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눈이
들판을 가로질러
멋지게 누워있고
지붕에 쌓여있던
두꺼운 눈이 녹으며
수정같이
예쁜 고드름이 달린다
하얀 눈이
먹음직스러워
한 조각 떠서 먹고
매끈하고
맑은 고드름이
맛있어 보여
빨아먹던 날들
눈을 녹이고
고드름을 녹이면
더러운 물이 나오는데
하얗고
고운 겉모습에 속에
철없이 먹던 시절이
추억이 되어 돌아온다
온갖 더러움을
덮어주는 하얀 눈
더러움이 눈 속에
파묻혀 보이지 않지만
눈이 녹으면
아름다운
눈과 고드름의
실체가 드러난다
예쁘고 아름답게
보이는 것들은
보이지 않는
추한 것을
숨기고 감추며
인간을 유혹한다
친절을 가장한 위선
평화를 내세우는
전쟁의 앞잡이
특별 세일이라고
정가를 올리며
바가지를 씌우는 상인
세상은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이
더 두려움을 알게 된다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세상을 유혹하는
수많은 것들 속에
구름뒤에서
빛나는 태양이 있고
소나기가 지나간 자리에는
아름다운 쌍무지개가 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