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를 위한... 정리를 해야 하는 시간

by Chong Sook Lee


살아가는 동안
우리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모르겠다
수많은 것들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물건을 사고
쓰지도 않으면서
쌓아놓는다

정리를 하다 보면
버리자니 멀쩡하고
안 버리고 놔두자니
집안이 복잡하여
상자에 넣고 가방에 넣어
구석에 처박아 놓고
잊힌 물건들 투성이다

많은 물건들은
사고 싶고
갖고 싶어서
비싼 돈 주고 산 것을
생각하면
천 한조각도 버릴 수 없는데
영원히 사는 것도 아니고
언젠가는
정리를 해야 한다

자식들이
돌아가신 부모의 짐을
정리하는 드라마를 보면
하루빨리
정리를 해야 하는데
준비가 되지 않은 마음
내가 좋아 산 것이고
모아 놓은 것들이지만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들이
아니기에 빨리 없애야 한다

돈이나 보석이라면
좋아하겠지만
생필품은
그저 쓰레기에 불과하다
쓰레기를 보물인 줄 알고
모아두고
쌓아두고 이리저리 옮기고
버리지 못하는 욕심으로
언젠가 큰코다칠 텐데
미련을 버리지 못한다

옷 신발 그릇 가구
유행 따라 계절 따라
입고 써야 하는 물건들
보내야 할 시간이
다가오는데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억지를 부려 보지만
조금씩 정리를 하다 보면
꼭 필요한 것만
남길 수 있을지 모른다
말로만 하는 정리
몸으로도 해야 할 시간이다


(사진:이종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