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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혁명을 이끈 천재들

[북리뷰]

by 구자룡

<책 개요>

AI 혁명을 이끈 천재들: 인공지능의 과거, 현재, 미래를 읽다 이승민 저 | 좋은습관연구소 | 2025년 09월 0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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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훔치고 싶은 한 문장>

어떤 기술의 등장에는 반드시 그 기술을 세상에 가져온 사람이 존재합니다. 그 인물을 먼저 이해하고 나면, 그 기술에 대해서도 더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리뷰>

<AI 혁명을 이끈 천재들>은 인공지능 개발에 참여한 10명의 천재의 호기심과 열정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시중에 나와 있는 생성형 AI 관련 책은 대체로 기술 발전의 개념과 사용 방법에 대한 피상적인 접근이 대부분이다. 이 책은 특정 인물 내면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심층적인 접근이다. 새로운 시각이다. 신선하고 스토리 중심에 저자의 통찰을 함께 느낄 수 있다. 인공지능 기술을 발전시킨 인물과 그 배경 스토리를 한 권의 책으로 이해하는 새로운 경험이 되었다.


저자는 “‘인물’을 중심으로 공부하는 방법이 새로운 지식을 빠르게 습득하는 방법(습관)이 된다”는 것을 여러 번 경험으로 알게 되었다고 한다. 인물 중심으로 공부하는 방법은 어떤 방법일지 고민해 보았다. 보통은 해당 인물의 자서전이나 평전 혹은 전기일 것이다. 예를 들면, 월터 아이작슨이 쓴 <스티브 잡스> 전기 같은 책일 것이다. 그런데 이런 유형의 책은 지금 쟁점이 되는 주제가 아니라 그 사람의 일대기에 가깝다고 생각된다. 이런 관점에서 이 책은 차별화된다.


특히 놀라운 것은 특정 인물에 대해 직접 인터뷰를 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미 누군가와 인터뷰하고 기사나 지면을 통해 공개된 내용을 찾아서 주제와 시기별로 소개하고 저자의 생각과 통찰한 내용을 함께 제시하고 있다. 해당 인물의 생각과 함께 일한 사람들의 스토리로 연결되어 있다. 책의 흐름을 따라가면 자연스럽게 인공지능 학계와 업계의 전체 그림이 그려진다. 이런 측면에서 저자의 자의적인 해석과 관점이 과연 신뢰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들기도 한다. 분명 논픽션인데 픽션 같은 스토리 전개에 소셜 읽듯이 후루룩 읽을 수 있다. 이 부분이 아마도 저자의 탁월한 식견이 아닐지 생각한다. 이 책을 쓰기 위해 참고한 인터뷰 내용이 방대할 것 같다. 여기 소개된 10명의 천재는 서로 연결되어 있는데 저자와 친분이 있는 천재는 없는 것 같은데 어떻게 직접 인터뷰한 것같이 정리하고 연대순과 관계성을 속속들이 파악해서 연결했을지 궁금하다.


그리고 소개된 10명 천재의 핵심 업적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점도 좋았다. 이점 때문에 기술 중심으로 서술된 책과 달리 누가 무엇에 관심이 있었고 어떤 성과를 이루었는지 알 수 있다. 즉, 어떤 사람의 이름이 거론되면 아 그 사람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방향에서 어떤 결과를 만들어냈는지 알게 되었다.


예를 들면, 딥러닝의 선구자 제프리 힌튼 교수, 단백질 구조를 예측한 데미스 허사비스 CEO, 챗GPT의 창조자 일리야 수츠케버 전 오픈AI 수석 과학자, 강화학습 개척자 리처드 서튼 교수, 케라스 창시자 프랑소와 숄레 CEO, 자율주행과 바이브 코딩의 선구자 안드레이 카파시 전 테슬라 AI 디렉터, 추론 모델 인공지능의 개척자 노암 브라운 오픈AI 연구 과학자, 그리고 젠슨 황, 사티야 나델라, 일론 머스크 등 인공지능 관련 연구와 개발, 관심과 호기심, 집념과 철학에 대해 깊이 있는 성찰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소개된 천재들의 “가장 두드러지게 느껴지는 공통점은 배우고자 하는 의지가 누구보다 강하며, 겸손하다는 점”이라고 저자는 정리했다. 또한 단 1명(리처드 서튼)을 제외한 나머지 9명은 기회를 찾아 자신의 출신지를 떠났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 책에서는 10인의 천재만 다루었기 때문에 인공지능 관련 다른 인물의 이야기도 궁금해진다. 여기서 다루지 못한 인물들을 2권에서 다루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가 서문에서 인물 중심으로 공부하는 방법에 관해 이야기했을 때 사실 믿기 어려웠었다. 스토리에 빠져 의도치 않게 정독하고 보니 이런 방법이 참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다음 책이 기다려지는 이유다.


<기억하고 싶은 문장>

p.10. ‘인물’을 중심으로 공부하는 방법이 새로운 지식을 빠르게 습득하는 방법(습관)이 된다는 것을 여러 번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p.10. 사람을 중심으로 공부하게 되면, 그 사람이 앞으로 무엇을 하려는지 방향성을 읽을 수 있습니다.

p.42. 힌튼 교수는 이대로 가다간 향후 30년 내 인류가 멸종할 가능성이 10~20%에 이른다는 다소 과격한 전망까지 내놓았습니다.

p.43. “최고의 연구는 호기심에 의해 추진될 때 나옵니다. 단지 무언가에 대해 끝까지 이해하고 싶은 욕구, 그것이 위대한 연구로 이어집니다.” - 제프리 힌튼

p.49. 수많은 AI 시스템의 발명 뒤에는 수많은 AI 연구자들의 노고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특히 꼭 한 명을 기억해야 한다면, 지치지 않는 호기심과 유연한 사고로 딥러닝과 역전파 알고리즘을 가져다준 제프리 힌튼 교수를 제일 먼저 꼽아야 할 것입니다.

p.63. 힌튼 교수의 알렉스넷이 사물 인식과 인물 인식 그리고 자율주행이라는 형태로 현실 세계에 적용되었다면, 허사비스의 알파폴드는 단백질의 구조 예측을 통한 신약 개발이라는 형태로 적용되었습니다.

p.67. 우리가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하나의 공통점을 갖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그들의 발명으로 사람들의 삶을 바꾸고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는 점입니다.

p.67. 스티브 잡스는 매킨토시로 PC의 시대를 열었고, 아이폰으로 모바일 시대를 열었습니다. 제프 베조스는 아마존으로 전자상거래의 시대를 열었고, AWS로 클라우드 컴퓨팅 시대를 열었습니다. 일론 머스크는 스페이스 X로 재사용 로켓의 시대를 열었고, 테슬라로 전기차의 시대를 열었습니다.

p.107. AI, 특히 자연어처리 분야에서 말하는 토큰(Token)이란 텍스트를 작은 단위로 쪼갠 조각을 뜻한다.

p.138. AI가 당신의 일자리를 빼앗아 가지는 않겠지만, AI를 잘 쓰는 누군가가 당신의 일자리를 빼앗아 갈 것입니다. - 젠슨 황

p.141. 미래의 인재는 “무엇을 알고 있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알고 싶어 하는가”로 정의될지도 모릅니다.

p.141. AI시대를 살아갈 미래 세대에게 가장 중요한 교육은 호기심과 비판적 사고를 바탕으로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는 교육입니다.

p.304. 가장 두드러지게 느껴지는 공통점은 배우고자 하는 의지가 누구보다 강하며, 겸손하다는 점인 것 같습니다.

p.304. 이들이 하는 얘기에는 겸손한 자세와 열려있는 사고, 누구보다 치열하게 학습하는 마인드가 공통으로 보였습니다.

p.305. 거의 대부분 자신의 출신지에 머물러 있지 않고 기회를 찾아 활발하게 이동했다.

p.309. 어떤 기술의 등장에는 반드시 그 기술을 세상에 가져온 사람이 존재합니다. 그 인물을 먼저 이해하고 나면, 그 기술에 대해서도 더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뿐만이 아니라 인물을 이해하려는 과정 그리고 닮아가려는 과정에서 우리 역시 굉장히 압축적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꼭 인공지능 업계의 인물에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문헌>

< 제리 카플란 생성형 AI는 어떤 미래를 만드는가>, 제리 카플란 저, 정미진 역, 한스미디어, 2024.

<인공지능은 생각하지 않는다>, 김송규 저, 좋은습관연구소, 2025.

<박태웅의 AI 강의 2025>, 박태웅 저, 한빛비즈,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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