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당근과 남겨진 마이크

엄마의 공감공간

by 이지현

꼭 위험한 칼질을 할 때

자기도 해보고 싶다고 해요.


꼭 뜨거운 걸 만지고 있을 때

자기도 만질 수 있다고 해요.


꼭 중요한 전화를 받고 있을 때

크게 짜증내거나 대성통곡을 해요.


오늘도 그래요.


아직도 야채손질이 서투른 엄마는

심혈을 기울여 당근 껍질을 벗기고 있는데

옆에서 자꾸만 할수있다고, 하고싶다고.


눈 딱 감고 해보라 했어요.

그리고 눈에 레이저를 켜고 주시했어요.


생각보다 안전하고 생각보다

야채껍질을 능숙하게 한겹한겹 벗겨내요.


안심하고 시선을 돌렸어요.


잠시 후,

"이제 다했다!"하곤

아이가 무심히 갔어요.


엄마는 깜짝 놀랐어요.

당근은 없

당근마이크가 있었거든요.


엄마는 노래해요.



"당근을 먹어야하나~

노래를 불러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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