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토크'에서 배운 말투의 표정

by 초록맘

반짝이는 야광봉을 흔들고 환호성을 질렀다.

일반적인 북토크 강연장에서는 보기 드문 작가소개의 순간이었다.


5월 교보문고 보라토크에서 있었던 “말투만 바꿨을 뿐인데”의 저자 김민성 작가와의 첫 만남이었다.

환호성과 박수를 허락한 작가 덕분에 서로 마음껏 환영인사를 나누며 흡족해했다.

무대에 오른 작가가 처음 던진 “친절함을 허락하라”는 말에 벌써 감동이 한 걸음 다가왔다.




작가 이름은 생소했지만 말투에 대한 관심과 끌림으로 북토크 참가 신청을 했었다.

평일 저녁에 진행되는 강연을 앞두고 친구와 이른 저녁을 먹고 차도 마시며 오랜만에 종로를 걸었다.


저녁 7시 즈음 교보문고 23층 대산홀에 도착한 우리는 강연장 입구에서 노란 야광봉을 나눠주는 행사요원을 만났다.

콘서트장도 아닌데 웬 야광봉을 주는 것인지 좀 의아했다.

티켓부스에서 입장팔찌를 받고 10% 할인가격으로 강연자의 책도 구입해서 안으로 들어섰다.




무대 스크린에 적혀있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말투의 비밀”이라는 문구가 기대와 호기심을 불렀다.

사회자로부터 간단한 주의사항과 이벤트 설명을 듣고서 야광봉을 이리저리 살펴보기도 했다.

야광봉에 붙은 작가의 스티커 사진을 물끄러미 바라보니 낯이 많이 익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젊고 깔끔한 이미지가 꼭 쇼호스트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틀리지 않았다.

구입한 책의 첫 장에 있는 작가 프로필이 그 답을 해 주었다.

속칭 말로 먹고사는 직업을 갖고 있는 작가는 다양한 매체를 통해 말투의 중요성과 변화를 이야기하고 있었다.




사회자의 소개를 받은 작가님은 활기차게 무대 위로 올라오셨다.

입구에서 받은 야광봉이 움직였고 여기저기 박수와 함성이 터져 나왔다.

조금은 어설프고 제각각인 호응을 보시더니 작가님은 정중하고 친절하게 말씀하셨다.

“제가 다시 내려갔다가 올라올 테니 여러분은 맘껏 환호성과 박수를 쳐 주셔도 됩니다!

결국 손에 든 야광봉은 반짝이는 물결이 되었고 진심을 담은 환호성과 함께 재입장이 연출되었다.

친절을 허락하고 요청하는 말이 주는 힘이었다.


자기 결정권을 강조한 “친절함을 허락하라”는 작가의 말이 강렬한 첫인상으로 남았다.

내가 원하거나 듣고 싶은 말을 상대방이 할 수 있도록 먼저 허락한다는 역발상이 신선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친절하게 표현해 주세요!”

“칭찬 좀 해 주세요!”


문득, 허물없는 가족과의 대화에서 느껴지는 건조하고 직설적인 대화들이 떠 올랐다.

엄마의 팩트에 당황하던 딸의 표정, 조언인데 지적처럼 느껴지던 남편의 말투들이 뇌리를 스쳤다.

말 한마디로 온도가 달라지고, 마음의 문이 열리는 말투의 비밀은 계속 이어졌다.



착한 사람이 되지 말고 좋은 사람이 되세요.

약속시간 15분 전에 도착하면 홈그라운드 효과를 느낄 수 있어요.

세련된 거절법은 쿠션언어를 사용하면서 정확한 거절과 사과를 하는 거예요.

사실 말고 사랑으로 말해주세요.

바꿀 수 있는 것은 조언하고 바꿀 수 없는 것은 침묵하세요.


나이가 들면 솔직한 피드백을 받을 기회가 줄어드는 것도 불편한 진실 중의 하나였다.

오늘처럼 책과 강연을 자주 가까이해야 할 이유 같았다.

나의 말투는 얼마나 안전하고 친절했는지 점검하고 배우는 의미 있는 북토크 시간이었다.




며칠 후 남편과 있었던 대화의 흔적이다.

"자기야! 나, 오늘 휴대폰에 가계부 어플 깔아서 써봤는데 그냥 노트보다 훨씬 편하던데?"

"어플을 이제 알았어? 원래부터 있었는데"(남편)

"자기야! 칭찬을 허락할 테니 다시 한번 말해 줄래?"

"(머쓱하고 미안해하며) 역시! 우리 와이프 참 잘했어~"(남편)


말투에도 분명히 보이지 않는 표정이 있었다.

말투만 바꿨을 뿐인데 기분이 묘하게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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