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를 알고... 순리대로 살아가는 자연

by Chong Sook Lee


노랗게
익어가는 단풍잎이
언제라도
떨어질 준비가 된 듯이
기운이 없어 보인다

색은 노랗고
화려해 보이지만
가까이 가서 보면
낡고 메마른 모습이
한평생
고생하며
힘든 삶을 살아온
노인의 얼굴을
보는 것 같아 애처롭다

간신히 붙어있는
저 이파리들도
한때는 아름답고
싱그러웠는데
세월을 따라온 길에는
초라하고 누추하여
애석하게도
지난날의 멋진 모습은
찾을 수 없다

생명의 시작과 끝은
보이지 않음 속에서
끊어지고 이어지지만
피어날 때와
떨어질 때를 알고
생을 마감하는
숭고한 모습

바람이 불면
흔들리고 떨어져
갈 곳을 찾아가는 자연
만남도
헤어짐도 없이
피었다 진다

살기 위해
바리둥거리지 않고
갖기 위해
빼앗지 않으며
오르기 위해
짓밟지 않는 순수한 마음

꺾이고 메마른 가지
넘어지고 비틀려도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
피고 지는 나무들이
침묵 속에
조용히 기다린다

바람이 불고
구름이 끼고
눈비가 내려도
한마디의 불평 없이
하늘을 향한
마음을 전하고
거두어 가는 날을
기다리며 서 있다


(사진:이종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