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멋대로, 마음대로 사는 세상

by Chong Sook Lee


소중한 것도
사랑스러운 것도
잊지 못하고
그리워하는 것도
세월 속에 묻혀
사라져 간다

어제는
어제의 모습으로
오늘은
오늘의 마음으로
내일은
내일의 계획으로
사는 게 인생이다

세상사
내 마음대로 안되지만
알고 보면
세상 마음대로
갈길을 가는 것

욕심과
시기와 질투가 넘치고
이기와 교만과
분열이 지배하는 세상
꽃이 피면 지고
겨울이 가면 봄이 오듯
세상은
세상이 갈길을 가고
해야 할 일을 한다

봄이지만
꽃샘바람이 불고
봄비가 오고
산불이 나고
봄을 오지 못하게
가로막고 방해하고
심술을 부려도
오고 있는 봄을
되돌려 보낼 수 없다

세상은 세상 마음대로
사람들은
사람들의 마음대로
하고 싶은 대로 산다
새들은 새들의 마음대로
구름은 구름 마음대로
제 잘난 멋에 사는 게
인생살이 세상살이

마음대로 안된다고
불평한다고
안될 일이 되지 않는다
세상이 싫다고
마음에 안 든다고
생을 마감할 수는 없는 것
새로운 삶을 찾으면 된다

어제는 끝나고
오늘은 시작되었고
내일은
아직 오지 않았다
한 치 앞을 모르는 게
우리네 인생

꽃이 만발했어도
봄비가 내리면
미련 없이 떨어지며
내년을 기약하는 꽃
세상 뜻대로
세상이 하고 싶은 대로
흘러가게 하면 된다


(사진:이종숙)%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