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데 도움 되는 3가지

그때 배워서 다행이다

by 추억과기억

소수의 몇 사람을 제외하고는 성인이 돼가면서 일을 하고 돈을 벌어야 한다. 그때 정말 유용한 것이 몇 개 있는데 이를 경험으로 배웠던 적이 있다. 심지어 실생활에서도 잘 쓰여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사령부에서 군생활을 하던 당시 같은 부대의 병사들이 좋게 봐줘서 일병 때 상담병으로 뽑혔다. 여러 병사들의 고충을 듣고 이를 보고하며 원만한 부대운영을 위해 기여가 주된 이유였는데 병장이 될 때까지도 그 임무를 맡아서 하게 됐다.


전역을 한 달 하고도 며칠을 더 남겨둔 시점에 예하 부대에 감찰을 나가게 됐는데 (하필) 병사 대표로 뽑혀서 일주일 간 높은 계급의 간부들과 가게 된 날이 기억난다. 여러 부대를 돌면서 맡은 감찰 업무를 보게 됐는데 병사들에 대한 현실을 파악하고 이를 보고서로 만들어 제출하는 것이었는데 당시 느꼈던 사회가 꽤나 가슴 깊이 남았기 때문이다.


어떤 부대에 방문했는데 그 부대의 간부가 나와서 우리를 맞았다. 각각 맡은 업무를 위해 나와 함께 갔던 간부들은 흩어졌고 나는 병사들을 만나게 해달라고 그 간부에게 말하려던 찰나 기억의 시작점이 된 말을 들었다.


"너 뭐야?"


"아 ㅇㅇ사령부에서 파견온 병장 ㅁㅁㅁ입니다. 저는..."


"운전병인가? 저기 가서 대기하고 있어"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 부대의 간부는 신경 쓰기 귀찮다는 듯 말했다. 상위 부대에서 감찰을 위한 파견이 나왔고 자기보다 높은 계급의 간부들만을 맞이하다 보니 어쩔 수 없었다는 생각도 든다. 그런데 계급이 낮은 일반 병사라고는 해도 말하는 도중에 끊고 당연히 별 볼 일 없는 사람 취급하는 것이 너무 거슬리고 짜증 났다. 그래서 건방지게 깨달음을 주기 위해 말했다.


"아 저는 병사들을 상담하고 부대에 대한 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임무를 가지고 왔습니다."


"아 그랬어?? 아이고 미안하다"


이때의 난감해하던 표정이 아직 생생하다. 윗사람을 위해 무시했던 사람의 업무가 사실상 가장 자신에게 직접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사람이라서 놀라고 무서워한 그 표정이라고 읽혔기 때문이다.


"아닙니다. 혹시 병사들이 '생활'하는 곳을 알 수 있겠습니까? 병사들과 '상담'하며 실태를 '파악'하고 '보고'해야 해서 그곳에 가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저렇게 일부러 강조하며 그 간부에게 물어봤다. 아랫사람이라는 이유로 무시한 그 간부에게 아니 그 어른에게 실수했음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기 때문에 그런 건방진 용건을 말했다.


"아 저기에 있는데 인솔해 줄게."


이후 그곳에 가면서 간부는 말을 걸었다.


"아 운전병이 아니었구나... 미안하다. 잘 부탁한다."


당시 대학교 1학년을 마치고 입대한 후 군생활을 하던 22살이었기 때문에 사회생활에 대해서는 자세하게 느낀 적은 없었던지라 '이게 사회구나'하는 걸 느꼈다. 그러면서 배울 점도 얻었다.


첫 번째, 상대방에 대해 당연시하면 안 된다.

특히 처음 봤을 때 겉모습이나 직급, 나이 등으로 상대방에 대한 인식을 당연시하고 행동하는 건 무례하다는 걸 배웠다. 별 볼 일 없어 보이고 나보다 낮아 보여도 그 사람을 존중해야 한다. 그 사람의 진가를 위해서라도.


두 번째, 굽혀야 하는 건 나이와 직급 등과 상관없다.

자신보다 계급이 높거나 나이가 많은 사람에게 깍듯하다가 낮은 사람에게 하대하는 건 정말 위험하고 잘못된 거는 감정적인 면을 떠나서 나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건 그 사람의 높낮이와는 상관없다. 나보다 낮은 사람이어도 굽혀야 할 수 있고 그러기 위해서라도 알량한 자존심은 내려놓아야 한다.


세 번째, 태세전환은 필수다.

어떤 이유 든 간에 실수를 할 수 있는 게 사람이다. 하물며 알고서도 실수하는데 모르는 상황에서는 더 실수할 수 있다. 그때 태세전환은 필수다. 상대방에게 미안해서도 있지만 내 앞날을 위해서 필수다.

머나먼 길을 가기 전 그 일은 내게 플랫폼이었다

전역을 앞둔 22살인 당시 느꼈던 게 바로 이런 거다. 이를 자존심의 문제라기보다는 존중의 문제라는 생각을 한다. 상대방을 존중해 줘야 사회에서 기회라는 것이 생길 수 있고 실수를 하더라도 넘어가주는 아량을 가지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실용적인 면을 떠나 무한 경쟁의 사회에서 도움이 되는 방식이라서 그때 배운 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