봇 사용 과정에서 노인의 존엄성과 자율성을 보호하는 윤리적 기준 역시 구체화 및 체계화하여 관리해야 한다.
② 돌봄 로봇의 기술 발전과 ‘안전한’ 서비스 품질 향상
그 다음이 기술이다. 돌봄 로봇의 기술 개발은 위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는 범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여기에는 돌봄 로봇의 감성 인식 능력, 사용자 맞춤형 서비스 제공, 자연스러운 상호작용 기술 개발 뿐만 아니라, 정신건강 이상징후 모니터링 기술, 윤리적 판단 및 의사결정 알고리즘 개발 등을 포함한다.
특히 돌봄 로봇의 ‘자가 관리(Self-managed)’ 기능 발전은 단순 물리적 관리 (이동 및 충전) 이상의 의미를 가져야 한다. 돌봄 로봇의 가장 큰 관리 소요는 비(非)물리적인 것에 있다고 본다. 돌봄 로봇의 가장 큰 리스크는 ‘돌봄 로봇이 노인의 정신 건강에 미칠 악영향’ 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돌봄 로봇 기술은 개체는 독립적(self)이면서 그 기능적인 외연은 정신의학적, 윤리적 지침에 철저히 종속되어 관리(managed)되는 방식으로 발전해야 한다.
③ 돌봄 로봇 전문 관리 에이전트의 활성화
앞선 돌봄 로봇 도입 사례에서 나타난 문제점 중 하나는 간병인이 돌봄 로봇과 노인 사이에서 ‘돌봄’이라는 자원이 분산되는 것이었다. 이에 간병인들이 오로지 노인에게만 돌봄을 집중할 수 있도록, 간병인이 아닌 다른 전문 에이전트에 돌봄 로봇 관리를 위임하는 방안을 고려해볼 수 있다.
관련해서 레퍼런스할 수 있는 사례가 있다. 산업용 로봇의 SIer(Systems Integrator) 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중소기업이긴 하나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JR Automation, Acieta 등이 있다. 이들은 단순 로봇을 판매하는데 그치지 않고, 기업들이 현장에서 로봇을 실제로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맡는다. 하드웨어인 로봇 뿐만 아니라 주변기기, 소프트웨어 등을 고객의 요건에 따라 조정 및 통합하는데 주안을 둔다. SIer는 산업 로봇의 일반화 및 보급에 크게 기여한 요소로 평가받는다.
돌봄 로봇은 산업 로봇이 아닌 서비스 로봇으로, 분류부터 다르다. 그러나 기존 돌봄 시설에도 복잡한 기존 체계가 이미 작동한다. 돌봄 로봇이 조화를 이루게 하고 그 활용성을 극대화하는 것은 어렵고, 전문성을 요하는 일이다. 관련 수요는 충분히 클 것이기 때문에, 돌봄 로봇 SIer는 잠재력 있는 하나의 신규 시장으로 향후 떠오를 것이라 감히 예측해본다.
④ 외국인 간병인의 제도화 통한 서비스 품질 제고
마지막으로, 외국인 간병인의 제도화를 통한 돌봄 서비스 품질의 체계적 향상이 필요하다. 여기에는 돌봄 로봇 도입이 외국인 간병인 확대와 병행될 것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 그리고 돌봄 로봇 도입이 아직 가까운 미래라면, 외국인 간병인 도입은 현재 진행 중인 당장의 현실이기도 하다.
외국인 간병인 고용에는 일종의 딜레마가 존재한다. 저임금과 숙련도, 이 둘은 동시에 같이 잡을 수 없는 두 마리의 토끼와도 같다.
1. 숙련도 우선
일본이나 독일의 경우, 숙련도를 중시하는 제도를 채택했다. 본국에서 간호나 간병에 관한 학위, 자격증 등을 지닌 전문 간병인 대상으로만 간병인 전용 비자를 발급해 준다. 정부 수준의 공적 제도를 통해 관리 감독된다는 점, 그리고 돌봄 시설에서 근로 계약을 통한 고용이 가능하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다만 국제노동기준 적용을 받기 때문에, 내국인과 동일한 최저임금 및 근로조건을 보장받는다는 한계가 있다.
2. 저임금 우선
반면, 홍콩이나 싱가포르는 저임금을 중시하는 제도를 채택했다. 간병인은 ‘외국인 가사도우미’ 라는 명칭으로 가구에 의해 직접 고용된다. 임금 수준은 개별 가구에 의해 통제된다. 실제로 싱가포르의 외국인 가사도우미 임금은 싱가포르 전체 평균임금의 15% (=60만원/400만원) 수준에 불과하다.
그러나 돌봄 서비스의 품질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돌봄 서비스에 대한 품질 관리 또한 개별 가구에서 전임하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싱가포르에서 ‘노인간병 외국인 가사도우미’ 라는 제도가 있어 돌봄 서비스 사전 교육을 받기는 하지만, 해당 교육은 이론 교육과 고용주 집에서 이뤄지는 단시간 현장 교육 위주다.
3. 우리나라는?
최근의 논의 내용을 살펴보면, 일본이나 독일처럼 가자는 게 중론인 것 같다. 아무래도 돌봄 시설에서 고용이 가능하다는 점, 간병인 공급 자체가 점점 어려워지는 가운데 일정 수준 이상의 품질이 보장되는 간병인을 외국에서 대규모로 고용할 수 있다는 점이 크다.
단점 보완 측면에서, 임금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제언도 있다. 우리나라의 국제노동기구 협약 탈퇴는 불가하다는 전제 하에 (탈퇴 시 FTA 등 통상 제약 및 국제 여론 비판 등 부작용이 크기 때문), 돌봄 서비스에 한해 최저 임금 자체를 차등화해 낮추는 것을 고려해보자는 의견이다.
닥터 스트레인지가 1,400만여개 경우의 수 중 단 하나, 우주의 생명체를 모두 살릴 수 있었던 길을 찾았던 것처럼, 우리도 돌봄 로봇과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돌봄 파괴를 최소화하는 방안은 영화처럼 단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일 수 있다. 그렇기에 더욱 공론화가 필요하다.
사회적인 수준에서 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수준에서도 심각한 고민이 필요한 주제다. 왜냐면 돌봄 이야말로 인간을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이고 핵심 개념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절대적으로 돌봄에 의존한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갓난아기를 요람에 눕히고 흔드는 것도, 생을 다한 노인의 무덤을 마련해 안치하는 것도 모두 누군가의 돌봄에 의해서다.
필자를 포함해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라면, 30년 내지 60년 후 마지막 곁에는 돌봄 로봇이 있을 확률이 높다. 우린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같은 공간에 있는 돌봄 로봇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우리는 진정 그 로봇에게 고맙다는 마음을 가질까? 그 마음은 과연 어떤 의미가 있을까?
1) 한국은행, ’23.3.5 「BOK 이슈노트 2024-6호 – 돌봄서비스 인력난 및 비용 부담 완화 방안」
2) 중소벤처기업부, ’24.2 「중소기업 전략기술 로드맵 2024~2026 전략품목 환경분석- 돌봄 로봇」
3) Fortune Business Insights, ’24.8.12 「U.S. Electric Vehicle Market Size, Share & Industry Trends Analysis, By Vehicle Type (Passenger Cars, Commercial Vehicles) and Regional Forecast, 2021-2028」
4)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24.5 「AI반도체 시장 현황 및 전망」
5) Goldman Sachs Research, ’24.2.26 「Humanoid robot: The AI accelerant」
6) 데일리메디, ’24.4.22 「비싼 재활로봇, 국고 지원 혜택…병원 부담 '25%' 산자부, '간병로봇 지원사업' 공모…예산 30억원 투입」
7) 한국경제, ’24.8.19 「경기도 어르신, 보건소에서 ‘AI 건강관리 로봇’ 빌리세요」
8) MIT Technology Review Korea Volume 8. ’23년 5/6월, 「노인 돌봄을 자동화하려는 일본의 오랜 실험 – James Wright」
9) 노무라증권 - 코미야 마사히토 및 이와사키 하루나, ’22.4 「로보틱스 4.0 혁명이란 - 모든 사업 도시로의 로봇 확대와 로봇 생태계를 통한 수평분업 ∙ 민주화」
10) 한국대학신문, ’25.1.24 「“본국 간호·간병 학위 취득자 활용”…해외 요양·간병 돌봄서비스 외국인력 도입 특징은? [아시아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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