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자신이 하고자 하는 분야에서 잘 되고 싶어 한다. 너무 잘 되면 유명세라는 것이 붙어서 행동에 제약이 생기기도 하고 말을 할 때도 신경 쓸 게 많아진다는 불편함이 생기지만 어느 정도 잘 되는 것을 거부하는 사람은 없을 거다.
잘 되고 싶어 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돈, 명성, 편안함 등 정말 다양한 이유가 있고 이는 개인의 환경과 특성에 따라 나뉜다. 그게 무엇이든 간에 잘되면 남들이 가지고 싶었던 것도 모두 얻을 수 있는데 그중에서 가장 건강한 이유가 있다. 바로 남을 미워하지 않기 위해서다. 모든 사람을 미워하지 않는 게 아니라 미워하고 싶지 않은 사람을 미워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사람이 힘들고 고통스러워지면 가장 먼저 마음의 문이 예민해진다. 그냥 걱정해 주는 말을 날카로운 칼로 받아치고 할 수 있는 조언을 방류된 댐의 물처럼 흘려듣게 된다. 주변의 모든 말과 행동은 나를 옥죄어오는 손길이라는 착각을 확신으로 믿으며 하루하루를 살다 보니 모든 사람이 자신의 적처럼 생각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런 의도가 아닌 걸 알면서도 미워할 이유를 찾게 되면서 더 깊은 수렁으로 스스로 들어가고 주변 사람들에 상처를 주게 된다. 그 무게는 관계가 얼마나 깊은지와 비례하게 되는 비참한 사실을 알게 되는 건 여유가 생긴 이후라는 게 가슴 아픈 현실이다.
이제 사회생활을 할 때쯤 힘든 상황이 벌어져 있음을 알게 됐다. 몰랐던 건 아니지만 생각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었고 힘든 환경이 주어진 상태에서 첫발을 내디딘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저 두 손을 모아 종교와 상관없이 신과도 같은 대상에게 미친 사람처럼 빌거나 로또라는 행운을 바라는 거 말고는 없었다. 일반 회사원으로서 감당하기에는 답이 없었기 때문이다.
무교이기 때문인지 간절하게 빌었던 소원을 들어주는 존재는 아무도 없었고 로또라는 행운은 당연하게도 오지 않았다. 일반적인 회사원 생활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는 현실이라는 점과 그 해결이 나를 위한 게 아닌 것이 싫었다. 그러다 보니 주어진 환경을 만든 사람들이 너무 미웠다. 그저 차곡차곡 저축도 하고 가끔 투자도 해보며 돈을 모으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감정을 키우고 결혼하여 아이도 낳고 사는 루트를 꿈꾸기도 힘든 상황으로 미래가 그려지다 보니 더 그랬다.
미워하고 싶지 않은 사람을 너무 미워하다 보니 어느 순간 느낀 게 있다. 미워하는 감정은 도움 되는 게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행동 하나하나에 대해 부정적인 감정을 쓰게 되고 따뜻한 한마디조차 말하기 힘들게 되는 등 점점 좋은 자아를 잃어가고 나쁜 자아만 남는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그걸 느끼며 하루하루 죽어가는 순간 불현듯 돈을 많이 벌어서 이 상황을 탈출하고 싶었던 이유 대신 남을 미워하지 않기 위해 잘되어야겠다는 게 자리 잡았다. 미워하고 싶지 않은 사람을 미워하지 않고 걱정과 조언이 옥죄어오는 손길이 아니라 감싸오는 손길이라는 걸 느끼고 싶었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이 주어진 환경 때문에 힘든 건 여전히 바뀌지 않았다. 버틸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과 해결하기 위해 당장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반드시 잘 되어서 탈출할 거라는 가슴속 불씨는 살아있다. 미워하고 싶지 않은 사람을 미워하지 않고 호의를 예민하게 거절하지 않는 삶을 한 번쯤 살아보고 싶기 때문에 그 불씨를 소중하게 키워갈 것이다. 잘 되고 나서 주변 사람들에게 준 상처의 무게가 어느 정도였는지 아는 게 무섭지만 그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