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숲으로 가는가
얼마 전, ‘숲 품 놀이’에 참여한 한 부모님이 물으셨다.
“왜 유아숲 지도사로 일하지 않으세요?”
나는 내 방식으로 설명을 드렸지만,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납득은 하지 못하는 표정이었다.
그 표정이 마음에 남았는지, 하루 종일 그 질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사실 나는 유아숲 지도사 과정을 들을 때조차도 체험원에서 일할 생각이 없었다.
그리고 실습을 나가 직접 아이들과 현장에서 부딪히며,
그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확신을 얻었다.
그곳은 내가 있을 자리가 아니었다.
우리는 흔히 ‘숲에서 배우는 아이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 ‘배움’의 방식에 대해선 질문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유아숲 체험은 철저하게 어른의 계획 하에 이루어진다.
계획된 동선, 정해진 활동, 예상된 반응.
아이들이 자연에서 배우고 있는 건 분명하지만,
그건 누군가가 미리 짜놓은 자연 학습 프로그램이다.
아이들은 그걸 금방 알아챈다.
“이게 진짜 숲에서 노는 거야?”
가이드를 따라 걷고, 줄을 서고, 말 잘 듣는 게 중심이 되는 숲 체험.
정작 아이들이 웃는 시간은
딱 10분 주어지는 ‘자유놀이 시간’뿐이다.
아이들은 숲에서 자유로운 놀이를 원한다.
자기만의 방식으로 자연과 관계 맺는 경험을 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안전을 이유로 숲에서는 오히려 교실보다 더 많은 규칙과 통제가 생긴다.
그럴 때 아이들은 눈치챈다.
“숲은 자유로운 공간이 아니구나.”
게다가 교사는 바쁘다. 사진도 찍어야 하고, 보고서도 써야 한다.
아이들이 컨디션이 안 좋거나, 활동에 집중하지 못하면 금세 문제아 취급을 받는다.
그 아이는 숲에서 즐거움을 잃고,
자기 안의 힘도 같이 잃어버리게 된다.
나는 그게 너무 안타까웠다.
그래서 내 방식의 유아 숲 놀이를 시작했다.
숲이 가르치도록 두는 것.
아이 스스로 놀이를 만들어가도록 기다리는 것.
자연과 나만의 속도로 관계를 맺도록 돕는 것.
아이들의 진짜 힘은 스스로 놀이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나온다고 믿는다.
그것이 내가 유아숲 지도사로 일하지 않기로 한 이유이고,
지금의 ‘숲 품 놀이’를 시작한 이유다.
이 숲에서
어떤 아이도 평가받지 않고,
자기만의 속도로 자연과 연결되기를.
그렇게 아이가 스스로 힘을 키워가는
진짜 숲 놀이터가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