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 입원합니다

by 레푸스

완벽주의,

퇴원 후까지 모든 글을 중단한다. 페이스북•브런치..


《정기 입원은 익숙함이 아닌, 감내의 다른 이름》


사랑하는 브런치 독자님께,

5월의 하늘은 나뭇잎 사이로 잘게 부서지며 눈부십니다.

그러나 저에게 5월 20일은 병원의 하얀 천장 아래로 이어지는 시간입니다.

이번 입원은 증상 때문이 아니라,

그저 제 몸(주로 심부전)과 기계가 주기적으로 점검받는 정기 입원입니다.


병원이라는 장소는,

늘 ‘갑작스러움’과 연결되기 쉽지만

저는 이곳에 일정한 간격으로,

마치 오래된 약속처럼 들어갑니다.


하지만 그 익숙함이 결코 고통을 덜어주지는 않더군요.

동맥혈 검사는 특히 그렇습니다.

말라서 유착된 혈관 위로

바늘이 일곱 번쯤 지나야

피 한 방울 겨우 흐르는 날도 있습니다.


정기라는 단어가 주는 ‘평온’과

현실이 전해주는 ‘극심한 통증’ 사이에서

저는 오늘도 글을 남깁니다.

병원에 있는 동안에도

수요일과 일요일 연재는 제시간에 올라가도록

미리 써두었어요.


살아가는 일은, 때로

고통을 예정에 넣고 감내하는 일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고통 속에서도 글을 쓴다는 건

저에게 여전히 숨 쉬는 일과 같기에,

이 연재를 멈출 수는 없습니다.


병실 창가,

가늘게 떨리는 손가락 아래

오늘도 문장 하나,

작은 숨처럼 피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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