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정치 평론

by 레푸스

<신뢰를 팔아버린 공천> #민주당 비판사고와 충언


정당은 권력 이전에 약속이다. 유권자가 자신의 삶을 잠시 맡기는 신뢰의 그릇이다. 그래서 공천은 언제나 무거웠다. 단순한 후보 선발이 아니라, 누가 그 약속을 감당할 자격이 있는지를 묻는 절차이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공천은 어느 순간부터 거래의 언어를 닮아갔다. 기초의원들 사이에서 돈을 내야 정치가 가능하다는 체념이 퍼졌다면, 개인의 타락이 아니라 집단의 붕괴 신호다. 이 과정에서 돈을 낸 사람도, 내지 못한 사람도 모두 상처를 입는다. 돈을 낸 이는 민주주의를 배반한 가해자가 되고, 내지 못한 이는 배제된 피해자가 된다.


공천을 받아야 할 사람이 사라지고, 인위적으로 설계된 선거가 치러질 때 정당은 냉소를 마주한다. 그리고 곧 슬픔으로 바뀐다. 왜냐하면 그 안에는 “변하지 않겠지”라는 체념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이 구조는 새로운 정치인 탄생의 태를 가로막고, 중진의 성숙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정치가 세대 교체를 멈추면 당은 생명력을 잃는다. 민주당이 반복해서 ‘인물이 없다’고 말하는 이유는 어쩌면 그 인물을 키워낼 토양을 스스로 말려왔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아무리 높은 자리에 앉아 있어도 품위와 품성을 잃은 권력은 쭉정이에 불과하다. 그런 권력은 언젠가 반드시 솎아내진다. 문제는 시점이다. 늦을수록 대가는 크다. 대통령에 대한 용비어천가는 5년이면 끝난다. 그러나 당내 민주성을 거스르는 적폐는 시기를 놓치면 평생 간다. 공천은 권력이 아니라 신뢰다.


6.3 지방선거에서 필패하려면 미온적으로 할 것이다. 반대로 초선의원들이 중앙당사에 연판장을 올리고, 희생이 따르고 처벌이 행해지는 후속조치를 촉구해야 우리당이 회복할 것이다. (신선비, 강남을 권리당원)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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