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밤 국경을 넘기 위해 작은 배를 기다리는 한 남자.
아버지와 국경을 넘어 만나기로 약속한 남자는 난민들에 섞여 배에 오른다. 모두들 숨죽인 채 배는 조심스레 출발한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사이렌이 울리고 눈부신 조명등이 이들이 탄 배를 비춘다. 그와 함께 총성이 울리기 시작하고 혼비백산이 된 사람들로 인해 배는 뒤집히고 만다. 그로 인해 물에 빠진 남자는 어렵게 뒤집힌 배 안에 숨어 육지에 도착하게 된다. 육지에 도착했다는 안도감도 잠시 다시 경찰차가 보이고 이내 사람들은 숲을 향해 뛰기 시작한다. 이에 사람들을 제치며 앞으로 달려가던 남자는 결국 경찰이 쏜 총알에 맞아 피를 흘리며 바닥에 쓰러지고 만다. 그런데 이때 그의 가슴을 관통한 총알로 인해 흐르던 핏방울이 하늘로 솟아오르기 시작하고 남자의 몸도 기적처럼 함께 떠오른다.
이 남자의 이름은 아리안(솜버 예거), 그는 시리아 난민으로 아버지와 함께 헝가리에 가기 위해 배를 타고 국경을 넘는다. 하지만 이때 헝가리 국경수비대 경찰인 라슬로(기오르기 세르히미)가 쏜 총알 세발을 맞고 쓰러지게 된다. 그런데 총을 맞고 죽은 줄 알았던 아리안은 기적처럼 몸이 하늘로 솟아오르며 다시 살아난다. 그 뒤로 공중 부양을 할 수 있는 신비한 능력을 가지게 된 아리안은 난민 수용소에서 의사 스턴(메랍 니니트쩨)을 만나게 된다. 스턴의 도움으로 난민 수용소를 탈출하게 된 아리안은 국경에서 헤어진 아버지를 찾기 위해 돈이 필요하게 된다. 이를 마련하기 위해 그는 스턴을 도와 환자들을 만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지하철역에서 아버지를 수소문하기 위해 만난 시리아 테러리스트들로 인해 아리안은 폭탄 테러에 연루되게 된다. 그로 인해 아리안은 그를 지하철 폭탄 테러리스트로 생각하는 경찰의 추격을 받게 된다. 이처럼 이 영화는 총을 맞고 몸이 떠오르는 능력을 가지게 된 시리아 난민 아리안과 그를 이용하려는 스턴, 그리고 이 둘을 쫓는 라슬로 형사의 이야기를 통해 헝가리 내 시리아 난민 문제를 종교적으로 그려낸 영화였다.
주인공 아리안은 시리아에서 플레이스테이션을 하며 오락을 즐기던 평범한 학생이었다. 그러나 그는 전쟁으로 인해 난민이 되었고 살기 위해 아버지와 함께 조국을 등진 채 헝가리로 가려 한다. 그러나 헝가리 국경에서 총을 맞고 쓰러지게 된 그는 그때부터 몸을 공중에 띄울 수 있는 신비한 능력을 가지게 된다.
아리안은 이 능력을 이용하려는 스턴을 도와 삶에 희망을 포기한 환자들을 만나게 된다. 그들 앞에서 공중부양을 보여줌으로써 종교적 기적을 전해주던 아리안은 안락사를 원하는 가족들과 금액을 두고 흥정하려는 스턴과 다툰 뒤 그의 곁을 떠나게 된다. 그러다 지하철 폭탄 테러에 연루되게 된 아리안은 그로 인해 경찰에 포위되는 위기에 처하게 된다.
이런 아리안을 돕는 주인공 스턴은 몇 년 전 술을 마시고 수술을 하다 환자를 사망하게 하는 의료 사고를 낸다. 그로 인해 죽은 환자의 가족들로부터 의료소송에 휘말리게 되고 의사 면허까지 정지된다. 그로 인해 그는 의료소송을 한 환자 가족들과 합의를 하기 위해 큰돈이 필요한 상태다. 그는 하루빨리 소송에서 벗어나 사랑하는 여자친구인 같은 병원에서 일하는 베라와의 행복한 삶을 위해 아리안의 신비한 능력을 이용해 돈을 벌려 한다. 그는 아마도 과거 이 의료 사고로 인해 큰 절망에 빠졌던 듯싶다. 그는 영화 초반 집 앞에서 만난 성경을 전도하려는 사람들에게 "난 성경을 안 읽어요, 종교가 헝가리를 부활시킬까요?" 라는 말을 한다. 아마도 이는 스턴이 과거 깊은 절망으로 인해 이젠 더 이상 종교를 믿지 않게 된 것처럼 느껴졌다. 그로 인해 자신의 눈앞에서 공중 부양을 해 보이는 아리안을 보고도 그는 종교적인 기적보단 돈벌이 수단으로만 아리안을 본다. 그러나 아리안과 함께 다니며 그의 기적으로 희망을 가지게 된 환자들을 보며 신의 영엄함을 느낀 스턴은 조금씩 변하게 된다. 결국 그는 위기에 처한 아리안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걸면서까지 그의 탈출을 돕게 된다.
아리안과 스턴을 쫓는 형사 라슬로는 국경에서 밀입국하는 난민을 관리하는 국경수비대 경찰이다. 그는 국경을 넘어오던 아리안에게 총을 쐈다는 죄책감을 가지고 있다. 그로 인해 자신의 총에 맞아 사경을 헤매는 아리안을 스턴에게 상부에 잘 보고해 달라 부탁까지 한다. 그런데 그런 아리안과 스턴이 함께 사라지게 되자 이때부터 라슬로 형사는 이들을 쫓게 된다. 그리고 라슬로도 아리안의 신비한 능력을 스턴의 스마트폰을 통해 봤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기적적인 모습보단 자신의 관리 소홀로 탈출한 아리안이 폭탄 테러에 가담했다는 생각 때문에 필사적으로 그를 잡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라슬로 또한 아리안의 공중 부양을 눈앞에서 목격하게 되자 그를 겨누던 총을 내려놓게 된다.
개인적으로 영화의 첫 장면에서 배를 타고 국경을 넘는 아리안과 시리아 난민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바로 북한의 탈북자들이었다. 중국 공안은 북한의 탈북자들을 인정하지 않기에 그들을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잡으면 북한으로 강제 송환한다. 그로 인해 탈북자들은 죽기 살기로 한국 대사관에 진입하려 하고 중국 공안은 이를 저지하려는 모습을 TV를 통해 자주 볼 수 있었다. 이 영화 속에서도 헝가리 경찰을 피해 달아나는 시리아 난민들과 이들을 쫓는 헝가리 경찰의 폭력적인 모습이 나오는데 개인적으로는 이 모습을 보며 중국 공안과 탈북자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거기다 중국 내 북한 탈북자 여성들을 인신매매하여 팔아먹는 중국 조직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서인지 돈을 벌기 위해 아리안의 능력을 이용하는 스턴의 모습 또한 탈북자들의 현실과 오버랩되어 가슴 아팠다.
이 영화는 영화 초반엔 주인공 아리안의 시점에서 영화가 진행된다. 그로 인해 영화 초반 배를 타고 국경을 탈출하는 장면에선 마치 나 자신이 그 상황에 놓인 듯 긴박함이 느껴졌다. 또한 아리안이 공중부양을 하는 장면에선 마치 내 몸이 둥둥 떠오르는 것 같은 느낌을 받게 한다. 그러다 스턴과 라슬로가 등장하면서부터 영화는 아리안이 아닌 스턴과 이들을 쫓는 라슬로 형사의 시점에서 영화가 진행된다. 그로 인해 영화는 영화 초중반엔 난민을 인정하지 않는 헝가리 정부로 인해 국경을 넘는 난민들에 가해지는 폭력과 열악한 환경에서 지내는 시리아 난민들의 일상, 그리고 이들을 이용해 돈을 벌려는 헝가리인들의 모습 등을 보여준다. 그러다 영화 후반엔 이와는 정반대의 지하철 폭탄 테러로 인해 헝가리 시민들에게 큰 피해를 주는 시리아 난민들의 모습을 비춘다. 이를 통해 영화는 헝가리 정부로부터 탄압받고 있는 시리아 난민들의 모습과 폭탄 테러로 헝가리 시민들을 위협하는 정반대되는 모습을 동시에 보여주며 유럽 내에 발생하고 있는 난민 문제의 양면성을 관객들에게 보여준다.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에서 최근 본 영화 속 난민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나라에 따라 차이점이 느껴져 재미있었다. 먼저 스리랑카 난민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프랑스 영화 <디판>에서는 난민의 시점에서 프랑스 내에 벌어지고 있는 난민들에 대한 차별과 빈민 아파트에서 벌어지는 깡패들과 난민들의 대립을 그리고 있다. 그리고 이 영화<주피터스 문>에서는 난민을 탄압하는 헝가리 정부와 폭탄 테러를 하는 시리아 난민들을 통해 난민 문제의 양면성을 보여주고 있다. 반면 스웨덴 영화<더 스퀘어>에서는 난민이 아닌 유럽인의 시선에서 난민 문제에 대해 냉소적이고 이기적인 유럽 국가들을 비판적인 시각에서 그리고 있다. 이는 난민 수용에 대해 소극적인 프랑스와 가장 강경하게 난민들을 배척하는 헝가리 영화에선 정부에 대한 비판과 함께 난민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도 함께 담겨있는 반면 가장 적극적으로 난민을 수용하는 스웨덴 영화에선 오히려 난민이 아닌 이들을 냉소적으로 바라보는 유럽인들을 비판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 세 편의 서로 다른 시각의 영화들을 통해 난민 문제에 대한 유럽 국가들의 시각 차이와 대응을 느낄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
또한 이 영화는 영화 초반 성경이 직접 등장하기도 하고 주인공 아리안이 영화 속에서 부활한 신적인 존재인 예수님이나 천사로 그려지면서 종교적인 색채를 많이 띤다. 그로 인해 개인적으로는 좀 억지스러운 해석일 수 있지만 이는 어쩌면 전쟁으로 인해 나라를 잃고 떠돌아다니는 시리아 난민을 로마 제국의 억압과 탄압으로 인해 떠돌아다니던 유대인과 예수로 은유적으로 표현하려는 감독의 의도가 숨겨져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를 통해 헝가리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가톨릭 신자들에게 시리아 난민은 과거 유대인과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으니 이에 배척하지 말고 함께 도와주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이 영화는 시리아 난민 문제를 종교적인 시각 해서 그린 영화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영화의 주인공이 시리아 난민이란 부분으로 인해 난민 문제에 초점을 맞춘 영화일 거란 기대해서인지 영화 전반에 걸쳐 시리아 난민 문제보단 예수님의 부활이나 성경에 대한 은유적인 이야기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는 듯싶어 주객이 전도된 느낌이 드는 영화였다. 그로 인해 마치 난민 문제를 배경으로 사용하고 성서 이야기를 하는 종교 영화처럼 느껴져 개인적으로는 매우 아쉬웠다. 특히 공중 부양을 한다는 SF 적인 설정이 개인적으로는 시리아 난민에 대한 사실감보단 종교적인 신비감에 더 중점을 둔 설정처럼 느껴져 아쉬웠다. 또한 영화 후반부 뜬금없이 등장하는 도로 추격신과 수영복 입은 여성의 엉덩이에 초점이 맞추어진 카메라의 시선 등은 영화의 주제와는 별 상관없는 불필요한 장면처럼 느껴져 매우 아쉬웠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우아하고 아름다운 공중부양 영상과 시리아 난민 문제를 종교적으로 해석해 보려는 감독의 시도는 신선했지만 난민 문제보단 종교 영화의 색채를 띤 시나리오는 주객이 전도된 듯 느껴져 개인적인 기대엔 미치지 못한 아쉬운 영화였다.
한 줄 평 : 난민 문제를 배경으로 한 SF 종교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