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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아오 Sep 08. 2023

사업할 땐 투덜대지 말자

비수기를 완벽하게 극복했다.


라고 생각했다.




내가 운영하고 있는 온라인 쇼핑몰은 여름휴가철이 비수기이다. 정확하게는 제헌절부터 광복절까지. 기가 막히게 딱 그 한 달 동안 주문이 반으로 줄었다. 이때 낙담을 살짝 하긴 했지만 도리어 유통망을 넓히고 새로운 전략을 시도하게 되었다.


천만다행으로 8월 16일부터 8월 31일까지, 비수기 매출을 완벽하게 메꾸고도 남을 주문이 들어왔다. 오히려 이전 월매출을 뛰어넘었으니 한 달 동안 노력한 보람이 있다. 이대로 쭉 상승세를 타고 겨울 성수기를 고대하고 있었다.


그런데 9월이 되자 주문이 뚝 멈췄다. 오늘은 겨우 3건의 주문만 들어왔는데 그마저도 한 건은 재고가 없어 환불 처리했다. 어찌 된 영문일까. 불과 3주 사이에 비수기와 한 계단 성장, 그리고 가차 없이 바닥을 모두 경험하다니.


사실 이 사태는 예견하고 있었다. 두 번째 사업을 시작하면서부터 쇼핑몰을 '대충'하고 있었다. 그다지 노력하지 않아도 적당히 밥벌이는 될 거라 확신했다. 그래서 유통망을 넓히면 당연히 매출도 그와 상응하게 늘어날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달랐다. 얇고 넓은 전략은 먹힐 수가 없었다. 이미 유사한 쇼핑몰이 많은 데다가 경쟁이 치열한 업종이기 때문에 얕으면 얕을수록 오래갈 수 없었다. 깊이를 무시한 채 일하는 시간, 취급 제품, 유통망 같은 폭만 넓혀왔으니 외부 요인에 쉽게 흔들리는 것이다.


일주일 동안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을 살펴봤다. 모든 문제는 밖이 아닌 내 마음으로부터 비롯된다고 하신다. '아침에 일어나기 싫으면 그냥 자면 됩니다. 일어나야지, 일어나야지, 생각을 되풀이하면 일어나지도 못하고, 잠도 못 잡니다. 생각하지 않으면 잠이라도 잘 텐데 말이에요.'


그런데 그 뒤에 과보가 따른다고 하신다. 생각하지 않는다면 잠을 푹 잘 수는 있겠지만 지각을 하는 과보 말이다. 마찬가지로 만약 그런 과보를 얻기 싫다면 생각하지 말고 그냥 일어나면 된다. 지금 번뜩 일어나서 조금 피곤하거나, 늦게 일어나서 지각하거나. 오로지 둘 중 하나일 뿐이다.


00시에 이 말을 듣고 잠자리에서 일어났다. 당장 사업이 무너지기 코앞인데 잠을 자는 것은 사치일까, 아니면 건강이 최고이니 일단 잠을 자는 게 맞을까, 이런 생각이 중요하지 않다. 매출 등락의 원인을 파악하고 있으니 고치면 되는 것. 할 일은 오로지 그것뿐이다.


퇴사를 하고 사업을 시작한 지 1년이 넘었다. 퇴사를 결심했을 때 리스크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 그러니 투덜댈 것이 없다. 사업을 한다면 생각보다 행동이다. 실패란 없고, 그저 성장을 위한 과정일 뿐이다. 오늘과 내일의 구분, 시간 역시 마음먹기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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