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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설탕 Dec 28. 2016

쓸 만한 인간

박정민의 '쓸만한 인간'을 읽고..




책을 읽었다.


나에게 많은 위로와 웃음을 준 뜻밖의 좋은 책 이었다.


#젊은 #배우 #작가 라는 타이틀때문에 가졌던 가벼울거라는 선입관은 책 두장 읽으면서 깨끗이 없어졌다.


이 책을 읽으며 난 위로를 받았고 그의 문체가 어느 등단작가의 문체보다 좋았다.


헛발질 같은 말들이 글이 되었다. 



나는 '쓸모없다'는 말을 들을까 싶어서 열심히 살았었던거 같다.


다른 사람의 기준으로. 쓸모의 기준은 타인이니깐.


쓸모없다는 것은 무능력이나 쪼다로 연결 되었으니, 


쪼다가 되기 싫어서 나를 채찍질하고, 타인의 기준에 나를 맞추었다.


열심히 살았던 것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그 과정에서 나는 나와 많이도 부딪혔다.


내 목소리를 뚜렷이 알기 어려웠으므로 그 기준을 쫓으며 일상을 사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그리고 일상에서 나의 작고 사소한 성격이 묻어 났기 때문에 그정도면 괜찮았다.


이 책을 읽으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과연 나를 열심히 달음치게 했던 시작은 무었이었을까..생각해봤다..


'호기심'이었던거 같다. 


무리에 대한 호기심...메이저에 대한 호기심..


모가 그렇게 좋은거길래 다들 득달같이 달려드는 것일까..나도 한번 가볼까?


그러면서 경영도 공부하고 회계도 공부하고 경제도 공부하고


회사라는 곳도 다니게 되었다.


그러면서 나는 나만의 시간 사용법을 잊어 버렸다.


내가 박정민작가 처럼 소신, 신념을 갖고 있는 인간이었으면 어땠을까 싶다..


지금쯤 모.. 아니면 도.. 일까?


책에 이런 구절이 있었다..



사실 빨리 서른이 되어보고 싶었다. 

서른쯤이면 뭔가 되어 있을줄 알았다.

열심히 산다고도 살았다.

소신도 있고 신념도 있고, 그것들을 크게 배신한 적도 없었다.

유혹이 있을 때마다 넘어가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던 것도 같다.

그런 고집들이 나 자신을 점점 땅속으로 꺼지게 하는 것 같다는 생각도 하지만, 

아직까지 그것들을 굽힐 의사는 없다.

그렇게 서른이 되었고, 소신과 신념만 남은 다 큰 어른아이 하나가

덩그러니 서 있다 -204쪽 -


나와는 다른 삶을 사는 사람인데 왜 이렇게 공감이 되는 것일까.


나는 작가처럼 원하는 것을 향해 소신 있게 살지는 못했지만 호기심에서 촉발된 뚝심은 있었다. 

(내가 원하는 것은 모른다고,, 어차피 안될거라고,,참 쉽게도 포기 했다.)


궤도에서 벗어나지 않으려는 뚝심과 고집.


박정민에게 그것이 연기였다면, 나의 뚝심의 원동력은 '안정된 일상'이었던거 같다.


그 지향점을 위해 많이 협상하고 살았고,


어디가서 효녀소리 들으며, 남들 부러워한다는 회사를 다니고는 있다.


그런데 자꾸만 땅으로 꺼지는 것만 같은 덩그러니 서 있는 어른아이 느낌은 짙어진다.


내 마음을 끌었던 메이저에 대한 호기심..이 이제는 없어진거다.


뻔해보인다. 


뻔해 보이는 길이 맘에 안 드는데,, 


그 뻔해보이는 그 길을 그냥 계속 가면


편하게는 살거 같은거다. 재산이 불어나는 만큼 나는 더 나이들 것이고 더 아플것 같고 더 아쉬워 할 것이다.


호기심을 끄는 또 다른 길은 마이너의 길이고,, 아주 큰 동력을 요구 하고


연료도 많이 들거다.


나도 내 인생 어떻게 될지 에라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의 말처럼.. 다 잘 될거다.


이제 그의 영화도 챙겨 봐야 겠다.


동주 부터 봐야지..




만약 박정민이 내 글을 읽는다면 한마디 하고 싶다.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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