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리즘 딜레마

자유를 주는 감옥, 시간을 훔치는 친절한 도둑

by 추성은

'좋아요'가 얼마나 모였나 궁금해 못 참고 휴대폰을 켠다.

그 순간부터 나의 하루는 '나를 잘 아는 기계'에 맡겨진다.

하루뿐 아니라 365일 일 년 내내 그렇다.


빨간 점 알림이 없어 실망하면, 그때부터 영상으로 넘어간다.

처음 보는 영상인데 오랜 친구처럼 친숙하다.

내 취향을 꿰뚫어 웃기고, 울리고, 때로는 필요한 정보를 정확히 건네준다.


알고리즘은 나보다 나를 더 잘 안다. 문제는 그 친절이 지나치다.

이름 모를 영상들이 영혼과 도파민을 갉아먹는 것을 알면서도, 나는 완전히 끊어내지 못한다.

'꿀 정보'를 여기, 지금 아니면 얻지 못할 거라는 두려움 때문이다.


알고리즘 폭격에 육체와 정신을 가해했다는 죄책감이 들지만, 다음에 스마트폰을 볼 때면 그 감정은 사라진다. 거기엔 내가 찾던 해결책이 있고, 배움의 기회가 있기 때문이다. 뜨거운 메시지로 나를 위로해 주어 치유까지 일어나니, 애초의 죄책감은 무색해진다.


스마트폰을 닫으면 자유를 얻을 것 같지만, 아니다. 열어야 자유가 생긴다. 자유롭게 맘껏 즐길 자유말이다.

알고리즘 딜레마.

유익과 후회의 경계 위에서 '페이스 아이디'가 열리면 설레기 시작한다.

모든 것, 즉 알 수 없는 랜덤 시청은 몰입을 선사하는 동시에 끊어내야 하는 불안을 함께 불러온다.

아니나 다를까, 오늘의 계획들은 뒤로 밀려 내일 할 일로 태연하게 자리를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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