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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ris Chae Jan 11. 2016

기록의 즐거움

20대 청년이 세상을 멋들어지게 사는 법 - 기록

디지털에 빠져 살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이메일과 각종 소셜 미디어를 확인하는 일이고 일어나서는 그 날 일정을 iOS 캘린더로 확인한 후에 씻고 나가서는 WSJ 애플리케이션을 열어 뉴스를 확인하고 에버노트로  그때  그때 떠오르는 생각이나 아이디어등을 정리해서 기록하곤 한다. 그래서 인지 아날로그 방식으로 살아가는 삶이 가끔 생각날 때가 있다. 아날로그가  그리워지고 있었던 찰나에, 몰스킨 스마트 노트북을 사면 에버노트 프리미엄을 3개월 동안 무료로 제공한다고 해서 스마트 노트북을 사서 조금씩 조금씩 글을 끄적여왔던 것이 어느새 기본 3권을 가지고 다니며 기록하는 것을 일종의 취미로 삼고 있는 나를 만들었다.


시대를 역행한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 현대사회의 발달된 기술과 편리함을 거부하고 굳이 손바닥에 힘을 주어가며 글씨를 쓴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색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기도 한 것 같다. 최근에 깨달은 사실인데 하도 스마트폰이나 컴퓨팅 기술이 일상에 완전하게 통합되어 있다 보니 사람들이 글씨를 직접 쓸 일이 없어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일부러라도 노트를 열고 글씨를 쓴다.


어디서 본 글인데, 글씨체는 그 사람의 성향이나 성격을 대변한다고 한다.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이론이긴 하겠지만, 아주 틀린 말은 아닐 것이 역사적으로 ‘위인’이라 불리고 있는 사람들의 글씨체는 대부분 반듯하고 장엄한 분위기를 띤다. 내 글씨체가 반듯한 체도 아니고 그렇다고 미적으로 감각적인 글씨체는 아니지만 조금씩 조금씩 필체를 반듯하고 예쁘게 쓰려고 노력하고 있다. 혹여나 문명의 발달로 인해 앞으로는 글씨를 아예 쓸 일이 없게 될지라도 말이다.


애플 제품으로만 디지털 라이프를 소비하게 되면 편리한 점 중 하나는 ‘동기화’다. 아이폰에서 일정 하나를 추가하면 바로 맥북 캘린더와 아이패드 캘린더 등으로 동기화가 된다. 그래서 사실은 따로 플래너나 달력을 가지고 다닐 필요가 없다. 맥으로든 아이폰으로든 아이패드로든지 간에, 언제 어디서든 내 일정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 해부터는 플래너를 가지고 다니면서 먼저 플래너에다가 일정이나 할 일등을 적고 그 후에 아이클라우드에 입력을 하려고 한다. 아직까지는 잘 하고 있는데, 바쁠 때 아이폰부터 꺼내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필사의 즐거움도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바쁘지 않을 때마다 성경의 <잠언> 서를 필사하고 있다. 의도적으로라도 성경을 읽으려고 하는 이유도 있지만 필사를 하며 문체를 정리하고 있노라면 조금씩 내 생각도 같이 정리됨을 느낀다. 복잡하고  싱숭생숭할 때 일기를 쓰는 것과 비슷한 마음이기도 한 것 같다. 올해 목표는 2권 이상을 필사하는 것이다.

가지고 다니는 저널의 퀄리티도 중요하다. 나는 주로 Moleskine 제품을 사용한다. 이유는 노트북 업체로서는 Moleskine만큼의 명성을 따라올 브랜드가 없고 가격도 그렇게 비싸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에버노트 스마트 노트북은 3개월 (3개월 프리미엄 구독료는 $15 정도 든다)을 무료로 주기 때문이기도 하다. 며칠 전 뉴욕으로 여행을 갔었을 때 컬럼비아 대학교 서점에서 Piccadilly 노트북을 저렴하게 판매하길래 냉큼 구매해오긴 했다. 피카딜리 노트북도 좋지만, 아직까지 퀄리티 면에서 몰스킨을 능가하는 브랜드는 접해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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