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어나는 불꽃 속에... 아름다운 추억도 핀다

by Chong Sook Lee


추운 것도
며칠 지나니까
적응이 되는지
영하 20도가 넘어도
추운 것 같지 않아
어릴 적
할머니가 화로에
구워주시던
맛있는 군밤이 생각나는 날


화로 대신에
벽난로에
장작을 태우며
어린 시절의
아름다운 추억 속으로 간다

마른 솔방울로
불쏘시개를 하면
빨갛게 불이 붙어
활활 타오르는 불 속에
만날 수 없는
그리운 사람들이
하나 둘 떠오른다

밖의 온도가
아무리 추워도
벽난로에서
타는 장작으로
집안은 더워지고
추운 날씨는 잊어버린다

불 옆에 앉아서
이런저런 생각에
지나간 날들을 생각하면
세월이
너무 빠른 것을 느낀다

오래전 이 집으로
이사를 온 첫 해 겨울
어느 추운 날
벽난로에 장작을 넣고
불을 지피고
연기가 잘 나가는지
온 식구가 나가서
굴뚝을 쳐다보며
연기 나가는 것을 보며
함께 웃던 기억이 새롭다

이제 아이들은
중년이 되고
우리는 노년이 되는
세월이 흘렀다
젊음처럼
빨갛고
고운 불꽃이 핀다

바쁘고 정신없이
살아온 날들은
불꽃 속에 사그라들고
차분한 노년 생활에
익숙해지는 삶

불꽃처럼 피어나고
불꽃처럼 사그라지는
우리네 인생일지라도
피어나는 불꽃을 보면
다시 한번
아름답던 날들을
기억하며 추억한다

재가되어 사라지는
불꽃이라도
피었던 날들은
어딘가에서 손을 흔들며
그리움을 전한다

(사진: 이종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