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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이 흐르고... 우리네 인생도 흘러간다

by Chong Sook Lee


살얼음 아래로
조용히
흐르는 계곡물은
가는 곳이
어디인지 몰라도
쉬지 않고 흘러서
물길을 따라가고
하루를 살고
백 년을 사는 인간들도
내일을 모르면서
내일을 향해 간다

사는 것은
결과를 향한 과정
어디에서
어떤 모습이 되어
누구를 만나
함께 갈지 몰라도
열심히 사는 것이
최고라 생각하며
한평생을 살아보니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마무리가
중요한 것을
알게 되는 세월이 온다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세월 따라 변하는
계곡물은
추우면 얼고
따뜻하면 풀려서
풀과 나무를
기르고 가꾸며
어디선가 굴러온
자갈을 매만지며
살아간다

한 세상 살다 보면
수많은
만남과 이별 속에
비바람 눈보라 속을
헤치고 견디며
유혹과
배신과 고독을
이겨내며 울고 웃는다

스쳐 지나가는
강풍에
쓰러져 울다가도
다시 떠오르는
태양에 매달려
희망하고
일어나 살아가는 인생은
기쁨과 슬픔이
오고 가며 남기는
아름다운 삶의 선물이다

비가 오고
눈이 오고
바람이 불어도
하늘과 땅이 주는
소중한 선물은
살아가는 이유가 되어
오늘과 내일을 살게 한다

어제는 추억으로
오늘은 기쁨으로
내일은
또 다른 희망으로
지금껏 살아온 것처럼
꿈을 따라 걸어가는
우리들의 인생길에
행복 가득한
눈부신 햇살이 빛난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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