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CEO의 산책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혜 나눔 Sep 02. 2023

경쟁은 상호 작용

동물과 식물을 가만히 바라보면 독특함에 매료된다.

색깔과 모양, 소리 등 어느 것 하나 그냥 지나칠 수 없는 특색이 있다.

옆집 담 위에 솟아있는 장미가 아름답듯이 길가에 이름 모를 작은 야생화도 가만히 바라보면 꽃술과 잎이 너무도 아름답다. 만일 그 야생화 한 송이가 무수한 장미 정원 가장자리에 있다면 그곳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경쟁’이라는 말은 요즘에 너무 많이 사용되는 단어다.

비즈니스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단어 중의 하나이고 개인에게도 어릴 때부터 경쟁을 중요시하는 시대다. 

남들보다 뒤처지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하라고 독려를 많이 받는다.     

나는 경쟁에 대한 국어사전을 살펴보다가 정의에 대한 재미있는 것을 발견했다.


1. 같은 목적에 대하여 이기거나 앞서려고 서로 겨룸.

2. 생물이 환경을 이용하기 위하여 다른 개체나 종과 벌이는 상호 작용.     


경쟁을 정의한 하나는 ‘이기기 위해 겨룸’이고 다른 하나는 ‘상호 작용’이다.

우리는 보통 경쟁을 이야기할 때, 전자를 말한다. 경쟁이 상호 작용이라는 사전적 뜻을 가지고 있음을 나도 처음 알았다.

하지만, 여기에는 중요한 진리가 담겨있고 이것이 내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다.

상호 작용은 싸우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서로 주고받는 것이다. 누가 손해 보거나 이익을 독차지하지 않고 전체 자연(사회)에 기여하는 것이다.     

맨 처음 동물과 식물의 독특성을 이야기하면서 이 글을 쓴 이유는 그 ‘독특성’이 경쟁과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사실 경쟁이라는 말은 사회적 산물이다.

경쟁보다는 상호 작용이 더 진리에 가깝다.

왜냐하면 우리 인간은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70억 인구 중에 완전하게 동일한 사람은 없다. 일란성쌍둥이도 정확히 똑같지 않다. 다만 세상에서 가장 유사할 뿐이다.

우리는 모두 다른 DNA를 가지고 있고 성격, 취향, 두뇌 능력, 신체 등이 모두 다르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것은 많은 사람들이 이것을 무시한 목적과 목표를 향해서 우르르 달려간다는 것이다.     

길가의 야생화는 장미가 될 수 없다. 하지만, 장미에 못지않게 아름답다. 내 꽃잎을 억지로 늘리고 염색을 할 필요가 없다.     


‘경쟁’이라는 단어에는 내가 다른 사람과 동일하다는 무언의 동의가 담겨있다.

이 사회는 서로 상호 작용을 하는 곳이다.

각자가 자신의 독특함으로 서로 돕고 있고 이것이 잘 조화롭게 이루어진 사회를 선진 사회라고 한다. 다양성이 적절히 표현되며 서로 교감하면서 개인과 조직은 성장한다.     

음악에 재능이 있는 사람도 성악, 기악으로 나뉘고 성악은 남자라면 베이스, 바리톤, 테너로 나뉘며, 뮤지컬, 클래식, 트로트, 발라드, 블루스, 컨추리, 민요, 가곡 등으로 다양하다.

여기에 각 분야에서도 목소리, 창법, 리듬, 주제 등이 다 다르다.

우리는 이들 중에 각자가 좋아하는 분야와 가수가 있는 반면에 관심이 전혀 없는 분야도 있다.

이 예를 든 이유는 한 분야, 직업군에도 이렇게 다양한 분류를 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다.

이런 구분은 자신의 독특함을 강조한 누군가에 의해서 생겨난 것이고 이 구분은 점점 더 세분화된다. 그 세분화의 첫 사람을 우리는 ‘원조(Originator)’라고 부른다. 또는 아버지(Father)라고도 부른다.

원조는 대단한 개성의 표현과 힘이지만, 지금까지 이야기한 독특성을 이해하면 사실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기업도 경쟁 전략을 펼치며 다른 기업을 누르고 앞서 나가는 것을 최고의 능력으로 여기는 기업인이 많다.

내 기업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다른 기업을 제쳐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인 기업인이 많다.

피자를 내가 많이 차지하기 위해서 할 수 있는 방법은 하나가 아니다. 

다른 사람이 못 먹게 가로막던지, 심하면 때려눕히면 내가 피자를 차지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이 넋 놓고 가만히 있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서로 피 터지게 싸우다가 한쪽은 뻗었고 이긴 쪽도 망신창이가 되어 피자를 겨우 입에 구겨 넣는다. 위장에 음식이 들어왔지만, 그리 행복하지 않아 보인다.

다른 방법은 피자를 합의하에 공정하게 나누는 것이다. 좀 더 나은 방법이지만, 합의에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게 문제다.

또 다른 방법은 피자 크기를 크게 하는 것이다. 내가 조금만 확보해도 워낙 큰 사이즈이기에 처음보다 훨씬 더 큰 부분을 차지할 수 있다. 치열한 경쟁보다 서로 시장을 키우는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

마지막 방법은 모두가 쳐다보고 있는 피자가 아닌 새로운 형태, 맛을 가진 새로운 음식을 직접 만드는 것이다. 피자를 먹으려는 무리에 끼지 않고 나름의 영역을 개척하는 것이다. 혹은 피자를 만드는 자동 기계를 발명하는 것이다. 이런 기업을 우리는 혁신 기업이라고 한다. ‘원조 기업’이라고도 한다. 


가장 최근에 본 원조 기업은 수출입 물류와 온라인 쇼핑을 결합하여 세계 최초로 물류 운임 쇼핑몰을 만든 회사이다. 수출을 하는 나는 무릎을 탁 쳤다. 

대부분의 아이디어는 이렇게 간단한 발상에서 나온다. 하지만, 그 효과는 상상 이상이다.

원조 기업은 최초라는 프리미엄과 브랜드, 그리고 선도적 노하우로 시장에서 계속 성장해 나간다. 

원조 기업은 대단한 것이 아니다. 개인과 마찬가지로 기업체 자체가 이미 원조이다. 다만 그것을 잘 인식하지 못하고 활용하지 못할 뿐이다.     


기업은 독특한 개성이 모인 독특 덩어리다. 

각 개인보다 더 독특하고 복잡한 집합체이고 당연히 다른 기업과 구별되는 세상에서 유일한 조직이다. 여기까지 읽었다면 그 조직이 이미 가지고 있는 독특성을 스스로 누르고 기존의 다른 기업을 따라가면서 제치고 앞서가려고 한다는 것은 가장 낮은 단계의 전략이라는 것을 느꼈을 것이다.     


개인이든, 기업이든 스스로 무엇에 강점이 있고 어떤 길이 적합한지에 대한 진지하고 구체적인 고민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갈 길을 스스로 개척해 나가는 마인드가 추가로 필요하다. 이 시간은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것이고 매우 중요한 요소다.

스스로 원조가 되는 길을 발견하려는 노력이 싸우지 않고 이기면서 사회에 상호 작용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이제 혁신 기업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