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슬픈 직감은 틀리지를 않나

우울증을 직감하다

by 추억과기억

우울증을 직감하고 확인받다

돌이켜보면 어릴 때부터 마음속에 항상 생각이 많았다.

아주 사소한 거부터 커다란 거까지 궁금증이 있었고

그에 따라 나만의 생각을 많이 했었다.


가령 언젠가 만화 속 주인공처럼 팔이 늘어나서 멀리 있는 물건을 가지고 올 수도 있지 않을까?,

우주에서 괴물이 지구를 침공한다면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할까?

등등이 그 예시라고 볼 수 있다.


다행히 이런 내용은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가벼운 유희가 되어

'재미'를 선사하기도 한다.


이렇게 망상도 하지만

가장 컸던 건 실존적인 내용에 대한 고찰이었다.


나는 누구인가?

왜 살아야 하는가?

죽음이란 무엇일까? 등등

이러한 내용이 나를 정의할 거라며 많은 고민을 했다.


이는 초등학생 때 가볍게 시작했던 건데

나이를 먹어가고 알아가는 게 늘어날수록 깊어졌다.

그리고 군대를 전역 후 준비한 시험을 2번 탈락한 다음

취직하면서 마음 깊은 곳에 감기 바이러스가 생겼다.


아니 그제야 생긴 줄 알았다.


2024년 11월 어느 날.

그날을 기점으로 며칠 전부터 너무 감정 조절이 되지 않았고 예민했다.

마음은 항상 힘들었던지라 또 그렇겠거니 했지만

정말 힘들었던 그날 마음을 먹었다.


'정신과 방문'을 해봐야겠다고.

그대로 예약을 잡았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들어간 병원이었지만

잔잔한 음악으로 마음이 편안해졌고

향기도 좋았다.


간호사 분이 따뜻하게 반겨줬고

초진임을 밝히자 간단한 개인정보를 작성해라고 종이를 주셨다.

작성하고 있는데 살며시 다가오시더니

조심스럽게 질문 몇 가지를 하셨다.


간호사 : 어떤 상태인 거 같아서 오셨을까요?

나 : 아무래도 우울증인 거 같아서 왔어요

간호사 : 에고... 그러시구나... 혹시 위험한 생각도 하신 적 있으세요..?

나: 네.. 그런데 시도는 해보지 않았어요


위 질문 외에도 여러 가지를 물어보셨다.

다 작성하고는 잠시 앉아서 기다려 달라고 하시더니

상태확인을 위한 체크 리스트를 주셨다.

꼼꼼하게 작성한 후 전달했고

이후 상담 및 진료를 위해 의사 분과 마주했다.


의사 : 안녕하세요

나 : 안녕하세요..

의사 : 혹시 지금 괜찮으신가요? 얼굴이 너무 안 좋아 보이시는데...

나 : 그러게요... 좀 힘드네요 사는 게

의사 : 잘 오셨습니다.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체크해 주신 거 보면서 얘기를 나눠볼게요.


이렇게 내 첫 정신과 방문기가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