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려나 보다
화난 듯이 불어대던
바람이 순해지고
햇살은 눈부시게
세상을 비춘다
눈이 쌓여 있어도
얼었던 계곡은
제풀에 꺾여 녹아가고
새들은 나뭇가지 앉아
사랑을 노래한다
나뭇가지는
하루가 다르게
움을 틔우고
낮은 길어지고
사람들은
가벼운 옷을 입고
거리를 걷는다
봄은 보이지 않아도
어느새 우리를 찾아와
가슴을 설레게 한다
다람쥐도 바쁘게
먹을 것을 찾아
나무를 오르락거리고
하늘은 높고 푸르다
지난겨울의
북풍설한은 잊히고
다시 피어나는
새 생명을 기다리는 마음
겨울과 봄이
자리 바꿈을 하며
오고 가고
가는 듯 오는 듯
손을 흔들며 기약을 한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도
정녕 봄은 오고 있는 것
땅속에서 잠자던
생물들이 하나둘
기지개 켜는 봄이
아지랑이 따라서 오는 길목
봄은 아직 오지 않아도
봄이 보인다
눈 속에서
얼음 속에서
피어나는 봄이 조금씩
다가오는 찬란한 오후에
사랑이 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