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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쉘위 Jul 13. 2020

엄마는 무당, 엄마는 외계인

이희문 씨 고마워요. 백일잔치는 굿판으로!

한국에   괜찮다가도 가끔 조금 심하게 
무기력이 찾아오거나 영혼이 아플 때가 있다.

내가 다른 사람들 한테 외계인처럼 느껴질 때가 그렇다.

서연 씨는  특이한 거 같아요.
서연 씨는  독특한 거 같아요.
서연 씨 부모님은 서연 씨 같은  키우느라 
 힘드셨을 거 같아요. 블라 블라 블라

 그냥  말이 싫었다.
나는 하나도 특이하거나 독특하거나 이상하지 않는데
사람들은 나를 특이하게 보고 독특하게 바라보는  눈빛과
말투와 스스로 나보다는 괜찮다는 안도감 섞인  태도가.

그래서  오랫동안 그런 사람들 앞에서 이상해 보이지 않으려고  생각과 감정과는 다르게 말을 하고 행동했다. 스스로 자가 검열을 하고 필터링을 해서 튀지 않고 남들처럼 무난하게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려고 하는 시절이 있었다.

그게 사람들이 말하는 부모님을  힘들게 하는 길이구나, 반항심과 저항심은 가득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착하고 남들이 보기에 괜찮은 딸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애를 썼다. 시간이 지날수록  영혼은 분노와 아픔과 상처로 어두침침하게 변해갔다.  결과 나는 병원에서는 병명을   없는 병으로 오랫동안 아팠고 고생을 했다. 병원에서도 고치지 못하는 병을 고치기 위해 나는 스스로 나를 진단하고 연구하고 탐구해나갔다. 그러자 조금씩 나에 대해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영혼이 어떨 때 기뻐하고 슬퍼하고 아파하는지도   있었다.

나는 다시 태어난다는 생각으로 해묵은 생각과 습관을 하나씩 버려갔다. 남을 위한 삶이 아닌 나를 위한 삶으로, 남들이 보기에 괜찮은 삶이 아닌 내가 보기에 괜찮은 , 사회적인 성장이 아닌 영적 성장과 자기실현을 위한 , 그리고 부모님을 만족시키는 삶이 아닌 신이 보시기에 괜찮은 삶을 살고 싶었다.

나를 외계인으로 보지 않는 곳으로 떠났고 나와 같은 부족들을 찾으러  떠났다. 대한민국에 머무르면 아팠는데 다른 나라로 떠나면 괜찮아졌다. 경이롭고 생명의 에너지가 가득한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있는 그대로 자신을 보여주고 상대를 있는 그대로   아는 아름다운 영혼들과 함께 지내면서 
 영혼은 치유되었고 삶의 활력과 생기를 다시 회복해갔다.

 영혼이 전하고 싶은 말을 꺼내서 글을 썼고 그림을 그렸고 춤을 췄다. 나는 꺼내고 표현할수록 가볍고 경쾌해졌고 그것은 예술로 남았다. 그리고 전문적인 교육기관에서 수료증이나 자격증이나 학위를 이수하지 않았지만 나는 스스로 예술로 치유를  경험으로 예술가로 그리고 예술치유를 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 되어갔다.  전의 삶과는 180 다른 삶이다.

오늘 문득 이희문의 기사글을 읽으며 상처 받은 영혼이 조금 위로받았다. 그 외계인 같은 모습이 좋았고  고민하며 지금의 이희문으로 세계적인 아티스트로 성장한 모습이 너무나도 자랑스러워서.

그랬다.  또한  자신에게 떳떳한 소리를 찾는 과정이었다. 무당이 굿하듯  안에 숨어있던 목소리를 꺼내서 달래주고 싶었다. 그렇게 나를 달래주는 시간을 충분히 갖았더니 이제는 남을 달래주는 무당, 제사장이 되었다. 그런데 조만간 나를 위한, 그리고 우리를 위한 굿판을 제대로 벌여야겠다. 요즘  영혼이 조금 아픈 거 같다. 외계인으로  살기 위해.  자리에 대한민국 어딘가에서 아파하는 외계인들의 혼을 달래며. 한판 신명 나게 놀아보고 싶다.

한별이가 백일 되는 ,
   기도를 올리고
풍악을 울려야지.

! 한번 놀아 봅시다! 

외계인들이여.
여기 여기 붙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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