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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orong Jul 30. 2023

유난한 도전이 아름다운 이유

토스씨엑스 2차 면접을 보았습니다.

지난 해, 참여했던 프로젝트의 총괄PM님과 우연찮게 친분이 쌓이게 되었습니다.

자리도 파티션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는 자리인데다 수행사의 협력업체로 참여했던 제가 유독 열심히 하는 모습이 눈에 띄어서였을까요. 해당 프로젝트는 챗봇과 음성봇 설계를 담당하는 시나리오팀의 장으로 참여했습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했던가, 일손이 부족했던 덕분에 챗봇 화면기획을 도맡아 했었고 다행이 챗봇은 성공적으로 오픈까지 할 수 있었습니다.


그때의 연이 닿아 토스씨엑스로 이직했던 총괄PM님의 오퍼가 왔었어요!

주니어 PM의 자리가 났으니, 이력서 한 번 줘보라는... 학벌도 그리 좋지 않은데다, 이름난 회사에 재직하는것도 아닌 저로서는 이런 추천을 받았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했습니다.



나라는 사람은 누구인가


먼저, 포트폴리오 업데이트가 시급했어요. 산출물도, 글도, 모든 자료는 작성할 당시엔 여기서 더 할 게 없다! 싶어도 시간이 지나면 어찌 그리 하수처럼 보이는지요.

우선, 저의 본질이 무엇인지부터 생각했어요. 나란 사람은 왜 일을 하고, 그 일을 어떻게 하는지.

그렇게 나라는 사람을 가장 잘 표현하는 4개의 단어로 저만의 바이브를 표현했어요!


제가 5년 내내 쉼 없이 해왔던 프로젝트들도 하나하나 다시 되뇌어 봤습니다.다른 경력자 분들의 포트폴리오도 열심히 찾아보구요.

이 프로젝트를 한 목적, 해당 프로젝트에서의 내 역할, 프로젝트 하면서 어려웠던 점과 해결한 방법 등.

특히 제가 했던 프로젝트를 단순히 시간순으로 나열만 했었는데, 신규구축인지, 개선인지, 분석인지 등 얼추 분류를 할 수 있더라구요.

새로이 준비한 포트폴리오를 주욱 보다보니, 포트폴리오를 준비하면서 기분이 참 좋았습니다. 적어도 지금 시점에서는, 이 보다 더 저라는 사람을 잘 드러낼 수가 없을 만큼 포트폴리오 자체가 임초롱을 얘기하고 있었거든요. 그렇게 준비하고, 이를 위한 피드백이 갈급했습니다. (설령, 제 마음에 쏙 든다 하더라도 제 3자의 의견은 항상 궁금하거든요 ㅎㅎ)



피드백을 구할 수 있다는 것,
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피드백을 구하기 위해 최근 카톡방을 주욱 살폈습니다. 동료 친구에게 구해도 될 법하지만, 저보다 인생을 더 살아오신 분들의 피드백을 받고 싶었어요. 정말 다행이도 가까이 지내는 분들 중, 저보다는 적어도 10년 이상의 분들이 꽤 계시더라구요. 국어국문학과/경영학부를 졸업하고 컴퓨터학원에도 다녀본 적이 없는 저로서는 제 주위 친한 친구들은 모두 저와는 전혀 다른 일들을 하고 있어요. 저도 모르게 오래전부터 동종업계에 종사하는 분들과 가까이 지내는 것에 대한 동경, 선망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프로젝트를 통해 쌓은 연이 너무도 소중했고, 다행이도 주위에 도움을 청할 분들이 비교적 많이 계셨어요.


도움을 청하니 거절하는 분이 없으셔서 어찌나 감사하던지요ㅠ 오히려 여기 지원할거라고 하니까 귀한 시간까지 내어주시면서 피드백을 기꺼이 해주셨어요.

그렇게 평일보다도 더 일찍 일어나 주말에 1시간 조금 넘은 거리를 찾아뵈어 포트폴리오에 대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피드백 받은 시간보다 이동시간이 더 길었습니다만, 무엇이 중하겠어요 ㅎㅎ 정말 바쁘신 와중에 이러한 귀한 시간을 내어주신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했습니다.



업무에서의 내 약점,
결국 끊임없는 공부만이 답.

내부 추천이어서 그랬을까요, 아니면 정말 저라는 사람을 잘 표현한 포트폴리오가 와닿았을까요.

다행이 서류전형을 패스하고 1차 인터뷰에 대한 일정을 받았어요. 정. 말. 기분이 좋더라구요.

무엇을 어떻게 준비할지 고민하다, 1차 인터뷰는 직무에 대한 인터뷰라길래 제가 진행했던 프로젝트와 자신없던 부분이 무엇인지 주욱 되돌아 봤습니다.


그동안 챗봇에 대한 프로젝트를 주로 했기에, 음성봇에 대한 내용은 많이 부족했어요.

사용자가 전화를 걸어오고, 내선번호로 연결 되고, 자동응답으로 안내를 하고, 고객으로부터 필요정보를 키패드로 받고, 상담원과 연결되기까지. 각 프로세스에서의 역할에 대해 공부했습니다. 예전부터 IT업계는 의학계열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종종 했었는데 정말 닮은 점이 많다는 것을 새삼 다시 느꼈어요. (공부할 게 정말 끝도 없이 많은데다, 그 모든 걸 다 알고 있기도 어렵기 때문이에요!)


**의학계열과 IT업계가 닮았다고 느낀 점 (지극히 제 개인적인 생각이에요!)
1. 각 전문 분야의 세분화
    - 의학계열: 내과, 피부과, 이비인후과, 정형외과 등 전문분야가 나뉨.
    - IT업계: 자바, 파이썬, C, 자바스크립트, 리액트 등 주로 쓰는 언어의 전문분야가 나뉨.

2. 동일 조건이라 해도 환경의 영향이 있음.
  - 의학계열: 환자가 공통적으로 '복통'을 호소하더라도 환자의 상태에 따라 원인이 매우 다름.
  - IT업계: 같은 언어라 하더라도 각 고객사별 환경에 따라 기능의 구현가능 여부가 다름.

3. 무궁무진한 배움이 길
    - 의학계열: 인턴, 레지던트를 거쳐 진짜 의사가 되기까지 최소 10년이상의 시간이 소요됨. 의사가 된 이후, 환자 상태에 따라 다른 과로 진료연계를 할 수 있음.
    - IT업계: 개발자가 되기까지 최소 3년~5년이상의 시간이 소요됨(적어도 어떤 환경에서 스스로 처리할 수 있는 기간으로, 임의로 프리랜서가 되기까지를 기준으로 함) 하나의 주 언어를 하고 나서부터는 다른 언어를 배우는 시간은 다소 줄어듦.



1차 직무면접에 이어
2차 문화적합성(culture fit)면접까지


 제가 해왔던 업무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나눴던 1차 직무인터뷰에 이어 2차 문화적합성 인터뷰까지.

1차 직무 면접을 준비할 때는 제가 어떤일을 해왔는지에 대해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특히 '챗봇 구축'이라는 프로젝트를 주로 해왔기에, 해왔던 업무와 토스씨엑스와의 연결점을 계속 찾았습니다.

생각해볼수록 챗봇과 토스씨엑스의 연결점을 찾을 때 그리 어렵지는 않았어요. CX란, 고객경험을 담당하는 부서이고 그 범위 내에 일부분으로 챗봇 역시 사용자 혹은 고객과의 접점이 최전선에 있는 채널이었기 때문이었죠.


1차 직무 면접에 대한 결과는 감사하게도, 정말 빨리 받을 수 있었어요! 당일 오후 4시 조금 넘어 받았습니다. 이후 2차 문화적합성 면접을 준비해야하는데, '토스팀'이라는 공동체가, 조직은, 다른 회사와는 달리 그들만의 문화로 아주 유명하잖아요! 그래서 토스팀원이 되기 위해 저의 모든 정신과 생각을 토스팀이 지향하고자 하는 대로 설정하자였어요. 준비할수록 느낀거지만 토스팀이 지향하는 바와 제가 평소 업무를 할때 추구했던 바가 크게 다르지는 않아서 오히려 좋았습니다. 제가 정말 토스 팀원중에 한명이 되어도 잘 적응할 수 있겠다는,, 지극히 개인적인 제 느낌이었어요:) ㅎㅎ



온전히 '나'를 되돌아볼 수 있었던 귀한 시간


2차 문화적합성 면접은 그동안 업무를 할 때의 제 가치관, 업무관에 대해 물어보셨어요. 제가 이렇게 브런치에도 후기를 남기는 이유는 바로 이 2차 문화적합성 면접에서의 남은 여운 때문인데요.

제가 저의 전공 학과를 선택한 이유와 경영학부를 복수전공한 이유부터 제가 치열하게 살아왔던 20대의 일대기(?)에 대해 긴 시간동안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2차 문화적합성 면접 이후, 제 안에 길고 잔잔한 여운이 소리없이 흐르더라구요. 친구들에게는 우스갯소리로 다시는 20대로 되돌아가고 싶지 않다라는 말을 종종하는데, 정말 저의 20대는 치열했거든요.(다른분들도 그러시겠지만 ㅎㅎ)

그런데 한 가지, 그동안 저라는 사람은 어쩌면 저도 모르게 일관된 삶의 목표가 있었고 이 목표를 위해 (돌고 돌아오긴 했습니다만) 결국 하나의 방향으로 가고 있었다! 라는 것을 자각할 수 있었어요.

치열했던 저의 20대를 지나 AI대화디자이너에서 지금은 한 스타트업에서 AI서비스 기획 총괄을 하기까지, 수 없이 많이 있었을 갈림길에서 순간 순간의 선택이 결국 지금의 저를 있게 한 것 같았습니다.



저만의 유난한 도전은 계속될 것임을


'왜 이렇게까지 하느냐, 유별나다.'라는 이야기는 비단 토스팀 뿐만 아니라 저 역시도 종종 들었던 이야기였습니다.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 남들보다 조금 더 잘하려고 아둥바둥 노력하는 이유를 물으신다면 별다른 이유는 없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건 '노력'하는 것이고, 그저 시간이 지나 누군가 저의 자취를 보았을 때, 제가 했던 작업물의 결과나 증적들을 보았을 때, '아 이사람 누구지? 꼭 한 번 같이 일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감사하게도 추천의 기회를 받아 도전했습니다만, 아직 지금 재직중인 회사에서 제 역할을 다하라라는 뜻으로 알고 현재 일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닿을지는 모르겠으나, 합류 여정에서 면접관으로 참여해주셨던 분들이 보신다면 바쁘신 와중에 귀한 시간을 내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꼭 올리고 싶습니다:)

더불어 합류 여정에 하나같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아낌없는 피드백을 주신 분들께 정중히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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