쿤디판다 <가로사옥>

"수직이 아닌 앞으로"

by Nouvelle Vague

2020년 국내힙합씬에는 딥플로우의<FOUNDER>, 빌스택스의<Detox>,비프리의<free the beast>와 같은 훌륭한 앨범들이 말 그대로 쏟아져 나왔던 한 해였다.

이 쟁쟁한 후보들을 뚫고 {2021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랩&힙합 음반 부문"을 수상한 앨범은 다름 아닌 쿤디판다의 <가로사옥>이다.

오디션 프로그램 [쇼미더머니9]에 출연한 쿤디판다는 세미파이널까지 진출하며 <뿌리>,<vvs>,<hero>와 같은 곡을 차트 상단에 올린 바 있을 정도로 대중들에게 자신의 음악을 각인시켰고,

2017년 비앙과 합작한 <재건축>또한 {2018한국대중음악상}을 수상했을 정도로 그는 음악성을 인정받는 국내 힙합을 선두 할 젊은 음악가이다.

그런 그의 첫 정규앨범이자 두 번째 {한국대중음악상}을 수상 받게 한 앨범 <가로사옥>을 듣고 느낀점을 말해보겠다.


*<가로사옥>은 각 트랙별로 스토리를 말해주는 일러스트가 포함되어있으니 일러스트도 이 앨범에 포인트다.



1.블랙박스

2.네버코마니

3.자벌레(feat.형선)

4.양심트리거

5.향바코(feat.Noogi,Don Sign)

6.겟어웨어

7.어덜트금고(feat.JINBO)

8.낙찰 전/용기의 합창단 (feat.DAMYE)

9.킥아웃코드

10.집(with히피는집시였다)





1.블랙박스


난 가야겠어


첫 트랙 [블랙박스]는 시작부터 강력한 전자음과 함께 시작한다.

쿤디판다는 오토튠을 사용하며 앞으로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노래한다.

자신의 커리어와 몇 장의 앨범을 냈음을 말하며 재건축 이후의 시간 변화를 나타낸다. 그가 음악적으로 인정받아도 그의 다음 단계에는 끝날 거라고 생각했던 장애물은 항상 있었고 성공에 대한 욕심으로 인해 쿤디판다는 오히려 장애물을 뚫고 속도를 내며 나아간다 쿤디판다는 세상에게 인정받는 예술가를 원했지만 세상은 자신을 외면하고 그 외면 받음에서부터 온 질투심, 열등감은 연료가 되어 자신을 채우던 내용 또한 대체하였고, 이미 까맣게 타버린 자신의 자아 안에서 무언가를 보려 한다.

앞으로 나아갈수록 열등감은 조급함으로 변하고, 경쟁만이 그의 머릿속에는 가득하다.

지칠 대로 지쳐버린 쿤디판다는 자신이 처음으로 랩을 했던 열세 살 때의 자신을 생각해본다.

학교폭력을 당했던 기억을 떠올리고 '지훈'이가 가장 큰 기억으로 남아있다.

그때 느꼈던 상처와 질투심이 자신의 첫 가사를 쓰게 했다는 걸 떠올리며 그는 다시 앞으로 나아간다.

1번 트랙 [블랙박스]는 앨범 전체를 예고하는 영화의 예고편과 같은 느낌을 주며 앞으로의 곡에 대한 기대를 높여주는 역할 또한 하고 있다.






2.네버코마니


넌 지금 어디에 있어


쿤디판다는 음악가들에게 동경을 느끼고 음악을 시작하게 된다.

아마추어 시절은 쎼보이면 멋져 보이는 학급생활같이 모든 사람들이 최고가 되길 바라며 게시판에 자신의 곡을 과시했고 쿤디판다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언더 힙합씬에 유명한 래퍼의 음악을 듣게 되고 여타 다른 아티스트와는 급이 다름을 느끼며 그 래퍼에게서 동경과 선망의 대상이었던 학급 시절 자신을 괴롭힌 '지훈'이를 떠올리기도 한다

시간은 흘러 쿤디판다는 사람들의 인지도를 얻어 성장한다.

기고만장해진 그는 무시받지 않기를 원했고 자신을 더욱 과시하게 된다

누리꾼들은 그를 아니꼽게 생각했고 그의 동경의 대상이었던 유명 래퍼를 베낀 거 같다며 조롱하기 시작한다.

실제로 그 유명 래퍼는 지인들과 농조로 쿤디판다가 자신의 사생아라고 말을 했고 그 사실을 접한 쿤디판다는 그를 뛰어넘으려 조바심을 내며 인지도를 목표로 쇼미더머니5에 나가게됐지만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다. 목표 삼았던 유명 래퍼는 이미 레이블과 좋은 커리어를 보유하고 있었고 그렇게 쿤디판다는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며 자신이 넘지 못한다는 사실을 순응하며 살아가려 하지만 유명 래퍼는 신곡에서 방송 나간 래퍼들을 디스 하는 가사를 썼고 쿤디판다는 열등감과 반항심을 느낀 채 다시 한번 도전하게 된다.

시간은 또 흘러 비앙과 <재건축>을 낸 시점으로 바뀌고 그 유명 래퍼의 앨범과 함께 [한국 대중음악상]에서 같은 부문에 후보로 선정되고 수상까지 하며 동경의대상을 드디어 뛰어넘었지만 쿤디판다는 동경의대상이자 마음속의 라이벌로 자리 잡았던 유명 래퍼가 이제는 그저 동시대를 살아가는 한 예술가로 느끼며 자신은 앞을 보며 나아가는 장면으로 마무리된다.






3.자벌레(feat.형선)


오로지 날 위해서


쿤디판다는 자신과 함께 음악을 같이한 동료를 떠올린다. 그는 밑바닥에서 공연을 하며 무대를 서는 게 고작이었지만 자신의 동료는 먼저 세상의 인정을 받아 훨씬 앞서 나가기 시작했고 질투심과 부러움을 느끼며 배신이란 망상까지 엄습하며 앞서가는 동료 입장에서는 자신이 이미 쓸모없어졌을 거라는 계산까지 하며 이러한 자신을 벌레와 같다고 느낀다.

같이 항해를 하던 친구는 멀찍이 앞서가고 그는 외롭게 홀로 항해를 하고 있다 훗날 먼저 앞질러 간 동료를 높은 자리에서 만나 더 이상 소외감을 느끼지 않길 바랬지만 같은 출발선에 섰던 아티스트들은 자신보다 높고 빠른 부유선을 타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고 그는 부유선을 탄 사람들보다 뒤처져도 한 단계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2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고 먼저 앞서 나간 그 동료를 만나 인사를 건넸지만 돌아오는 건 자신을 모르는척하는 옛 동료의 불편한 표정이었다.

자신을 벌레 같다고 여기게 했던 계산은 현실이 되었고 이 망상과도 같은 계산은 자신을 파괴하면서도 남들에게 가식을 떨게하여 자신을 보호해주는 것을 깨달으며 이타심의 근본은 자신을 위한 이기심에서 비롯되는걸 꺠닫는다.






4.양심트리거


너 아플까가 아니고 내 옷에 피 묻을까봐

시간은 또 흐르고, 쿤디판다는 다른 여타 사람들처럼 서로 가식을 떠며 지내지만 속으로는 이 상황을 버틸 수 없어한다. 그는 타인들 또한 자신의 속내를 감추고 가면을 쓰며 살아가는 것을 알고 있지만 쿤디판다는 그 가면을 벗고 속내를 말하면 오는 피해들 때문에 남들에게 이타심을 베푼다.

하지만 관심도 없고 공통점도 없던 타인들에게 가식을 떨어봤자 자신에게 득 되는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쿤디판다는 자기 사람들, 즉 가식을 필요로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더욱 많은 애정과 관심을 가지는 게 낫다는 결론을 내린다.






5.향바코(Noogi,Don sign)&6.겟어웨어


스치듯 달려온 시간을 바라보면서 의미가 없는건 없다고 느껴

시간은 또 흘러, 쿤디판다는 자신에게 도움이 되어준 많은 사람들을 기억하고 과거의 일들을 꺼내본다

과거의 일들을 꺼내보니 좋은 일이던 좋지 않은 일이던 의미가 없는 일은 없음을 깨닫는다.

살다 보면 내가 원치 않아도 갑작스럽게 일어난 산불 과도 같은 고난이 생긴다

과거의 자신은 산불의 탄 냄새가 싫어 냄새를 없애려 자신을 비누칠했지만 현재는 그 탄 냄새가 자신에게서 나는 것임을 깨닫고 결국 그 냄새를 받아들이니 냄새는 향기가 되어 그의 곁을 감싸게 되었다.

시간은 여전히 흐르고, 쿤디판다는 자신을 있게 해 준 고마운 사람들을 뒤로하고 다시 한번 홀로 나아간다.

쿤디판다는 그간 해왔던 후회들을 정리해본다.

양심 트리거에 나왔던 술자리에서 무거워진 양심 탓에 가식을 떨지 못하며 래퍼들과의 사이는 멀어진다.

처음에는 그저 인정받으려 음악을 시작했지만 자벌레 에서의 무시로 인해 열등감과 질투심을 갖게 되며 금전적인 성공을 못했다는 자격지심에 갇히게 되었고 자신이 갇히게 된 이유는 타인의 따듯한 환영(歡迎)이 없었기에 일어난 일이 아닐까 생각하지만 결국 쿤디판다 자신이 만든 강박 이라는환영(幻影)에 쫓기다 갇혀버린 것을 알고 있다.

그는 [쇼미더머니]에 출연했던 일을 떠올리고 그가 내세웠던 대의명분은 자신만을 위한 개인용품에 불과했음을 깨달으며 그때 겪었던 실패는 당연했던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 후 네버 코마니 에서 나오는 유명 래퍼를 떠올린다. 자신을 무시하며 깔보는시선을 느끼지만 그의 위치와 자신의 위치는 달랐기에 닿을수없는 유명래퍼를 보며 학창 시절 자신을 괴롭힌 '지훈'이가 떠오른다.






7.어덜트금고(JINBO)*Title


잊지 마 못 벗어나 여기 벗어나지 못한다면 시도해 지금 쥐고 그리고 있던 그림이 뭐였든지

영원이란 것은 없다 지금의 아픔 또한 그렇다.

그는 시작점에서부터 멀리 왔지만 여전히 인정을 받고 싶어 한다.

이제는 앞으로의 고난을 향해 정면으로 나아가고 그가 지금까지 받았던 상처들은 성숙함의 흔적이 되어 더 이상 실패가 두려워 도망가지 않는다. 하지만 실패라는 것도 과거의 자신이기 때문에 후회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다. 이제 그의 목표는 앞으로 나아가는 시도이고 후회할 시간조차 아깝다 느끼며 실행으로 옮긴다.

벌스는 끝이 나고 쿤디판다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던 인물인 JINBO가 쿤디판다에게 따뜻한 격려의 말을 건낸다.

그는 후회할 때에 고민은 지금의 나를 위한 깨달음에 발판이었으니 그 후회조차 결국 의미가 있었음을 말한다.







8.낙찰 전/용기의 합창단(feat.DAMYE)


나 이제 갖고 왔거든, 내가 나로 찾았던 꾸며진 꿈 없이 꿨던 자신의 이야기를

큰 성공을 아직 이루지 못한 쿤디판다는 소공연에서 공연하는 일상이 익숙해졌다.

주위에 몇몇 아티스트들의 성공 소식이 들려오지만 그에게 들려오는 말은 팬들의 동정 섞인 말 뿐이다.

쿤디판다는 국내 힙합씬의 리스너에 대해 말한다. 래퍼들이 공들여 만든 앨범들을 무성의하게 듣거나 아예 앨범 단위로 듣지 않는 리스너들 또한 즐비하다. 쿤디판다는 자신의 유명세의 이유는 명반이 될 거라고 하지만 무성의한 리스너들이 많아지면 자신의 앨범은 인지도를 타지 못하여 유명해질 수 없다. 책임감을 요구하지는 않지만 리스너들의 무성의한 태도가 아쉽고 자신의 원동력인 인정 욕구를 채우지 못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쿤디판다는 앨범 발매를 '낙찰'과 같다 여긴다. 리스너들은 아티스트의 앨범들로 음악성을 평가하며 '명반'과 '졸작'을 나눈다. 하지만 지금의 리스너들은 비평가의 기준으로 앨범을 평가하고 인기 있는 래퍼들의 앨범들은 선호한다. 쿤디판다는 유명세를 타기 전 자신이 '낙찰'되기를 원하지 않았지만 앨범이 아니면 잊힐 거 같은 조바심에 <가로사옥>을 발매하며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자신의 값어치를 매기게 된다.

이후 곡은 용기의 합창단으로 넘어간다. 앨범 발매 준비를 하던 그는 자신의 현 상황을 자신의 동료이자 도움을 줬던 사람인 손 심바에게 투영한다. 자신과 같이 이 앨범으로 잊혀 더 이상의 기회는 없을 거라 두려워했지만 그는 무대에서의 기적과도 같은 떼창으로 쿤디판다는 용기를 얻었고. 자기 자신 또한 기적과도 같은 떼창을, 기적과도 같은 사랑과 인정을 받을 수 있다 생각한다.

마지막에 쿤디판다는 우리에게도 용기를 요구한다. 자신의 앨범 <가로사옥>에 음악적 가치를 찾을 수 있는 건 리스너들이 책임감을 지닐 수 있는 용기라는 것을 강조하며 <가로사옥>에 대한 자신감 또한 비추고 있다.






9.킥아웃코드(my favorite track)


미숙하지 짝이 없던 내 꿈의 반면 어깨너머로 배웠던 내가 아닌 것들에 대하여 나 대신에 늘 다른 사람들을 집어넣었던 내 가슴 안에는 누가 아닌 내가 살아야 하고

쿤디판다는 자신이 동경해왔던 인물들을 닮고 그들과 비슷하게 인정받는 예술가가 되고 싶었지만 현실을 녹록지 않았다. 어떻게 하는지 어떻게 해야 닮는지도 몰랐기에 그는 자신의 꿈과 점점 멀어져 간다.

멀어짐을 느끼며 고통받던 그는 주인공 옆의 자리라도 되고 싶었고 음악을 계속해나간다.

시간은 지나며 동경의 대상을 닮고 싶기보다는 새로운 기준에 초점을 두고 달렸고 열등감과 질투심은 점점 커지게 된다. 하지만 여전히 부족함에서 오는 결핍은 그를 고통받게 하였고 그 부족함의 이유는 기준을 자신이 세운 게 아닌 타인을 기준으로 즉 '지훈'이와 같은 인물들을 기준 잡았기 때문이라는 걸 깨닫는다.

쿤디판다는 자신에게 "나에 대해 말해줘"라며 자신에게 말을 건다.

쿤디판다의 첫 번째 꿈은 동경의 대상들을 닮아가는 것 첫 번째 꿈에서 깨어나고 두 번째 꿈에서는 '지훈'이와 같은 인물들을 기준으로 삼은 것이다. 그는 진정한 자신을 찾기 위해 원점으로 돌아간다. 즉 모든 꿈을 깨고 자신을 위한 현실을 살아가겠다고 다짐한다.






10.집(with히피는집시였다)*Title


앞으로 예정된 절망을 두려워하지 않아 어느 안식처를 찾기보단 비좁아도 내가 바로 내가 지은 집이었다는 걸 알아

쿤디판다는 지금까지 걸어오는 동안 수많은 실패와 좌절을 겪었다. 실패가 두려워 쉽게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었고 그곳에서 불만족은 피어난다. 불만족은 새 아픔을 낳고 이는 결국 방황까지 이르게 된다. 그는 방황을 벗어나려 오랫동안 갇혀있던 긴 시간에 대해 생각하다 새로운 사실을 깨닫게 된다.

지금껏 갇혀있던 공간은 바뀐 적이 없었고 그 공간 안에 나의 변화만이 있었지만 그는 그 사실을 모른 채 그 공간을 벗어나려 하고 부정하려 하였다 그 공간이 '나' 인 것을 모르고 그는 분노하였고 그렇게 고통과 아픔은 쌓여갔다.

혼란이라 생각했던 공간은 '나' 자체였고 결핍조차 결국 또 하나의 '나'라는 것을 망각한다.

인생은 닫힌 방과 갇힌 방의 연속, 고난과 역경의 연속이지만 쿤디판다는 이미 실패와 두려움을 느낀 '나' 결핍이 많은 '나'또한 '나'라는 것을 깨닫고 이제 더 이상 절망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좁은 방이던 작은 방이던 '나'로 형성된 하나의 집인 것을 알고 결국 쉴 수 있는 공간 또한 나라는 것을 말하며

자기 스스로에게 '어서 와'라며 말을 건네며 앨범은 끝이 난다.











쿤디판다의 첫 정규 <가로사옥>은 그다지 밝은 분위기는 아니지만 실패를 겪은 많은 사람들에게 용기를 줄 수도 있는 앨범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실패를 통해 깨달은 것을 얘기하고 수많은 감정(열등감,질투심,과시욕,인정욕)들로 인해 바뀌는 목표

수많은 길을 걸어왔지만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많기에 이 앨범은 비극적이라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쿤디판다는 결국 절망을 두려워하지 않고 피하지 않으며 자신의 목표를 향해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은 사람들에게 용기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극히 개인적인 서사들과 감정들로 채워진 이 앨범은 신기하게도 타인의 공감 또한 일으킨다.

실패에서 벗어나고 싶었지만 벗어나지 못한 채 또 다른 실패를 겪으며 결국에 방황을 하는 이들한테 <가로사옥>은 기억 속에 크게 자리 잡는 앨범이 될 거 같다.


"내 지난 시간은 곧 나"


(쿤디판다가 말하는 가로사옥)

https://youtu.be/QqxSIA_M3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